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16일 오후 5시 경 프랑스 파리에서 24Km 떨어진 소도시 콩플랑 생토노린의 거리에서 중학교 역사와 지리를 가르치는 교사로 재직 중인 사뮈엘 파티라는 사람이 길을 가던 중 러시아계 체첸 출신의 한 청년에 의해 목이 잘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이 매스컴을 통해서 세계에 알려지자 프랑스 뿐 아니라 세계의 언론은 끓는 냄비처럼 앞 다투어 이 사건을 보도하며 분노했다.
피해자는 교실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해 가르치면서 무함마드 만평을 사례로 들었다고 한다. 그는 혹시 학생들 중에 모욕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으면 교실을 나가도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가 샤를리 에브도도 사건의 재판에 대해 논의하면서 무함마드 만평을 사용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 무슬림 학부모들이 학교에 민원을 제기했다고 한다.
이 사건의 범인은 18세의 청소년이었으며, 미성년자 몇 명이 동조했다고 한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범인은 피해자의 목을 잘라서 시신과 몇 m 거리에서 피가 떨어지는 머리를 들고 "알라후 아크바르(알라가 더 위대하다는 이슬람의 구호)"를 외쳤고 도주했다고 한다. 범인은 트위터를 통해서 "알라신을 받들어 무함마드를 조롱한 마크롱(프랑스의 대통령)의 강아지 중 하나를 처단했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첨부했다고 한다. 신고를 받고 즉시 도착한 경찰이 이들을 발견하고 "흉기를 내려놓으라"고 요구했으나 이를 무시하고 불응하자 총격을 가하여 현장에서 사살됐다고 한다.
이와 유사한 사건이 몇 년 전에 영국에서도 일어났었다. 2013년 5월 22일 오후 2시 20분 경 영국 런던 동남부 올워치의 영국 포병대 막사 인근 거리에서 2명의 남성이 영국 군인 리 릭비(25)를 마체테(벌채용 칼)와 식칼로 목을 쳐 살해한 것이다. 이들은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피가 흐르는 칼을 들고 "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치며 자랑스럽게 웃으면서 사진을 찍으라고 포즈를 취하며 행인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범인들은 영국이 IS 소탕을 위해서 국제적인 공조를 하고 군대를 파견한 것에 불만을 품었고 그날 아침에 영국 군인을 발견하면 살해하기로 결심을 했고, 그날 오후에 군복을 입은 공격대상을 발견하고 그 계획을 실천했다고 한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이 사건을 당하고도 제도적으로 이런 종류의 테러 예방을 위해서 특별한 조치를 취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사건이 확산되지 않고 놀란 국민들이 마음을 추스르고 하루라도 빨리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가기만을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프랑스는 달랐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를 프랑스에 대한 이슬람의 공격으로 여기고 강력하게 대처한 것이다. 그는 "프랑스는 분할될 수 없고, 종교에 의해 통치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서 목숨을 희생당한 사뮈엘 파티에게는 국가 최고훈장을 수여했고 장례는 국장으로 치렀다. 또한 그가 근무하던 중학교의 이름을 "사뮈엘 파티 중학교"로 개명하는 안건도 추진 중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종교가 프랑스의 법보다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는 사상이 문제"라고 비판하면서 이슬람극단주의를 설파하던 모스크를 폐쇄했으며 극단주의자로 판단되는 무슬림 수백명을 국외로 추방했으며 이들과 관련된 단체들을 급습하고 해산하는 등 강경책을 이어나갔다(The Epoch Times 2020.11.02.).
그러자 이슬람국가인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은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을 향하여 "자국 내 수백만 명이 따르는 이슬람을 이런 식으로 다루는 국가원수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우선 정신감정부터 받아야 할 것이다"면서 원색적인 비난을 하자 마크롱 대통령은 항의의 표시로 터키 주재 프랑스 대사를 소환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프랑스 책임자가 길을 잃었다, 그는 정말로 정신감정을 받아야 한다면서 프랑스 제품을 거부하는 공격적인 불매 캠페인을 부추겼다.
