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미국의 주 차원에서 무려 536건의 친생명 법안이 도입됐다고 미국 뱁티스트프레스가 최근 보도했다.
미국 낙태 연구 및 정책 분석 단체 ‘구트마허 인스티튜트(Guttmacher Institute)’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3개 주에서 (낙태 시술 금지 8건을 포함한) 61건의 낙태 제한법을 제정했다.
구트마허는 올해 첫 4개월 만에 2011년 낙태 제한 법률 건수가 42개였던 기록을 이미 넘어섰다며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보고했다.
보고서는 4월26일부터 29일까지에만 7개 주의 주지사들이 28개의 친생명 법안을 통과시켰다며, 최근 10년간 가장 친생명적인 한 주였다고 평가했다.
이 주간 동안에 아이다호 주와 오클라호마 주는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 시기(임신 6주)가 지나면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또 몬타나 주는 임신 20주가 지난 태아를 보호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애리조나 주 더그 듀시(Doug Ducey) 주지사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태아의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 전염병 기간 동안에 여성들이 우편을 통해 먹는 낙태약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 결정에 대해 몬타나, 인디애나, 애리조나 주는 모두 화학적 낙태에 대한 제한 조치를 마련했다.
미국 남침례회에서도 친생명 조치의 물결을 환영하고 나섰다.
엘리자베스 그래함(Elizabeth Graham) 윤리종교자유위원회 운영 및 생명계획 부사장은 “인간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은 정부의 근본적인 책임이며, 우리는 오클라호마, 아이다호, 몬타나, 애리조나주와 같은 주에서 이러한 노력을 계속 지지하기를 열망한다”며 “이러한 법률을 통과시키고 여성과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한 각 주의 침례교 지도자들과 헌신적인 생명 옹호자들에게 감사한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의 대표적인 산아제한 단체인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의 계열사였던 구트마허 연구소는 “친생명 법안의 범람은 번식 건강관리 및 권리에 대한 전례없는 위협으로 간주되어야 한다”며 “2021년은 낙태 권리 역사를 역행하는 길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낙태 시술 및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국제 단체에 대해 미국 정부의 자금 지원을 금지한 ‘멕시코시티 정책’을 철회하는 등 대대적인 낙태 지원에 나섰다.
또한 그는 지난 1월 코로나19 여파로 자연유산 유도제인 ‘미페프리스톤(mifepristone)’을 받기 위해 직접 대면해야 한다는 요건을 더 이상 시행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지난 4월, 바이든은 낙태에 조금이라도 관여하면 연방 지원금을 차단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가족계획연맹 등 낙태 단체들이 연방 가족계획 프로그램의 정부 예산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뱁티스트프레스는 설명했다.
미국 친생명 단체 ‘수잔 B 앤소니 리스트’의 마조리 다넨펠저(Marjorie Dannenfelser) 회장은 성명을 통해 “미국 내 친생명법의 급증보다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더 강력한 책망은 있을 수 없다”며 “주들은 전국적으로 낙태를 찬성하는 민주당원들과 대법원에 명백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과 그들의 어머니가 법으로 보호되기 전까지는 낙태 반대 운동은 결코 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녀는 “(미국에서) 전례가 없는 친생명 활동이 급증했다”며 “미국에서 생명이 승리하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