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아침 샤워를 하려는 제게 아내가 수돗물이 끊어졌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습니다. 밤사이에 수도관이 터져 DWP직원이 와서 수돗물을 잠시 동안 단절시켜 버린 것입니다. 집에 수돗물이 나오지 않자 모든 것이 멈추어버린 느낌이었습니다. 샤워를 할 수도 없고, 화장실을 사용할 수도 없었습니다. 왠지 모르는 불안감마저 느꼈습니다. 비상시에 사용할 수 있는 물이 집에 얼마나 있는지 확인까지 했습니다. 저는 주일 아침에 샤워를 하지 못한 채 집을 나서면서 단절의 고통을 경험했습니다. 단절의 고통은 공급이 단절되는 고통이며, 연결이 단절되는 고통이었습니다.
단절의 경험은 유쾌한 경험이 아니었습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죽음은 단절을 의미합니다. 아담과 하와가 죄를 범함으로 하나님과 단절되는 비극이 임했습니다. 단절을 통해 사망이 임했습니다. 단절을 통해 저주와 결핍과 정죄와 수치심과 고통이 임했습니다. 예수님이 오신 이유는 단절된 하나님과 인간을 연결시켜 주시기 위해서입니다. 십자가는 연결의 장소입니다. 십자가는 하나님과 사람 사이를 연결시켜주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시켜 주는 곳입니다. 십자가는 막힌 담을 헐고 서로 하나가 되도록 도와주는 곳입니다.
연결은 통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것처럼 통하지 않으면 고통이 임합니다. 통하면 고통이 사라집니다. 통하면 유쾌해집니다. 연결은 소통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서로 간에 소통이 안 되면 답답합니다. 소통은 언어 이전에 마음의 문제입니다. 마음이 통해야 하나가 됩니다. 마음이 하나 되기 위해서는 공감 능력이 필요합니다. 공감 능력은 상대방의 감정을 비판하지 않고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공감 능력은 상대방의 아픔을 느끼면서 함께 아파해 주는 능력입니다.
연결은 공급입니다. 단절은 공급의 단절을 의미합니다. 저희 가정에 수돗물이 끊어지는 순간, 물을 공급받을 수 없었습니다. 아담의 죄로 하나님과 단절되는 순간, 인간은 하나님의 풍성한 생명을 공급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반면에 예수님이 십자가를 통해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연결시켜 주시는 순간,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풍성한 생명을 공급받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안에 있는 모든 충만한 것을 공급받게 되었습니다. 공급은 많이 받을수록 좋습니다. 공급을 풍성히 받을수록 우리는 더욱 풍성한 삶을 살 게 됩니다. 인생의 문제는 공급의 문제입니다. 공급을 많이 받을수록 우리는 더욱 많이 나눌 수 있습니다. 공급이 있는 곳에 나눔이 있습니다.
연결은 연합입니다. 연합할 때 열매를 맺게 됩니다. 남편과 아내가 연합할 때 자녀의 열매를 맺게 됩니다. 포도나무 되시는 예수님과 가지 된 우리가 연합할 때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됩니다. 예수님은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요 15:5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을 떠나서는 우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반면에 우리가 예수님과 연합할 때 모든 것이 가능해집니다. 바울의 고백을 들어보십시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
연결은 관련을 맺는 것입니다. 연결을 잘하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배운 것을 자신의 삶과 잘 연결시킬 줄 압니다. 연결한다는 것은 배운 것을 적용하는 것이며, 활용하는 것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무엇을 배우든지, 배운 지식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생각합니다. 아무리 많이 배워도, 배운 지식을 자신의 삶과 연결시키지 못한다면 그 지식은 거의 쓸모가 없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지성이란, 지식만이 아니라, 그 지식을 적용시키는 능력이기도 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관련을 잘 맺으면 기억력이 탁월해집니다.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들과 연결시켜 보십시오. 그 순간 쉽게 기억할 수 있습니다.
연결은 또 다른 연결을 낳습니다. 하나의 연결은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의 연결은 또 다른 연결로 이어집니다. 한 사람과 연결되면 그 사람을 통해 또 다른 사람과 연결되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하나의 아이디어를 얻게 되면, 그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지금은 인터넷을 통한 초연결 시대가 되었습니다.
요즈음 자주 접하는 단어가 "IoT"(Internet of Things)입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IoT에 대해 "사람, 사물, 공간, 데이터 등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서로 연결되어, 정보가 생성, 수집, 공유, 활용되는 초연결 인터넷"이라고 정의합니다. 초연결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고민은 사람들 간의 연결이 잘 되지 않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어느 때보다 심한 분열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해결책은 하나뿐입니다.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를 하나 되게 하실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뿐이십니다. 복음만이, 십자가만이 우리를 하나 되게 합니다. 하나님이 우리 민족에게 하나 되게 하시는 은혜를 베풀어 주시길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