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크리스천 작가 호프 볼린저(Hope Bolinger) 씨는 지상에서 크리스천이 맺은 결혼관계가 천국에서도 계속될지에 관한 물음에 답을 내놓았다. 많은 크리스천들이 궁금해 할 법한 질문이라 판단해 전문(全文)을 번역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천국에서 삶의 모습이 어떠할지 누구도 명확하게 알 수 없다. 천국의 본질은 어느 정도 수수께끼로 남아있지만 그리스도는 누가복음에서 한가지를 분명하게 말했다. '이 땅에서 결혼해 배우자와 살게 되더라도 결혼 생활이 천국에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크리스천이 천국에 관해 궁금해하는 부분은 수없이 많다. 그 중 배우자와의 결혼생활이 천국에서도 지속될지 여부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궁금해하는 주제임에 틀림없다. 상당수는 천국에서 배우자와 재회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 주제와 관련해 사두개인들이 예수께 비슷한 질문을 한 적 있다. 사두개인들은 칠 형제 중 맏이가 결혼했다가 아들 없이 죽자 둘 째가 그 여자를 아내로 취했고 그 역시 아들 없이 죽었다고 가정했다. 이어 셋째부터 일곱째까지 모두 아들 없이 죽었다면 부활 때 그 여자의 남편이 누가될지 물었다.
여기서 한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사두개인들이 실제로는 부활을 믿지 않았던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이다.(마가복음 12장 18절 참조) 그들은 예수께 이런 질문을 함으로써 예수가 주장하는 부활이 어리석다는 점을 어필하려 했던 것이다. "보세요, 그 여자가 일곱 남자와 결혼했다면 당신이 주장하는 부활에는 논리적인 모순점이 있습니다!" 사두개인들은 "천국에서 그 여자는 누구와 결혼해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예수를 걸려 넘어지게 하려던 셈이었다.
<성경은 천국에서의 결혼에 대해 무엇이라고 말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는 누가복음 20장 27절 - 38절에서 사두개인들의 질문에 답했다.
예수는 우리가 이 땅에서 결혼한 사람들과 천국에서 계속 결혼을 유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예수는 "이 세상의 자녀들은 장가도 가고 시집도 가되 저 세상과 및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함을 얻기에 합당히 여김을 받은 자들은 장가 가고 시집 가는 일이 없으며"라고 말했다. 이 구절에 대한 매튜 헨리(6권 짜리 신구약 강해로 유명한 신학자이자 목사)의 논평은 훨씬 더 깊은 추론을 함축하고 있다.
첫째,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세상의 형이상학적 성격이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세계와는 전혀 다르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그 둘은 서로 다른 방법으로 작동한다.
둘째, 많은 다른 목적들 중에서 결혼은 이 세상에서 죽음의 목적에 부합한다. 매튜 헨리는 우리가 결혼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결혼을 통해 예수그리스도와 교회를 비추는 거울이 되고, 성적인 죄를 피하며, 이 땅을 메울 자손을 낳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이들 중 생식의 목적은 이 세상에서 부모의 죽음으로 인해 생겨난 구멍을 메우게 된다.(창세기 1장 28절 참조)
그러나 천국에서는 죽음이라는 개념이 없다. 시험이나 죄도 없다. 이는 '성적인 죄 회피', '자손 번식'이라는 결혼의 두 가지 목적을 제거시킨다. '예수그리스도와 교회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목적은 땅에서는 비록 희미하지만 하늘에서는 더 이상 거울로 보는 것처럼 희미한 게 아니다. 하늘에서 '그리스도와의 결혼'이라는 최고의 결혼이 분명히 존재하는 이상, 이 땅에서 '그리스도와 교회를 비추기 위한 결혼'은 천국에서는 더 이상 존재 가치가 없어지는 것이다.
