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별세한 故 이희호 여사의 장례예배가 발인 후인 14일 오전 7시, 고인이 생전 장로로 있던 서울 창천교회(담임 구자경 목사)에서 드려졌다. 모태신앙인이었던 이희호 여사는 1963년부터 창천교회에 출석했다.
담임 구자경 목사의 집례로 시작한 예배는 장상 전 국무총리 서리의 추도사, 황용배 장로(창천교회)의 기도, 박춘화 목사(창천교회 원로)의 설교, 이낙연 국무총리·신낙균 전 문광부 장관의 조사, 표용은 감독(전 기감 감독회장)의 축도로 드렸다.
장상 전 국무총리 서리는 추도사를 통해 "97년의 삶을 한결같이 이끌어 주신 생명의 주님께 이희호 여사가 하늘로 향하는 환송예배를 드리는 순간"이라며 "우리들 마음에는 슬픔과 애통하는 바가 크지만 하나님께서 어여삐 여기시는 종의 환송예배를 하늘에서 기뻐받으실 줄 믿는다"고 했다.
이어 "긴 세월 어려운 길을 어떻게 걸어오실 수 있었을까? 하나님께서 이끄셨다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며 "신앙이 그 분의 유일무이한 재산이었고, 기도가 그 분의 유일무이한 무기였다. 여사님의 삶이 마침내 영원히 거하실 여호와의 집에 이르렀다. 하나님께 영광을 드린다"고 전했다.
'천국의 면류관'(딤후 4:7~8)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박춘화 목사는 "이희호 장로님께서 파란만장한 97년의 한 생애를 마치시고 소천하셨다. 그 분은 믿음을 끝까지 잘 지키신 기독교 신앙인이셨다. 저는 1966년 부임해 53년 동안 반세기가 넘도록 이희호 장로님과 함께 창천교회에서 하나님을 섬겼다"고 했다.
박 목사는 "이 장로님께서 마지막으로 남기신 말씀은, 이루지 못하고 가신 나라와 민족의 통일, 그리고 평화를 위해 하늘에서도 기도하시겠다는 것이었다"며 "선한 싸움을 잘 싸우시고 달려갈 길을 마치신 이희호 장로님, 이제 하나님 아버지의 부르심을 받으셨으니 영원토록 하늘의 복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조사에서 "이제 우리는 한 시대와 이별하고 있다. 한국 현대사, 그 경락의 한 복판을 가장 강인하게 헤쳐오신 이 여사님을 보내드리려 한다"며 "여사님은 유복한 가정에서 나고 자라셨지만, 보통의 행복에 안주하지 않고 여성인권 운동에 뛰어드셨다"고 했다.
이 총리는 "그 분은 누구에게도 화를 내지 않으셨다. 죄는 미워하셨지만 사람은 미워하지 않으셨다. 그런 강인함과 온유함은 신앙에서 비롯됐을 것"이라며 "이제 남은 우리는 여사님의 유언을 실천해야 한다. 고난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신 여사님의 생애를 기억하며 우리 스스로를 채찍질 해야 한다"고 했다.
예배 후 참석자들은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했다. 장지는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