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건물 자체 '리:처치'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각자 상황에 맞게 콘텐츠 '리:처치'할 필요 있어
'언택트' 강조되지만, 함께 모여 돌파구 찾아야

리스토어

황지영 | 인플루엔셜 | 288쪽

지금 시대는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나누어졌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이제 WC(With Corona) 시대도 염두에 두어야 할 상황이다.

코로나 사태는 우리 사회를 반강제적인 언택트 시대로 급속히 몰아넣었다. 온라인으로 이동을 주저하던 50-60대 이상 소비자들도 코로나19로 인해 반강제적으로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일명 '5060 엄지족'이 급증했다.

이런 이동이 중요한 이유는, 온라인 배송을 직접 이용하면서 한 번 편의성을 경험하고 나면 해당 요인이 사라져도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오프라인 중심의 자영업자 매출은 급감했고, 백화점과 대형마트들도 파산 신청을 하거나 매장을 줄여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경우 2019년 사무용품 매장의 약 50%, 가전제품 매장의 28%, 스포츠 용품 매장의 27%, 의류 매장의 20%가 이미 문을 닫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의 몰락은 더욱 가속화되었다.

이러한 심각한 상황으로 인해 오프라인 리테일이 사라질 것인가? 이에 대해 확실하게 '아니오'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다. 황지영 교수다.

황지영 교수는 <리:스토어>에서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공간을 기반으로 하는 리테일은 현재도, 그리고 미래에도 여전히 중요한 채널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첫째, 온라인과 모바일, 그리고 언택트와 모바일 결제 등이 대세이지만, 통계를 살펴보면 오프라인이 여전히 전체 리테일의 근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65-95%의 매출이 오프라인에서 나온다."

<리:스토어> 저자인 황지영 교수는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교에서 국제유통학으로 석사를,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소비자유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통 산업 전반에 대한 폭넓은 연구와 이해를 바탕으로, 미국 플로리다대학교와 핀란드 알토대학교에서 글로벌 마케팅과 비즈니스를 강의했고, 현재 미국 노스캐롤라니아대학교 마케팅 전공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자는 코로나19라는 환경적 요소로 인해 오프라인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생존까지 위협받는 상황을 보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몇 가지 전제를 하고 있다.

첫째, 오프라인 매장이 감소하고 고전을 겪고 있지만, 오프라인 리테일에 여전히 중요한 채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다른 이들과의 직접 소통이 차단된 상황에서 화상회의와 온라인 쇼핑등 디지털 환경 속에서만 지내는 동안, 사람들은 뭔가 부족하고 허전함을 경험하고 있다. 즉 인간은 실제적 경험이 필요한 존재고, 디지털 세대에게는 실제적 경험에 대한 니즈가 더 클 수도 있다."

둘째, 상품 구매의 주 채널은 이미 온라인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매장의 역할은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격 경쟁에서 오프라인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최저가격을 책정하는 온라인을 이기기 힘들다. 코로나19는 언택트로의 이동을 가속화했고, 온·오프라인의 역할이 더 뚜렷하게 구분되는 계기가 되었다.

상품 판매에서 오프라인 매장은 아날로그적 경험이나 쇼룸 등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 소통의 채널로 활용되고, 구매는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식으로 역할이 나뉘는 중이다. 그 과정에서 오프라인 리테일의 축소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고,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마지막 전제는 과거의 성공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미 변했다'는 점을 기본 전제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어떻게'할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오프라인 리테일러들은 오프라인 공간에서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찾고 그것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저자는 이런 전제들 바탕으로 오프라인 매장이 살 수 있는 '리:스토어' 전략 8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리:스토어'는 오프라인 매장을 가치 중심으로 새롭게 바라보는 접근을 의미한다.

곧 '다시 방문하고 싶은 매장'이라는 느낌을 갖게 하는 요인, 즉 그 매장만이 줄 수 있는 '가치'가 <리:스토어>의 근본적인 출밤점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리:스토어'를 위한 8가지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리테일 테라피(Retail therapy)다.

오프라인 매장은 일상에서의 일탈을 만끽하며 치유와 휴식,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어 만족감을 높여야 한다. 이 전략을 성공하려면 첫째, 소비자들의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매장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 공간에 신선함을 불어넣어야 한다.

둘째, 매장 직원들이 너무 많은 간섭과 참견도 피해야 하지만, 너무 무관심해 보이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셋째, 본래 체험과 힐링에 중점을 두는 리테일 테라피 전략에서 구매와 쇼핑의 접점을 잘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유쾌한 리테일(Retail tainment)이다.

오프라인 매장은 기존 콘셉트를 살짝 비틀어 재미와 영감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이 전략에서 가장 첫 번째로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떻게 의외성을 제공할 것인가'다. 고객의 마음에 '?'와 '!'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관건이다.

둘째, 상품과 서비스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매장을 상품을 파는 상점이 아닌 미디어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 고객의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어떤 콘텐츠건 신선함을 전달할 만한 새로운 요소를 꾸준히 업데이트 해야 한다.

셋째, 리테일 랩(Retail lab)다.

오프라인 매장은 실험적인 '신선함'으로 고객의 시간을 점령해야 한다. 리테일 랩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리테일 랩의 목적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 둘째, 기존 매장들보다 공간을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 셋째, 매장 경험과 입점 브랜드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넷째, 공간 재창조(Reinventing space)다.

