나이지리아에서 무장 괴한에 의한 교인 납치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카두나 주의 카카우 다지에 위치한 임마누엘 침례교회에 무장 괴한들이 습격해, 예배 중이던 교인 60명 이상이 납치되고 교인 1명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 현재 이 지역의 기독교인들은 추가 테러의 위협을 피해 숨어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기독교 선교 단체 ‘오픈도어즈’는 지역 정부가 경계를 강화하기 위해 통신망을 차단했다고 주장하지만, 이 조치가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오픈도어즈는 “강도들은 피해자 가족들과 연락하기 위해 통신망을 찾아 더 멀리 이동해야 했고 이로 인해 더 많은 몸값을 요구했지만, 교회는 아무런 도움도 요청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기독교 협회 회장인 조셉 하야 목사는 ‘에포크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보안 강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지금 사태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무장괴한들이 점차 마을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피해를 입은 임마누엘 침례교회가 이 주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교회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월간 매체인 ‘가톨릭 헤럴드’는 납치된 교인들의 수가 100명에 이르며 교인 2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오픈도어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부 대변인인 조 뉴하우스는 “이번 납치는 이른바 노상강도의 대담함과 나이지리아에서 확산되는 범죄에 대한 ‘무처벌’ 행태를 보여주는 충격적인 사례”라며 “정부는 이 문제로 시민들을 크게 실망시켰고 계속된 무법 상태는 극단주의의 완벽한 온상이 되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7월에는 카두나 주의 치쿤 지역 내 벧엘 침례 고등학교에서 기말고사를 앞둔 140여 명의 학생들이 이슬람 무장 단체에 의해 납치됐다.
로이터 통신은 납치범들이 학부모들에게 쌀, 콩, 야자유, 소금, 육수 등을 제공할 경우, 피랍된 학생들이 굶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하며 추후에 몸값 요구가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보코하람 등 카두나 주에 거점을 둔 이슬람 테러 단체들은 2014년 치복의 한 학교에서 200명 이상의 여학생들을 납치하는 등 최근 몇 년간 대규모 납치를 감행해왔다.
‘박해받는 기독교인을 구하라(Save the Perscuted Christian)’ 재단의 이사인 데데 라우게센은 CP와의 이전 인터뷰에서 테러리스트들이 납치된 소년들 중 일부를 지하드 전사가 되도록 세뇌교육을 시킬 것이라고 했다.
앞서 많은 나이지리아 단체들은 자국 내 극단주의 테러와 정부의 무대응에 대해 우려를 제기해왔다.
‘국제시민자유와 법치 협회(ISCLRL)’의 에메카 우메그발에 따르면, 기독교인 납치는 주로 보코하람,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 급진 풀라니 무장세력 등에 의해 발생하며 돈을 요구하거나, 이슬람 급진주의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또 보안 분석가들은 나이지리아에서 몸값을 노린 납치가 고수익 산업이 되고 있고, 무장 세력들이 전쟁으로 황폐해진 리비아로부터 무기를 손쉽게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는 기독교 박해 지수 상위 50개국이 포함된 ‘월드워치 리스트’에서 올해 9위이며, 2020년 기독교인이 가장 많이 살해된 국가로 지목됐다.
현재 나이지리아는 미국 국무부가 지정한 ‘종교 자유 특별 우려국’에 지정된 10개국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