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낙태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다국적 선언문에 서명했다고 26일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보도했다. 서명에는 미국 이외 31개국이 참여했다.
이에 따르면 여성의 건강 보호와 가족 강화에 관한 2페이지 분량의 '제네바 합의 선언문'(Geneva Consensus Declaration)에는 미국, 브라질, 이집트, 헝가리, 인도네시아, 우간다 등이 공동 서명했다. 서명식은 당초 스위스 제네바 세계보건총회(WHA)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2일 화상으로 진행됐다.
제네바 합의 선언문 서명에 참여한 국가들은 바레인, 벨로루시, 베냉, 부르키나 파소, 카메룬, 콩고 민주 공화국, 콩고, 지부티, 에스와티니, 감비아, 아이티, 이라크, 케냐, 쿠웨이트, 리비아, 나우루, 니제르, 오만, 파키스탄, 폴란드, 사우디 아라비아, 세네갈, 남수단, 수단, 아랍 에미리트, 잠비아다.
제네바 합의 선언문은 여성 건강 증진, 가족 강화를 비롯해 보편적인 의료, 여성의 권리와 평등을 포함한 국제 사회에 중요한 몇 가지 이슈를 다루었으며 낙태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한다.
선언문은 "그 어떤 경우에도 낙태가 가족계획의 수단으로 장려돼선 안된다"고 강조하면서 "낙태할 국제적인 권리는 존재하지 않고 국가가 낙태를 촉진하거나 재정적으로 지원할 의무도 없다는 점을 재차 확인한다"고 밝혔다.
선언문은 모든 인간이 갖고 있는 고유한 생명권과 인간의 고유한 존엄성 및 가치를 강조하고 여성이 임신과 출산을 안전하게 하고 부부가 건강한 자녀를 출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로 서약한다고 재확인했다. 선언문은 또 1948년 유엔 총회에서 제정한 세계 인권 선언을 자주 언급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서명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미국은 언제 어디서나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옹호해왔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외국의 생명에 대해서도 전례 없는 보호책을 마련했다"면서 "여성의 건강을 보호하고, 태아를 보호하고, 사회의 기초로서 가정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제네바 합의 선언문은 '프로라이프'(pro-life)를 위한 국제적 노력의 다음 단계"라고 설명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날 서명식에 참석한 알렉스 에이자 미보건복지부 장관은 선언문에 대해 "신념의 진술 그 이상"이라며 "전 세계 여성들이 불필요하게 건강 문제(치명적 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반면, 많은 부유한 국가와 국제기관은 많은 문화에 불쾌감을 주는 급진적 의제에 근시안적인 초점을 맞추고 여성 보건 우선순위에 대한 합의를 무너뜨린다"고 주장했다.
한편, 보도에 따르면 이번 제네바 합의 선언문은 가정의 역할을 약화시키는 유엔의 행보를 트럼프 행정부가 맹비난하고 각종 문서에서 친낙태 언어를 삭제하기 위한 초국가적 조직을 촉구한 지 1년만에 나온 것이다. 올해 초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에 대한 글로벌 대응의 일환으로 낙태를 장려한 유엔을 비판했다.
국제 사회에서 낙태에 대한 요구는 비정부 조직에도 적용된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인권 옹호 단체인 국제 앰네스티는 최근 출산 시점까지 무제한적인 낙태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기 위해 낙태 정책을 최신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