오프라인 매장은 인더스트리얼 스타일로 트렌드를 리드해야 한다. 성수동 스타일로 잘 알려진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스타일이라는 용어는 산업이라는 의미의 인더스트리(industry)라는 단어에서 짐작 가능하듯, 19-20세기 초반 미국과 유럽의 근대 산업과 공업을 기반으로 시작되었다.

미국 대공황 당시 버려지거나 방치된 건물들을 주거 공간으로 바꾸고 예술가들이 작업실로 이용하면서 철근이나 벽돌 같은 자재의 느낌을 그대로 노출하는 것이 하나의 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은 기존과는 다른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지금까지의 스타일이 전통적 인더스트리얼이라면, 향후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인테리어적인 측면에서는 인더스트리얼의 핵심을 담되, 고급화된 디자인을 도입하는 것이다. 특히 한국에서 가능할 만한 두 번째 방향은 예술 감각과 콘텐츠를 강화한 인더스트리얼이다.

다섯째, 진화한 아날로그(Re-analog)다.

오프라인 매장은 인간의 감성을 건드리는 매장을 구현해야 한다. 아날로그 감성에 기반한 오프라인 매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첫째, 소비자가 기대하는 손맛과 북적거림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공간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고객맞춤 서비스를 잘 활용해야 한다.

여섯째, 피지컬+디지털=피지털(Re-physital)이다.

오프라인 매장은 오프라인 공간이지만, 편의성을 결합해야 한다. 언택트 리테일 시대에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은 오프라인 매장의 경험에 온라인에서 가능한 편의성을 융합해, 온라인의 편의성을 오프라인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일곱째, 클린 쇼핑(Re-clean)이다.

오프라인 매장은 위드 코로나 시대이기 때문에 매장의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소비생활의 위생과 청결, 안전에 대한 고객의 눈높이가 급격히 높아졌고, 이 기준은 코로나 이후에도 중요한 이슈로 지속될 것이다.

청결, 위생, 안전을 보장하는 '클린 쇼핑'이 이제 뉴노멀 중 하나의 양상이 되었다. 그러므로 앞으로 오프라인 매장들은 다양한 노력을 통해 '고객 안심 점포'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여덟 번째는 쿨한 친환경(Re-green)이다.

오프라인 매장은 세련되고 '쿨'한 친환경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오프라인 매장은 품질의 우수성을 주 메시지로 하고, 친환경을 서브 메시지로 전해야 한다.

친환경 메시지의 바탕에는 세련되고 스타일리시한 인테리어, 오브제, 디지털 서비스는 물론 세심한 고객 서비스가 뒷받침돼야 한다. 또 친환경에 대한 확고한 방향을 제시하고, 구체적 실천을 통해 소비자와의 장기적인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단국대학교 정연승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언텍트'가 리테일의 메가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도 언택트는 이미 큰 흐름이었는데 코로나19이후 더욱 강하게 메가트렌드가 되고 있다 이제 리테일 업계의 패러다임 대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사랑의교회 9월 6일 온택트
▲사랑의교회 비대면 예배 모습.

<리:스토어>는 패러다임 대전환 시기에 꼭 필요한 책이다. 코로나19 이후 많은 사람들이 오프라인 매장이 위기라고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과거 방식의 매장이 위기다.

곧 오프라인 매장이 과거 방식을 버리고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특화된 매장으로 거듭나면, 오프라인 매장의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있다는 것이다.

'레드 퀸 효과(Red Queen Efect)'라는 것이 있다. 레드 퀸 효과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편인 '거울나라의 앨리스' 에서 나온 붉은 여왕에 대한 표현이다.

주인공 앨리스는 자신이 아무리 달려도 제자리에 머무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것이 이상해서 붉은 여왕에게 그 이유를 묻는다. 붉은 여왕은 이렇게 대답을 한다. "네가 앞으로 가고 싶다면, 지금보다 두 배는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

이 말의 의미는 주변의 모든 것이 앨리스가 뛰는 만큼 똑같은 속도로 앞으로 뛰기 때문에 항상 제자리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가고 싶다면 두 배는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레드 퀸 효과'란 주변 환경이 매우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제자리에만 머물려고 해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이 위기를 맞이하게 된 것은 '레드 퀸 효과'가 설명해 주고 있다. 결국 오프라인 매장은 빠르게 변화하지 못했기 때문에 위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한국교회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늘 모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교회가 코로나19라는 상황 가운데 모일 수 없게 되자, 우왕좌왕하고 갈 길을 못 찾고 있다. 비대면 예배가 다시 대면 예배로 정상화된다 해도, 정상 회복은 어려울 것 같다.

그렇기에 한국교회도 '리:처치(Re-church)'를 해야 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리:처치'는 이 책에서 말하는 것과 차원이 좀 다를 수 있다.

교회가 건물 자체를 '리:처치'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콘텐츠는 '리:처치'해야 한다. 곧 '오고 싶은 교회'로 만들어야 한다. 물론 각 교회가 처해 있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그 상황에 맞는 '리:처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가 강조되는 시대이지만 여전히 교회는 온라인과 함께 오프라인으로 함께 모여야 하고, 그 가운데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이것이 한국교회가 해결해야 할 과정이다.

이재영 목사
대구 아름다운교회 담임 저서 '말씀이 새로운 시작을 만듭니다' '동행의 행복' '희망도 습관이다'

출처: 아트설교연구원(대표: 김도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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