<누가복음 20장에 담긴 맥락>
누가복음 20장은 예수의 권위의 의문을 제기하고, 그를 넘어뜨리고자 했던 종교 지도자들의 면면을 보여준다. 그들은 먼저, 예수의 권위가 어디에서 왔는지 물었다. 이어 예수를 체포할 목적으로 그에게 '세금을 누구에게 내는 게 옳은가?'라고 물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예수의 부활 주장을 무너뜨리기 위해 결혼 비유로 부활론을 공격하고자 했다.
다시 말해, 누가복음 20장은 천국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것들을 보지 못하는 종교 지도자들의 맹인된 상태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기독교인으로서 우리 역시 종종 천국이 이 세상과 완전히 다르게 작동한다는 점을 망각하고, 이 땅 위의 세부사항에 갇힐 수 있다.
크리스천은 항상 영원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지상에서 완수할 목표를 주셨지만, 지상에서의 시간은 하늘의 영원한 시간에 비하면 턱없이 짧다.
<천국에서도 결혼생활은 이어지나?>
아내와 남편 모두 구원을 받았다는 가정하에 그들은 천국에서 재회할 것이다. 그러나 결혼상태가 천국에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구원받은 신자들은 천국에서 훨씬 더 큰 결혼식에 참석해야 한다. 그것은 어린양의 결혼 만찬이다.(요한계시록 19장 6절 - 9절)
그리스도는 교회와 결혼했다.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의 신부이다. 우리는 천국에서 지상의 그 어떤 관계가 만들어낼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멋진 결혼식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천국에서도 배우자를 여전히 사랑하게 될까?>
하나님의 본성은 사랑이기 때문에 우리는 여전히 배우자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은 그의 영광으로 하늘을 가득 채운다. 죄 없는 새로운 피조물로서 그리스도와 더욱 닮아가는 가운데 우리는 땅에서 사랑한 것보다 천국에서 더 많이 사랑하게 될 것이다.
물론, 천국에서는 에로스 같은 성적 사랑을 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서로에 대해 형제 같은 필레오 사랑을 경험할 수도 있다. 영어나 한국어의 경우 사랑의 개념에 부합하는 단어는 '사랑' 하나 밖에 없기 때문에 잘 모를 수도 있지만 고대 그리스어를 포함한 여러 언어권에서는 사랑의 종류를 구분하는 단어들이 다양하게 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지상에서 누릴 수 있는 선물로 '성'(sex)과 에로스를 주셨으니, 하늘에서는 얼마나 더 큰 선물과 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우리는 배우자를 사랑한다. 그러면서 하나님이 천국에서 우리에게 주실 더 큰 무언가를 골똘히 상상한다. 그러나 고린도전서 2장 9절 말씀처럼 하나님은 인간의 상상력이 그려볼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무언가를 천국에서 준비하고 계신다.
<마음으로 영원히 살기>
누가복음 20장을 처음으로 접했을 때 나는 슬펐다. 결혼과 자녀 출산 및 양육을 궁극적인 선이라고 훈련 받는 나는, 어떻게 하나님이 그것들을 능가하실 수 있는지, 그리고 하나님이 천국에서는 왜 결혼생활을 유지시키지 않으시는지 궁금했다.
그 후로 나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이 땅에서 결혼을 허락하신 이유는 다시 분석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하나님은 당신과 교회의 관계를 보여주시기 위한 행위로 남녀가 결혼을 통해 서로에게 충실하도록 맹세시키셨다. 또한, 자손 번식의 목적을 이루고, 육체의 욕망과 싸워 이기도록 하시기 위해 결혼을 허락하셨다.
우리는 반드시 영원한 것을 품고 살아야 하지만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을 당연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 비록 우리가 장차 천국에서 기대할 수 있는 흥미로운 모험들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우리 모두는 아직 끝내지 못한 경주를 이 땅에서 해야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비록 결혼관계가 천국에서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예수그리스도와의 결혼이라는 최고의 경험을 할 것이라는 확정된 미래를 상기하는 것이다.
내 옆에 있는 남편·아내, 천국에서도 혼인 관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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