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중북부의 무슬림 풀라니 목동이 납치한 기독교인 목사를 고문 끝에 살해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헤드라인스가 최근 보도했다.
사망한 단라미 야쿠이 목사는 나이지리아에서 최대 기독교 교단 중 하나인 ‘위닝올 에반젤리컬 교회(ECWA)’에 소속되어 있다.
위닝올 에반젤리컬 교회 서기인 무사 세퀄로는 모닝스타뉴스에 문자를 보내 “단라미 야쿠미 목사가 12일 아들 2명, 조카 1명과 함께 코기주 타와리에서 납치되었으며, 약 2주 만에 고문을 받은 후 사망했다”고 전했다.
세퀄로는 또 “그와 함께 납치된 자녀 중 한 명이 7월 25일 일요일에 풀려났다”며 “그가 석방되기 하루 전에, 목동들에 의해 아버지가 사망했다고 우리에게 알렸다”고 말했다.
풀라니 납치범들은 아직 야쿠이 목사의 시신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그의 가족 중 두 명은 여전히 포로로 억류되어 있다.
세퀄로는 야쿠이 목사의 가족이 아들의 석방을 위해 몸값을 지불했다며 “이 힘든 시기에 그의 가족들을 위해 교회들이 함께 기도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달 19일 코기 주 우그월라워 마을에서는 기독교인 의사인 솔로몬 니디아마카가 오푸 카운티의 종합병원에서 납치됐다.
당시 목격자인 에스더 오두 씨는 모닝스타뉴스에 “그는 오전 8시 30분에 병원 구내에서 이슬람 풀라니 목동들에 의해 납치됐다”고 밝혔다.
앞서 14일에도 코기 주 코톤 카프레 마을에서 풀라니 목동이 신원 미상의 목사 부부를 납치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사실 여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나이지리아에서 납치된 기독교인의 수는 990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치다. 월드워치리스트(World Watch List)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1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나이지리아에서 살해된 기독교인은 3530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이는 2019년 사망자 수 1350명에 비해 2.6배나 증가했다.
전체 폭력 부문에서, 나이지리아는 2020년 파키스탄에 이어 세계 2위이며, 한해 동안 공격받거나 폐쇄된 교회 수는 270개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
영국 의회 내 초당적 모임인 ‘국제 종교와 신념의 자유를 위한 상하원공동위원회(APPG)’가 발표한 최근 보고서는 나이지리아 사헬 전역에서 풀라니 족이 수백만 명에 달하며, 이들 중에는 과격주의자를 지지하지 않는 수백 개의 씨족이 있지만, 일부는 이슬람 극단주의를 고수한다고 지적했다.
APPG 보고서는 “그들은 보코하람과 ISWAP(서아프리카 이슬람국가)에 필적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으며, 기독교인들과 기독교 정체성의 잠재적 상징들을 표적으로 삼겠다는 분명한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들벨트 지역에서 자행되는 풀라니 목동 테러가 사막화로 인해 생활이 힘들어지자, 기독교인의 땅을 강제로 점령하여 이슬람을 강요하려는 열망에서 비롯되었다며, 풀라니 족의 부족에 대한 충성도를 간과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12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특별우려단체로 서아프리카 이슬람국가, 알샤바브, 알카에다,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 보코하람, 후티 반군,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국가, ISIS 그레이터 사하라, 자마트나슬라-이슬람워무슬리민, 탈레반을 지정했다.
12월 10일 국제형사재판소(ICC)의 파투 벤수다 검사는 나이지리아의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