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Photo : Unsplash/Pop&Zebra)

홍콩 침례교회의 회장이 중국 정부의 자유에 대한 탄압으로 인해 영국으로 망명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등 외신들이 최근 보도했다.

지난해 침례교 총회장으로 재선된 로 힝초이(Lo Hing-choi) 목사는 임기를 마치기 불과 열흘 전인 20일(현지시간) 아내와 함께 영국행을 선택했다.

망명에 대해 그는 홍콩 고유의 자유가 침식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힝초이 목사는 21일 ‘크리스천타임스’에 개재한 기고문을 통해 “가장 크고 유일한 이유는 홍콩의 변화와 줄어드는 자유 때문”이라며 “정부 정책은 합리성과 공정성의 원칙과 기반에서 벗어났다. 홍콩은 현재 단순히 분열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권력자들이 만들어낸 혼란 가운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총회장이던 2019년 홍콩 침례회는 범죄인을 중국 본토로 송환하게 하는 ‘범죄인 인도법안’의 철회를 촉구한 바 있다. 반정부 시위를 촉발시킨 송환법은 그 해 10월, 홍콩의 국회 격인 입법회에 의해 공식 철회됐다.

힝초이는 지난해 6월 중국 정부가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홍콩국가보안법을 비판하는 기고문을 발표하며, 이 법이 ‘1국 2체제’를 종식시키고, 홍콩인들의 언론의 자유와 사법 제도를 파괴할 것이라고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작년까지 망명에 대해 “처음에는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하지만 당국이 사회에 공헌한 온건파 인사들을 잇달아 투옥시키는 모습을 보며, 내 앞날을 더 선명하게 알 수 있었다”고 했다.

곧 70세를 앞둔 그는 자신이 ‘망명자’라는 죄책감에 여전히 씨름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홍콩과 그의 교회를 떠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침례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로 목사의 사임을 인정하고 2018년부터 교단 총회장으로 헌신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밝혔으며, 람 호이싱(Lam Hoi-sing)목사를 다음 총회장으로 하는 임시체제를 운영키로 결정했다.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반정부 시위에 동참한 교회 지도자들의 망명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홍콩 복음주의 지도자인 왕시영(Wong Siu-yung)과 영킨경(Yeung Kin-keung) 목사는 망명을 결정했다고 선언했다.

그들은 지난해 10월, 전체주의 정권에 저항할 것을 요구하는 ‘복음선언(Gospel Declaration)’에 서명했고 홍콩 내 친중국 신문들이 그들이 보안법 위반과 국가 전복을 선동했다고 비난하자 결국 망명을 결정했다.

홍콩의 대표적인 청년 민주화운동가이며 기독교인인 조슈아 웡(Joshua Wong)은 지난해 12월 불법시위 가담 혐의로 징역 13.5개월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