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은퇴를 선언한 필리핀의 권투 영웅 매니 파퀴아오(42)가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바친다”며 링을 떠나는 소감을 밝혔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파퀴아오는 28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에서 데뷔 26년 만에 권투선수 은퇴를 선언했다.
영상에서 파퀴아오는 하나님께 감사를 전하며, 주님이 없었다면 자신의 복싱 이력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5년 프로 복서로 데뷔한 파퀴아오는, 복싱 역사상 최초로 8개 체급에서 12개의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석권했다. 또 지난해에는 41세의 나이로 역대 최고령 웰터급 챔피언에 올랐다.
그의 통산 전적은 72전 62전(39KO) 8패 2무로 마감됐다.
파퀴아오는 영상에서 “하나님은 항상 선하시다. 내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바친다”며 “나는 항상 하나님 안에서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분이 없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내게 이 모든 것을 훈련하고 성취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신 분은 오직 그분이시다. 주님께서 나에게 넘치는 복을 주셨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파퀴아오 팀의 모든 분들, 수년간 나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전 세계의 복싱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사랑과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 여러 해 동안 항상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저의 싸움을 지켜봐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파퀴아오는 그의 가족이 절망적인 상황일 때, 권투가 가난과 싸워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권투가 자신의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 주었으며, 다른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며 영감을 줄 수 있는 발판을 주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내 인생에서 내가 하고 성취한 것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방금 마지막 (링) 공소리를 들었다. 하나님은 언제나 선하시다”고 소감을 끝맺었다.
파퀴아오는 지난달 25일에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항상 그와 함께 하시며 힘을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남겼고 팬들의 성원에도 감사를 표했다.
당시 그는 “하나님의 은혜로 내 경력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내게 싸울 수 있는 힘을 주신 분은 바로 그분이시다. 되돌아보면 최선을 다했다고 솔직히 말할 수 있다. 모두에게 하나님의 축복이 있기를”이라고 글을 남겼다.
복싱 경력 외에도 그는 2010년 필리핀 하원 의원에 당선됐으며, 2016년에는 필리핀 상원에 출마해 당선됐다.
지난 19일 파퀴아오는 PDP 라반당 내 한 분파의 대선 후보 지명을 공식 수락했다.
이날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늘 저는 필리핀 국민을 이용하고 있는 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하며, 필리핀의 대통령에 출마하는 도전을 과감히 받아들인다. 당신들의 시간은 끝이 났다”고 선언했다.
이어 “우리는 빈곤과 싸워 이겨야 한다. 우리는 청렴, 동정심, 투명성을 가지고 국민을 위해 봉사할 정부가 필요하다.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다. 우리는 지도력의 도전에 맞설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지금은 억압받는 사람들이 승리할 때이다. 빈곤에 빠진 우리 국민이 회복할 때이며 모든 필리핀 사람들을 위해 깨끗한 정부가 필요한 때”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그는 “주님께서 정하시면 불가능한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 우리 주님이 정하시면 불가능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 7월 파퀴아오는 필리핀 정부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침범을 허용한 것을 지적하며 두테르테 현 대통령을 몰아세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