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리더가 중요했다
나라나 조직이나, 리더가 중요하다. 교회의 리더는 더욱 더 중요하다. 리더에 따라 나라나 조직 그리고 교회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어떤 교회는 리더 때문에 엄청난 영적 부흥을 일궈냈다. 어떤 교회는 리더 때문에 교회가 점점 더 침체에 빠지고 있다. 이와 같이 리더에 따라 공동체의 운명이 결정된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작금의 우리 사회에서 인정받는 리더가 꽤 있다. 그 중 한 명이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장인 이국종 의사다. 그는 정의로운 삶의 철학으로 의사가 걸어가야 할 길을 정확하게 보여주었다. 그를 인정받게 한 말이 있다.
"환자는 돈 낸 만큼 치료받아서는 안 된다. 아픈 만큼 치료받아야 한다."
이런 말을 아무나 할 수 있지 않다. 돈을 포기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말이다. 아무나 할 수 없는 말을 하니 사회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아픈 만큼 치료받아야 한다는 그의 철학 때문에, 생사의 기로에 놓인 중증 환자들이 희망을 주고 있다. 그는 아덴만 여명작전의 석해균 선장과 2017년 판문점 귀순한 북한군 병사 오청성을 치료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코로나19는 위기의 때다. 이 위기 때는 리더가 더욱더 중요하다. 미국은 위기 때에 링컨 대통령이 있었다. 그는 노예들에게 해방을 통해 희망을 주었다.
우리는 21세기에 가장 아름다운 말이라는 한글을 사용하고 있다. 이 한글을 만든 왕은 우리나라를 가장 찬란하게 빛낸 세종대왕이다. 우리는 지금 세종대왕 때문에 한국인의 자부심을 갖고 살고 있다.
이런 남다른 리더가 교회에 많이 나와야 한다. 교인들이 자랑스러워할 목회자, 존경받는 목회자가 많이 나와야 한다. 리더에 따라 교회 공동체의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때, 사회가 인정해 주는 리더 때문에 행복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로 인해 K-방역 이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K-방역' 타이틀을 거머쥐게 한는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이다.
한림대 의과대학 부교수이자 강남성심병원 감염관리실장인 이재갑 교수와 TBS 과학전문기자이자 지식 큐레이터인 강양구는 『우리는 바이러스와 살아간다: 뉴 노멀과 언택트, 연결과 밀도에 관하여』에서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을 이렇게 말한다.
"저는 한국이 복을 받았다고 생각을 해요. 이 상황에서 정은경 청장이 질병관리청 청장이라는 게 말입니다."
그는 덧붙인다. "코로나19 유행 국면에서 가장 믿는 것이 어디냐고 물었을 때, 전 국민의 80%가 질본을 뽑았다고 합니다. 정은경 청장도 국민의 사랑을 절대적으로 받고 있고요."
코로나19 상황에서 질병관리청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청와대보다 더 신뢰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정은경 청장이 성실하고 유능하며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인정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우리나라 K-방역의 성공이 그녀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지금 국민들은 그녀를 나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힘쓰고 있는 '국민 영웅'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녀가 진정한 리더임을, 이재갑과 강양구는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이야기한다. 그들은 대담 가운데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이 그녀가 진정한 리더인 것은 잘못한 것을 시인할 줄 알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재갑: 관료 입장에서 가끔 잘못한 게 있으면, 아무래도 두루뭉술한 태도를 취하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그런데 정은경 청장은 그렇지 않으세요. 특히 지난번에 3번 환자 역학조사가 잘못돼서 여섯 시간 앞당겼을 때도 그랬고요.
강양구: 명백히 질병관리청이 잘못한 거라고 사과했잖아요."
이재갑은 그녀가 잘못을 시인하는 것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공무원이라고 말한다. 코로나19는 우리나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놓았다. 그 결과 국민들이 그녀를 믿고 코로나19 방역에 행복하게 협조하고 있다.
세상이 인정하는 목회자인가?
나라는 정은경 청장 때문에 방역의 모범국가가 되었다. 그렇다면 교회는 위기 때에 누구나 인정하는 리더가 있는가?
이에 대해 답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도리어 어렵기에 곤란하다. 교회의 리더인 목회자는 위기의 때에 적어도 교인들에게는 희망을 주어야 한다. 만약 자랑스러움까지 줄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교회는 희망을 주는 리더, 자랑스러워할 만한 리더가 있어야 하는 데 사람들은 없다고 말한다.
얼마 전에는 옥한흠 목사라는 리더가 있었다. 필자 또한 옥한흠 목사를 존경한다. 필자뿐 아니라 주위에 많은 목회자들도 그를 흠모한다.
필자가 그를 존경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있다. 필자는 2007년 상암동 월드컵 축구경기장에서 개최된 평양대부흥 100주년 대회에 참석했었다. 그 100주년 대회에 설교를 옥한흠 목사가 했다. 그 설교의 핵심은 축하가 아니라 탄식에서 나온 우리 안에 있는 것들을 다 쓸어내는 '회개'의 촉구였다.
필자는 한국교회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리더의 출현을 손꼽아 기다린다. 이젠 우리가 그런 리더가 되기 위해 몸부림쳐야 한다.
'...다운' 리더가 되어야 한다
최윤식은 『대담한 도전』에서 교회가 멀리 보고 비전을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교회의 비전을 디자인하라고 한다. 5년, 10년, 15년 단위로 비전을 세우라."
비전이 세워지면 사람들이 뒤따른다. 요즘은 교인들이 목회자가 비전을 세운다고 뒤따르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적어도 목회자가 '목회자답다'라는 말을 듣지 못하기 때문이다.
