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가 무신론자를 교목으로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블레이즈에 따르면, 하버드대 성직자협회는 최근 무신론자인 그렉 엡스타인(44)을 교목으로 임명했으며, 그는 지난주부터 업무를 시작했다고 한다.
엡스타인은 캠퍼스 내 다양한 종교적 전통을 대표하는 40명 이상의 성직자들의 업무를 감독한다. 이들 중에는 힌두교와 불교뿐만 아니라 기독교와 유대교도 포함돼 있다.
'하나님 없는 선'(Good without God) 저자이면서 유대인 가정에서 자란 엡스타인은 "우리가 서로의 해답이기 때문에, 인간이 해결책을 얻기 위해 하나님께 의지해서는 안 된다"고 믿고 있다.
더블레이즈는 엡스타인이 2005년부터 이 협회의 '휴머니스트 목사'였으며, 과거 학생들이 하나님이 아닌 서로에게 집중하도록 격려해 온 인물이라고 했다. 엡스타인의 공식 페이지는 그를 '휴머니스트 운동의 대부'로 묘사하고 있다.
엡스타인은 이번 인사와 관련, "어떤 종교적 전통에도 더 이상 동조하지 않지만, 여전히 선한 인간이 되고 윤리적인 삶을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논의와 지지가 필요한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dnyuz.com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이번 인사가 신앙으로 세워진 캠퍼스 내에서 수 년 전 전임자에 의해 시작된, 인본주의와 그 혜택에 관한 교육 캠페인을 강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고.
그는 하버드 광장에서 매주 인문주의자와 무신론자를 위한 세속적 설교를 주도했으며, 2018년 대학간 연계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이를 그만뒀다. 현재 MIT에서 목회자로도 활동 중이다.
앱스타인은 개인적·종교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 종종 조언을 해주고 있는데,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그의 철학에 끌리는 일부 학생들을 '종교 난민', 즉 종교적인 가정에서 자랐지만 이전보다 덜 엄격한 방식의 '영적인 의미'를 찾아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이라고 특징짓기도 했다.
카리스마뉴스는 "1600년대 초 하버드대에는 기독교적 토대가 있었지만, 하나님 말씀의 권위에 대한 개념이 세속적 관점에 의해 점차 약화돼 왔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하버드 크림슨의 2019년 여론조사 결과, 재학생들이 스스로를 무신론자이거나 무신론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18세 일반인들의 2배에 달했다.
이 가운데 약 21.3%는 불가지론자, 16.6%는 무신론자로 밝혀졌다. 개신교인 또는 가톨릭교인으로 확인된 학생들의 비율은 각각 17%와 17.1%로 거의 비슷했으며, 유대인 10.1%, 무슬림 2.5%, 힌두교인 3%, 기타 12%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