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진화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영국 옥스퍼드대 뉴칼리지 명예교수가 다운증후군이나 심각한 장애를 가진 태아를 낙태하는 것이 “현명하고 합리적”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 의 저자인 도킨스는 신의 존재가 인간의 망상이라고 주장하는 무신론자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그는 영국 RTE라디오 방송 진행자인 브랜던 오코너(Brendon O’Connor)와의 인터뷰에서 2014년 자신이 트위터에 쓴 “선택이 주어졌을 때,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기를 출산하는 것은 부도덕한 일(immoral)”이라고 한 발언이 언급됐다.
사회자는 그에게 “왜 그(다운증후군 태아) 출산을 중단하지 않는 것이 부도덕한가”라고 질문하자 그는 “아마도 너무 강하게 표현된 것”이라면서도, 장애아를 낙태하는 것이 세상에 행복을 증대시키는 데에는 “타당한 것(plausible)”이라고 말했다.
도킨스는 자신의 주장이 “직접적인 증거”는 없으며, 다운 증후군을 가진 사람을 “친밀하게” 알고 있지 않다고 인정했다.
이어 그는 청각장애와 시각불능을 가진 태아는 가려내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하며 “나는 심각한 장애를 가진 아이를 낙태하는 것이 현명하고 합리적(wise and sensible)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만일 아이가 어떤 종류의 장애를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아마도 다른 아이를 낳음으로써 세상의 행복을 더 많이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의 친생명 단체 ‘라이트 투 라이프’의 캐서린 로빈슨(Catherine Robinson) 대변인은 인터뷰에서 “도킨스 교수만큼 폭넓은 저변을 가진 논객이 다운증후군이나 다른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삶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것을 보는 것은 끔찍하다”고 비판했다.
로빈슨은 “증거에 따르면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동과 그 가족들도 다른 사회 구성원 만큼이나 행복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도킨스 교수가 이를 인정할 수 없거나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도킨스는 올해 출간한 ‘신, 만들어진 위험’이라는 책에서 성경을 비판해 종교를 둘러싼 논쟁을 재점화시켰다.
책에서 그는 신약과 구약의 저자가 정확하지 않다는 점, 구전되며 왜곡됐을 가능성, 내용의 모순과 부정확성 등을 주장하면서 “성경의 이야기들은 아마도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썼다.
또한 그는 “예수는 실존했을지 모르지만, 그의 어머니가 처녀였다거나, 무덤에서 일어났다는 주장은 매우 비범하다. 그 (고고학적)증거는 훌륭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