이에 파키스탄의 이므란 칸 총리는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의 주장에 합류하여 "마크롱이 폭력을 저지른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이슬람을 공격함으로써 이슬람혐오를 부추기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그는 무슬림을 자극하는 선택을 했다"고 하면서 프랑스 제품 불매운동에 앞장섰다.
이에 레바논, 카타르, 쿠웨이트, 요르단, 방글라데시 등 이슬람국가들이 프랑스 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나섰다.
쿠웨이트 소비자 연합 협동조합은 "이슬람교 예언자 무함마드에 대한 모독이 계속되고 있어 상점에서 프랑스 제품을 철거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했다. 프랑스산 버터 판매를 중단한 쿠웨이트의 한 상점 냉장고 위에는 "신의 전령들은 프랑스 물건을 거부한다"는 글귀가 붙어 있었다고 한다(한겨레 2020.10.27.).
뿐만 아니라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사진을 불태우며 대규모 규탄시위를 이어나갔다.
57개 이슬람국가들이 회원국으로 등록되어 있는 OIC(이슬람협력기구)는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신성모독을 정당화하는 것을 계속 비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서울경제2020.10.26.).
네덜란드의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프랑스에서 발생한 사뮈엘 파티를 기리는 시간을 가지며 관련 토론이 진행되었다. 그런데 토론 중 한 학생이 수년 동안 걸려있던 풍자 만평을 없애달라는 요구를 했으나 교사는 이를 거부했다. 해당 만평은 2015년 네덜란드에서 상을 받은 그림으로, 머리가 없는 한 사람이 '샤를리 에브도' 티셔츠를 입고 자신을 참수한 남자를 향해 혀를 내밀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만평 작가는 자신의 그림이 무함마드가 아니라 지하디스트를 묘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학생은 그 설명을 듣기를 거부하고 신성모독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만평이 소셜미디어에 공유됐고, 그 교사는 몸을 숨겨야 했다고 한다. 이에 네덜란드 마크르 뤼테 총리는 "우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해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해당 교사에 대한 위협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매일경제2020.11.7.).
사건 발생 후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사우디 주재 프랑스대사관에서 주최한 1차 세계대전 종전을 기념하는 연례행사에서 사제폭탄 공격이 발생하여 4명이 다치는 테러가 있었다.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에 영향을 받은 이들의 테러가 유럽에서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프랑스 남부 니스의 노트르담 대성당에서는 튀니지 국적의 한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시민 3명이 숨지는 테러가 발생했다(한국경제2020.11.11.).
말레이시아 마하티르 전 총리는 프랑스의 테러가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과거 프랑스의 식민주의를 상기시키면서 "당신이 성난 한 사람이 한 짓을 가지고 모든 이슬람교도와 그들의 종교를 비난했으므로, 이슬람교도들은 프랑스인을 처벌할 권리가 있다. 불매운동은 프랑스인들이 식민지 시대에 저지른 잘못을 보상할 수 없다"고 하면서 "무슬림들은 과거의 대량학살에 대해 분노하고 수백만 명의 프랑스 사람들을 죽일 권리가 있다"고 트위터를 통해서 주장했다고 한다(dongA.com2020.10.30.).
최근 프랑스 내 무슬림 사회에서는 이란 보수 일간지 '바탄엠루즈'가 1면의 '파리의 악마, 무슬림 분노에 직면했다'는 기사에 실은 마크롱 대통령 사진을 인용했다. 이들은 "마크롱이 '프랑스에 표현의 자유가 있다'며 이슬람 조롱을 정당화한다. 우리 역시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자의 목을 칠 자유가 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dongA.com2020.10.29.).
이에 프랑스 참수 사건이 발생한 이후 잇달아 강경 태도를 보이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유화적인 목소리를 내놓았다. 이슬람권에서 반(反) 프랑스 시위와 프랑스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할 조짐이 보이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31일 마크롱 대통령은 알자지라 방송과 인터뷰에서 무함마드를 풍자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이 무슬림(이슬람교도)들에게 충격적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만평을 보고 사람들이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며 "그러나 폭력의 정당화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중앙일보2020.11.1.).
