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산티아고 데 쿠바(Santiago de Cuba)시가 표적이 되어온 지역 교회를 최근 철거하며, 이를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한 목사를 체포했다고 크리스천 포스트가 3일 보도했다.
런던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인 크리스천 연대 월드와이드(CSW)에 따르면 쿠바 국가 안보부는 지난달 30일 아벨 산타마리아에 위치한 하나님의 성회 교회(Assemblies of God Church)를 중장비와 불도저를 동원하여 파괴했다.
CSW는 하나님의 성회는 쿠바에서 가장 큰 종교단체 중 하나이며, 정부가 법적으로 인정하는 교회 임에도 불구하고, 2015년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알랭 톨레다노(Alain Toledano) 목사를 비롯한 인근 교회 목회자들은 철거 상황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하면서 페이스북 라이브로 중계했다. 그러자 사복 차림의 남성들이 나타나 그들의 전화를 뺏어 땅에 던졌고, 교회 성도들이 부르는 찬양과 불도저 소리를 끝으로 영상은 중단됐다.
이후 쿠바 경찰은 ‘사도 운동(Apostolic Movement)’ 지도자인 톨레다노 목사를 경찰서로 연행했으며, 현재 그는 외부와 연락이 차단된 상태다.
쿠바 당국은 이번 철거가 철도 선로를 건설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지만 현지 소식통들은 이 교회만이 인근에서 파괴된 유일한 건물이라고 전했다.
CSW의 최고 경영자인 스코트 바워(Scot Bower)에 따르면, 쿠바 주택관리부 관계자들은 2015년에 처음 교회 철거를 시도했으나 파우스트 폴모(Fausto Polemo) 목사와 교회 성도들, 다른 교단들의 농성으로 인해 잠시 물러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톨레다노 목사의 이번 행동에 대해 “교파간 연대를 보여 주었고, 파우스트 폴모 목사와 그의 교회 성도들에 대한 정부 공격의 증거를 제시하는데 있어서 그의 용기를 칭찬한다”면서 “쿠바 당국에 톨레다노 목사를 즉각 석방하고 그와 그의 가족을 표적으로 삼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미 국무부는 쿠바를 종교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나라로 ‘특별 감시 명단’에 올렸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3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쿠바 당국이 종교 지도자에 대한 ‘지속적인 박해’를 위해 법 제도를 어떻게 조작 했는지를 설명하며, 현지 인권 운동가나 언론인의 종교적 자유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CSW는 톨레다노가 2003년 사역을 시작한 이후로 줄곧 정부의 감시 대상이었으며, 지난 15년간 그의 교회는 두 번이나 철거됐다. 현재 그는 쿠바의 출국금지 명단에 올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