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침공 이후 선교사 없던 쿠르드족 선교 시작
전쟁 안 되지만... 기독교인들, 영적 상황 준비해야
시아파-수니파는 원수이나, 복음전도 방법은 같아
이란 '군부 실세'였던 혁명수비대 정예군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미군이 드론으로 폭살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최고조로 조성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동 정세의 불안과 전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가 미국 대사관을 폭파하려 했다고 9일 공습의 정당성을 밝히고 나섰다.
이에 본지(크리스천투데이) 칼럼니스트이자 최근 <기독교인을 위한 이슬람 칼럼>을 펴낸 FIM 국제선교회 대표 유해석 선교사에게 현지 상황과 더불어 중동 선교에 미칠 영향에 대해 청취했다.
유해석 선교사는 예장 합동 GMS 파송 선교사로, 국제 OM선교회와 이집트에서 사역했으며, 현재 한국과 영국을 오가면서 사역하고 있다. 총신대와 칼빈대 신대원에서 강의하고, 총회(합동) 이슬람대책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현재 영국에서 사역 중인 유 선교사와 이메일로 나눈 질의응답.
-지금 이란과 미국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선교적 관점에서 어떻게 보시는지요.
"역사에는 이 세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역사가 있고, 그 위에 하나님이 운행하시는 역사가 있습니다. 우리는 보이는 것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 쉽지 않지만, 하나님의 시각으로 볼 때 전쟁은 고통이지만 기회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냉전 이데올로기 시대가 끝나고,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해서 시작된 1차 중동전쟁이 1991년 일어났을 때, 저는 이집트에서 사역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쟁으로 이라크가 열린 뒤, 1992년 봄 이라크 북쪽 쿠르드 지역에서 사역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단 한 명의 선교사가 없던 쿠르드 지역에 많은 선교사들이 찾아와 그들을 도우면서 복음이 전파되었습니다. 전쟁 전까지 그들에게 간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지만, 이후부터 쿠르드족을 향한 선교가 이뤄지게 됐습니다.
마찬가지로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일어났을 때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며, 이후의 영적 상황을 기독교인들은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란 기독교가 부흥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사태가 이란 기독교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기독교는 박해를 통하여 성장하는 종교입니다. 이란은 1979년 이전 4천만 명의 시아파 무슬림 사이에서, 500명도 안 되는 무슬림 배경 기독교인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란 혁명이 이란인들에게 만족을 주지 못하면서, 1980년 중반부터 많은 이란인들이 아르메니안 교회로 몰려 들었습니다. 이란 정부의 박해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후반 수천 명의 무슬림이 기독교로 개종했습니다.
이란 혁명이 일어난지 30년째인 지금, 수만 명에서 수십만 명이 공식 또는 비공식으로 개종했습니다. 국제 안디옥사역(International Antioch Ministry)에 의하면, 2008년 어느 한 달 동안에만 3천 명이 방송을 통해 기독교로 개종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합니다.
특히 이란을 떠난 이란인들 사이에서, 수많은 개종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영국에도 이란인 기독교 모임이 있습니다. 개종하는 숫자도 많습니다. 무슬림 출신 크리스천 이란인들이 지금 영국에서 무슬림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중동 이슬람은 시아파와 수니파의 갈등이 큰 것으로 압니다. 둘의 역사와 현황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시아파와 수니파의 분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 이슬람 역사와 함께 탄생했습니다.
무함마드가 632년 후계자를 남기지 않은 채 아들 없이 죽자, 무슬림 공동체는 합의에 의해 무함마드의 후계자(칼리프)를 선출했습니다. 그러나 무함마드의 혈통만이 후계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왔습니다.
차례로 4명의 후계자가 선출됐지만, 그 가운데 오직 혈통적 직계 후계자는 알리(Ali)뿐이었습니다. 그는 무함마드의 사촌동생이며, 동시에 무함마드의 딸 파티마와 결혼한 사위였습니다.
그런데 알리는 무아위야와의 경쟁에서 뒤처졌습니다. 알리의 아들이 두 명 있었는데, 하산은 독살당하고 후세인은 무아위야와 싸우다 카르발라 전투에서 포로로 잡혀 참수당했습니다.
무함마드 이후 네 명의 후계자를 따르는 이들이 수니파이고, 알리만을 후계자로 인정하는 이들이 시아파입니다. 이들은 서로 원수입니다.
본래 이라크는 시아파 인구(65%)가 더 많습니다. 그런데 사담 후세인이 독재를 펼치면서 35%에 불과한 수니파가 정권을 잡고 있다가, 투표로 지도자를 선출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인구가 많은 시아파가 정권을 장악하게 됩니다.
반면 시리아는 수니파가 대다수(72%)이고 시아파 계열(13%)이 소수이지만, 시아파 계열이 정권을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어난 것이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입니다. 그래서 IS 이름 뒤에는 항상 '수니파 무장단체'라는 말이 들어갑니다.
결국 이슬람 종파 간의 전쟁입니다. 이러한 전쟁은 이슬람이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입니다."
-수니파와 시아파의 성향이 다르다면, 그들에 대한 복음전도에 있어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을까요.
"시아파와 수니파는 전쟁을 할 정도로 다르고 교리도 차이가 있지만, 같은 이슬람입니다. 따라서 이슬람의 대의명분에 있어서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복음 전도 방법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습니다.
수니파와 시아파 모두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꾸란에 기독교인에 대한 견해가 기록돼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독교의 복음을 전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둘 사이에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국은 지난 2019년 12월 12일 선거에서 보수당이 승리하여 국회 과반수를 확보하였기에, 브렉시트를 계속 추진할 것입니다. 브렉시트는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것으로, 영국 국민들이 브렉시트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 즉 무슬림의 계속되는 유입 때문입니다.-현재 사역중이신 영국도 브렉시트(Brexit) 때문에 혼란스럽습니다. 현지시간 9일 하원에서 브렉시트법이 통과됐는데요. 현지에서 바라보는 현 상황과 전망은 어떤가요.
보리스 존슨 현 영국 총리가 대표적 브렉시트 찬성자입니다. 그가 브렉시트 투표 당시 국회에서 했던 '터키인이 온다'는 연설은 유명합니다.
최초로 유럽연합을 구상했던 인물은 전 영국 수상 처칠이었는데, 이제 영국이 제일 먼저 유럽연합을 탈퇴하게 됐습니다. 당시 브렉시트 찬성 캠페인 측의 슬로건이 'The turks are coming(터키인이 온다)'였을 정도입니다.
터키 인구는 7천 6백만 명입니다. 터키가 유럽연합에 가입하면, 유럽 내 이슬람 인구는 약 20%로 늘어납니다. 영어에서 '터키인(Turks)'이라는 뜻은 터키인을 말하기도 하지만 투르크, 그들이 믿는 종교 즉 이슬람을 말하기도 합니다. 브렉시트 캠페인의 슬로건이 '이슬람에 대한 위협' 때문에 만들어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