물론 마크롱 대통령이 기세등등했던 자세를 숙이고 "이해한다" 심지어는 "사과한다"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무슬림들이 그를 이해하고 다시는 프랑스에서 무슬림들의 테러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프랑스의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은 "파티를 겨냥한 '파트와'(이슬람 율법해석)가 명백히 있었다며, 내일은 경찰을, 모레는 기자를 겨냥한 파트와가 온라인에서 계속 생기도록 놔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한국경제2020.10.20.). 파트와는 이슬람 고위성직자들이 단체로 혹은 개인적으로 선언하는 율법에 대한 유권해석 혹은 새로운 율법이며, 모든 사람에게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헌신적 무슬림 중에는 이를 지키고 따르려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개를 죽이라"는 파트와를 내리면 그는 무슬림 중 누구에겐가 죽임을 당할 것이기에 프랑스 정부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활동을 감시하여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장관은 프랑스 국민들이 즐겨 사용하는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틱톡, 스냅챗 등 사업자들을 불러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한다(연합뉴스2020.10.20.).
프랑스 국민은 거리로 몰려나와서 "내가 사뮈엘이다" "내가 교사다"라는 손 피켓을 들고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장황하게 이번 프랑스에서 일어난 사건의 내용을 들여다보았다. 세계적인 강대국인 프랑스의 대통령이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미 프랑스에는 국민의 10% 정도 되는 이슬람 세력이 존재하며 이제 와서 고집스럽게 이슬람과 싸우는 모양새를 보이면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을 것이다.
이들이 테러를 저지를 때마다 외치는 "알라후 아크바르"는 직역하면 '알라가 더 위대하다'는 뜻이다. 이는 이슬람의 창시자 무함마드 때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쟁을 선포하는 구호였다. 그 당시 우상을 숭배하던 주변의 아랍 족속들에게 우리의 신 "알라"가 너희의 우상보다 "더 위대하다." 만일 너희가 계속 그 우상 숭배를 고집한다면 우리는 너희를 공격할 수밖에 없다는 숨은 뜻이 담겨있다. 얼마나 종교 중심적이며 독선적이고 공격적인 표현인가?
이슬람의 신앙고백 중 앞 부분 '라 일라 일랄라(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다)'라는 구호 역시 마찬가지다. 너희가 예수를 계속 신으로 여긴다면 우리는 너희를 공격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가 포함된 것이다. 그래서 테러범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알라에게 충성하기 위한 것이며, 알라의 유일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이슬람의 승리를 위한 신앙적인 동기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을 세상에 공포하기 위해서 테러를 행하기 전에 반드시 이 구호를 외치는 것이라고 본다.
무슬림들도 무함마드가 신이 아니라는 것에는 모두 동의한다. 인간 무함마드의 얼굴을 그린 것이나 그것을 보여주는 것이 왜 신성모독인가? 무슬림들은 이것부터 설명해야 하지만, 눈 딱 감고 이슬람 학자들의 유권해석에 무조건적으로 복종(이슬람)할 뿐이다.
"표현의 자유"와 "신성모독"은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이기에 이를 주장하는 두 집단이 서로 평화롭게 공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겉으로는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라고 주장하지만 "무함마드를 모독한다고 생각되면" 즉시 그 평화는 깨지고 18억 무슬림들을 분노하게 하는 전쟁 상황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임을 이 사건이 확인시켜 주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움직임은 몇 명의 극단주의자가 계획하고 추진할 수 없는 일임이 자명하다. 소위 온건주의자를 자임하는 무슬림을 포함한 이슬람의 근본적인 속성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하겠다.
74년부터 7년간 프랑스의 대통령을 역임했던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은 94세의 나이로 "똘레랑스(관용)" 정신으로 무슬림 난민들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그 날을 후회하고 있다. 이번 참수 사건의 범인은 10년짜리 체류증을 받은 지 1년도 안 됐다. 은혜를 원수로 갚은 것이다(조선일보2020.11.4.).
프랑스 이야기는 이제 얼마 후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조금씩 양보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면 모두가 행복할 것이라는 다문화정책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에 속지 말고, 지금부터 이슬람의 정체를 바로 알고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이만석 선교사(무슬림선교훈련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