목회자는 목회 비전을 세워야 한다. 목회 비전을 세우기 전에 사람들이 뒤따를 수 있는 목회자다운 목회자가 먼저 되어야 한다.
필자는 최근에 직장인 성경공부를 인도하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자신이 그 직장을 소개해 주겠다는 말을 들었다. 필자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성경공부를 인도하겠다고 생각한 적 없다. 그저 목회자다운 사람이 되려고 몸부림만 쳤다.
사람들은 어떤 사람의 말에 쉽게 따르지 않는다. 그의 '다움'이 증명될 때 비로소 따른다. 그러므로 존경받고자 하기보다, '...다운 리더'가 되고자 해야 한다.
'...다운 리더'가 되려면 겸손하게 자기의 부족을 보완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의 거창한 모습을 원하시지 않으신다.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원하시지 않으신다. 그저 자기에게 주어진 사역을 겸손함으로 충성스럽게 감당하기를 원하신다.
하나님이 원하는 사람이 되려면 한 가지만 마음속에 품으면 된다. '...다운 리더'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럼 하나님께서 '...다운' 사람이 되도록 이끄신다. 그럼 우리는 저절로 이런 고백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고전 4:2)."
좋은 목회자! 혹은 실력 있는 목회자!
사람 좋은 목회자 되기를 꿈꾸는가? 실력 있는 목회자를 꿈꾸는가?
필자는 사람 좋은 목회자 되기를 꿈꾸었다. 인격이 중요하다는 말을 귀에 딱지가 박히도록 들었기 때문이다.
어떤 친구들은 자신이 인격적인 목회자라고 자랑한다. 목회자에게 인격적인 것은 기본이지, 자랑거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목회자는 먼저 실력자가 되어야 한다. 설교를 잘하는 실력자, 성경을 잘 가르치는 실력자, 기도 많이 하는 실력자, 행정의 달인인 실력자, 대인 관계를 잘하는 실력자여야 한다. 가정도 잘 이끌어갈 수 있는 실력자여야 한다.
가정도 잘 이끌어가지 못하면 안 된다. 어떤 목사는 사모만 열심히 가정 경제를 책임지게 한다. 목사와 결혼했다는 이유로 마트 캐셔로, 학습지 교사로, 어린이집 교사로, 요양보호사로, 식당의 종업원 등으로 일한다. 이는 목회자의 무능 때문이다.
리더란 남다른 사람이다. 가장 먼저 남다를 것이 목회자의 실력이다.
이런 질문을 해 보고 싶다. 당신은 내가 알고 있다는 느낌이 있지만 남들에게 설명하지 못하는 지식의 소유자인가? 아니면 내가 알고 있으면서 남들에게 설명도 할 수 있는 지식의 소유자인가? 내가 알고 있으면서 남들에게 설명도 할 수 있는 자식이 나의 지식이다. 우리는 알고 있는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실력자여야 한다.
0.1%의 리더로 갖춰져라
세상에는 두 종류의 지식이 있다. 자기 지식이 있는 사람과 남의 지식이 있는 사람이다. 하버드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인 조세핀 김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김경일의 『0.1%의 비밀: 부모만이 줄 수 있는 두 가지 선물, 자존감과 창의성』은 EBS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엮었다.
'학교란 무엇인가: 상위 0.1%이 비밀' 편을 촬영하면서 실험을 했다. 5만 7천 명의 고등학교 1학년 중 전국 모의고사 석차 0.1%에 속하는 아이들 800명과 그렇지 않은 700명을 비교하여 아이큐, 성격, 부모 학력, 소득을 조사했더니, 차이가 없었다. 두 부류의 차이는 내 지식이 있는가의 여부였다. 0.1%의 학생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설명할 수 있는 학생들이었다.
'상위 0.1%의 비밀'을 촬영하면서 한 가지 실험을 했다. 상위 0.1%에 속하는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을 모아놓고 25개의 단어를 연이어 보여주었다.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단어들이 각각 3초씩 화면에 떴다가 사라졌다.
단어를 전부 보여주고 난 뒤, 아이들에게 '본인이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단어 개수를 적으라고 했다. 최상위권 학생들은 한 명을 제외하고는 자기가 몇 개의 단어를 기억할 수 있는지 정확히 예상했다. 다른 학생들은 그렇지 않았다. 10개 이상 기억할거라고 했지만 8개만 기억했다.
위 두 가지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아는 것을 안다고 하는 것,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파악하는 능력인 메타인지가 중요함을 밝혀냈다.
언택트 시대다. 그 말은 더욱더 치열한 목회 현장이 기다리고 있다는 말이다. 이럴 때 목회자는 남다른 실력자로 준비되어 나와야 한다.
목회자에게 기본은 자기 것이 있는 목회자다. 자신이 아는 것을 안다고 자기를 정확히 파악하는 목회자다.
두루뭉술함은 결코 안다고 할 수 없다.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자기 분야만큼은 차별화된 실력을 갖춰야 한다.
교회의 리더인 목회자는 0.1%에 속하지는 못할 수 있어도, 1%에 속하고자 하는 노력은 기울여야 한다. 그럴 때 세상에서 리더로 인정받게 된다.
▲김도인 목사 |
김도인 목사
아트설교연구원 대표(https://cafe.naver.com/judam11)
저서로는 《감사인생/공저》, 《독서'꽝'에서 독서'광'으로》, 《설교는 인문학이다/두란노》, 《설교는 글쓰기다(개정 증보)/CLC》, 《설교자와 묵상/CLC》, 《설교를 통해 배운다/CLC》, 《이기는 독서/절판》, 《아침에 열기 저녁에 닫기/좋은땅》, 《아침의 숙제가 저녁에는 축제로/좋은땅》, 《출근길, 그 말씀(공저)/CLC》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