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당국이 중일전쟁에서 사망한 중공군 병사들과 세계 반파시즘 전쟁 승리 76주년을 기념하라는 명령을 전국 교회에 발표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6일 보도했다.
중국의 종교 자유를 위한 전문지인 ‘비터윈터(Bitter Winter)’에 따르면, 이 지침은 정부가 통제하는 모든 개신교 삼자 교회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침에는 “9월 3일을 전후해 중국의 인민항일전쟁과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6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교회에 평화기도예배를 조직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지역 교회와 신자들은 새로운 코로나 전염병의 예방과 통제에 대한 지역의 요구 사항에 따라, 소규모의 분산된 형태로 평화기도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며 “애국심과 종교 사랑의 훌륭한 전통을 만들고 중국에서 평화를 사랑하는 기독교의 좋은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비터 윈터에 따르면, 교회들은 더 나아가 “9월 10일까지 관련 활동에 대한 증거(문자, 영상 및 사진 자료)를 중국기독교협의회 미디어 부서에 제출해야 한다”고 지침에 명시되어 있다.
지난 8월에는 푸젠성에 위치한 신학교 학생들이 중국이 “인민의 항일전쟁”이라고 부르는 순교자들을 추모하는 기념행사에 참석을 종용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공산당은 사망한 중공군을 위한 기도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중국 기독교인들에게 순교자를 위한 기도는 금지되어 있으며, 특히 중국 공산당에 의해 사망한 사람들은 추모할 수 없다고 비터윈터는 지적한다.
2015년에 도입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중국화 운동’은 종교를 공산당의 절대 통제 하에 두고 중국 문화에 동화시키려 함에 따라, 중국 전역에서 박해가 악화되고 있다.
지난 5월 중국 당국은 전국의 삼자 교회에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기념 행사를 계획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종교인들에게 공산당의 역사를 배우거나, 혁명 장소를 방문하는 순례를 가거나, 종교 장소에서 전시회를 개최하도록 지시했으며, 교회들은 의무적으로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를 열어야 했다.
충칭시 장베이 구에 있는 중국천주교애국회는 한 예배 모임에서 “중국 공산당 축복 미사를 위한 감사와 찬양”을 집전해야 했다.
미사를 집전한 딩양 신부는 “교회는 당에 대한 사랑, 나라 사랑, 사회주의 사랑과 신앙을 유기적으로 통일해야 하며, 정치에 대해 담대히 말하고, 법에 따라 신앙을 말해야 한다”고 설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도어즈 USA에 따르면, 중국에는 약 9,700만 명의 기독교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 중 상당수는 중국 당국에 등록되지 않은 지하 가정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가정교회 지도자들은 정부가 통제하는 삼자 교회에 가입하라는 강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중국 당국은 예배 참석자들을 파악하기 위한 용도로 교회 안팎에 1억7000만대 이상의 안면인식 카메라를 설치했으며, 이를 거부하는 신자들은 정부의 박해를 감수해야 한다.
또한 기독교인들은 이단에 가담했거나, 공산당에 대항하는 ‘나쁜 사업 관행’ 또는 ‘국가를 훼손하려는 의도’와 같은 죄명으로 기소된다. 그 밖에도, 중국 당국은 성경의 온라인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당국은 또 기독교인 부모들을 대상으로 자녀 교육을 금지하고, 자녀들을 정부가 운영하는 재교육 캠프에 보내거나, 입양한 자녀들을 강제로 떼어내는 방식을 통해 압박하고 있다.
올해 미 국무부는 중국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가로 지정했다. 미국 정부 산하 독립기구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가 발표한 ‘2021 연례보고서’에는 특별우려국가로 중국을 비롯해, 북한, 버마, 에리트레아, 이란,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10개국이 선정돼 있다. 또 미 국무부가 지정한 인도, 러시아, 시리아, 베트남도 여기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