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남서부 지역을 강타한 지진 피해로 사망자 수가 4 배 넘게 증가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15일 보도했다.
아이티 시민보호국에 따르면, 지진은 14일 오전 8시 30분경, 수도인 포르토프랭스에서 서쪽으로 93마일 떨어진 쁘트루 드 니프에서 근방에서 발생했으며, 카리브해 전역에서도 여진이 감지됐다.
규모 7.2인 이번 강진은 2010년 아이티를 강타한 지진(7.0)보다 더 강력한 것으로, 현재까지 1297명이 사망하고, 5700명이 부상을 입었다.
아비아데 로자마(Abiade Lozama) 레아키 시 성공회 대주교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거리는 비명 소리로 가득 차 있다.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과 자원, 의료 지원, 물을 찾고 있다”고 호소했다.
로자마 대주교는 “사람들이 주변에 앉아 소식을 기다리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다. 가족의 소식도, 그들을 도울 사람에 대한 소식도 없다”며 “이런 재앙이 닥치면 사람들은 국가의 말이나 신뢰를 기다린다. 하지만 아무 것도 없다. 도움이 안 된다”고 밝혔다.
리처드 올슨(Richard Olson) 플로리다 국제대학 교수는 마이애미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허리케인 시즌의 한 가운데에 있다. 그들은 2010년 사건과 이를 둘러싼 암살과 정치적 불안정에서 결코 회복되지 못했다”며 “잘못될 수 있는 다른 모든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고 전했다.
열악한 피해 지역을 돕기 위해 기독교 단체들도 구호 준비에 나섰다.
세계 복음주의 구호단체 ‘월드 비전(World Vision)’은 피해 지역 주민 6,000명에게 즉각적인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물자를 미리 배치했다고 밝혔다.
아이티 지역 담당관인 마르셀로 비스카라(Marcelo Viscarra)는 CP에 보낸 성명에서 “공식적으로 피해가 가늠되지 않는 지진의 영향과 더불어, 팬데믹과 열대성 폭풍 그레이스의 위협이 일요일 아이티 영토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기독교 아동 후원 단체인 ‘국제 컴패션(Compassion International)’의 아이티 지부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진 피해 아동과 부모를 돕기 위한 재난대응팀이 현장에서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현지 구호에 나선 한 관계자는 CP와의 인터뷰에서 “부상자를 돌보는 것이 가장 큰 관심사”라며 “주요 과제 중 하나는 영향을 받는 지역에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범죄집단 구역들(gang blocks)’이 극도로 복잡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현재 진행 중인 폭풍 그레이스와 폭력과 대규모 인구 이동으로 인한 아이티의 민감한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상황이 매우 복잡하다”고 전했다.
아이티는 지난달 주베날 모세(Jouvenal Moïse) 대통령이 암살된 이후, 사회적 정치적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엔사무국이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티는 지난 1년 동안 234건의 납치가 발생했고 이는 전년 대비 2배나 급증한 수치다.
또 아이티 당국에 따르면, 2020년에 1380건의 살인이 발생했으며, 아이티에 활동 중인 폭력 조직만 150개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