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침례회 총회장인 J. D. 그리어 목사는 "교회 지도자들이 비판적 인종 이론을 열정적으로 공격하는 한편, 교회 안에서는 유색인종보다 인종 차별주의자들이 더 편안함을 느끼게 했다"며 비판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23일 보도했다.
비판적 인종 이론은 미국 내 (특정) 인종의 지배에서 조직적 인종 차별이 비롯되었다고 보며, 이는 미국인의 의식에 내재되었다는 주장이다. 비판적 인종 이론가들은 이로 인해 인종 집단들 간에 현저히 다른 법적·경제적 결과가 있어 왔다고 주장한다. 또 제도적 인종 차별은 미국 흑인들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했다고 본다.
지난 22일 열린 남침례회 집행위원회 모임에서 '위기 속에서 선도하기'라는 제목으로 연설한 그리어 목사는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 교단이 코로나19보다 깊고, 더 서서히 더 만연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이는 중국의 우한이 아닌 우리의 마음 속 침체에서 온 위기"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리어 목사는 "작년 우리가 사랑했던 교단의 약함, 즉 분열과 실패, 그리고 육신을 좇는 우상숭배가 드러났다. 코로나19는 이러한 위기를 단지 폭로했을 뿐이다. 아주 분명하게 말씀드리겠다. 비판적 인종 이론은 중요한 논의이고, 저는 가능한 한 여러분들이 원하는 바와 같이 이 이론에 대한 강력한 신학적 논의에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의 세계에서 성경적 정의만큼 중요한 것을 위해서는, 우리가 무릎을 꿇고 신중한 태도로 성경을 펼쳐야 한다. 그러나 유색인종보다 인종 차별주의자들과 신연방주의자들이 우리 교회에서 더 편안함을 느낄 때, 우리는 슬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확실하게 말해서 우리 중 대부분의 교회들은 슬퍼하지 않는다. 만약 여러분과 여러분의 교회가 그렇지 않다면, 하나님을 찬양하라. 저는 그러한 남침례회 소속 교인들에게서 이메일과 전화 연락을 받았다"면서 "우리 교단에서 비판적 인종 이론을 비난하려는 열정만큼 인종차별 및 인종차별이 우리나라에 남긴 고통스러운 유산을 슬퍼했다면, 아마 지금과 같은 혼란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어 목사의 이러한 발언은 교단 내에서 최근 비판적 인종 이론에 대한 논쟁이 발생하고, 지난 1년간 다양한 정치적·신학적 의견 불일치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나왔다. 특히 비판적 인종 이론 논쟁으로 일부 유명한 흑인교회들은 남침례회와 절연하기도 했다.
그리어 목사는 "남침례회는 주님의 지상대명령을 이루기 위한 최고의 수단이며, 교단의 교리가 수정되는 것을 보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러나 교단 내 다양성 증가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교단의 배제 문화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협력하던 주된 이유는 선교사들을 파송하고, 교회를 개척하고, 다음 세대를 양성하는 것이다. 우리의 핵심에 정치적 행동주의 집단을 두고 있지 않다. 그렇다. 우리는 조국을 사랑하고, 하나님께서 우리의 공화국에서 우리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셨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를 미국을 구원하기 위해 부르신 것이 아니고, 교회를 세우고 복음을 전하라고 부르셨다. 그것이 우리의 중요한 임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필요로 했던 변화는, 굳이 말하자면 문화적 변화였다. 복음의 문화가 없는 복음의 교리와 선교는 무익하고, 약하며, 성경에 의하면 치명적이기까지 하다. 총회장직을 처음 맡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성령께서 내 마음에 담아두신 의문은 '우리가 정말 복음주의자인가?'이다. 우리의 교리와 우리의 선교에 대한 것이 아니다. 교리와 선교에 있어서는 분명히 복음적이다. 그러나 이를 따르는 문화적인 면에서 우리가 정말 복음주의자인가?"라고 했다.
약 2년 전, 남침례회 총회장을 맡아 지금까지 이끌고 있는 그리어 목사는 교단의 지도자들이 인종 문제에 대응하는 방식이 마치 예수님을 반대했던 바리새인들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리어 목사는 "예수님을 거역했던 당시 바리새인들은 세상의 어떤 누구, 어떤 집단보다 올바른 교리를 지녀 왔음을 알 수 있다. 예수님께서 바리새인들에게 '너희는 하나님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신 것은 그들의 영혼에 대한 말씀이었다. 예를 들어, 그들은 성경의 정확한 말씀에 만족하지 못하고, 율법의 세부 조항을 만들어 인간의 전통과 율법의 명령을 혼동하게 했다. 그들은 말씀이 충분하다는 것을 믿었지만, 성경이 요구하는 것 이상의 언행일치를 요구했고, 인간의 전통을 하나님의 명령과 같이 사용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그 전통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들이 지혜가 없거나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그 전통과 지혜를 하나님의 권위와 동일시했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바리새인들이 사람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는 것은 무시한 채, 율법의 세부 사항에만 초점에 맞췄다고 말씀하셨다. 지도자들은 바리새인들의 누룩을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또 "1980년대 우리의 형제와 자매들은 자유주의자들의 폐단을 거부했다. 문제는 이제 우리가 복음을 쉽게 희생시킬 수 있는 바리새인들의 폐단을 거부하겠느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 여름 총회장 임기를 마치는 그는 "교단의 미래가 걱정된다. 다음 세대 지도자들 뿐 아니라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계, 아시아계 출신의 형제·자매들과 대화할 때, 복음의 위대한 유산을 탕진한다면 얼마나 큰 비극이 일어날 지 생각해야 한다"면서 "복음의 위대한 유산을 낭비하지 말자"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