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겸손한 사람에게 은혜를 주시고 기도하는 사람에게 능력을 주시는 분입니다. 그러나 내가 겸손한 사람인지 교만한 사람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아브라함 링컨은 말했습니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면 그에게 권력을 주고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보면 알 수 있다. 다윗은 본래 힘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를 알아보셨고, 어릴 적에 일찌감치 그를 장차 왕으로 삼으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고난을 통해 하나님을 전적
으로 의지하는 훈련이었습니다. 또한 자기 자신의 연약함을 알고 겸손해지는 일이었습니다.
혈혈단신이었던 다윗에게는 갖가지 사연을 안고 몰려든 600명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다윗의 이 군대는 행군을 하더라도 주변 민가에 피해를 주지 않았습니다. 닭이나 염소를 잡아먹지도 않았고, 양을 치는 사람이 있으면 도리어 그 양들을 지켜 주었습니다. 신사적인 군대요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들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편이시고, 우리는 정직하게 살며, 남들에게도 신사적이라는 자부심이 어느덧 서서히 교만의 싹이 된 것 같습니다.
사무엘상 24장에 보면, 1차 테스트가 나옵니다. 그를 집요하게 쫓아와서 죽이려는 사울 왕에게 복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십니다. 그런데 다윗은 사울의 겉옷자락만 몰래 자를 뿐, 그를 죽이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름 부어 세우신 왕을 내가 죽일 수 없다는 겸손한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25장에 가면, 나발이라는 사람을 통해 2차 테스트가 진행되는데 다윗은 여기에서 무너질 뻔 합니다. 10년 넘게 자신을 원수처럼 죽이려고 했던 사울은 죽이지 않고 용서해주었던 다윗이 나발의 작은 잘못을 가지고는 죽이겠다고 펄펄 뜁니다.
한 사람의 인격이 항상 자비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그의 양면적인 얼굴에서 알 수 있습니다. 나발이라는 사람은 어리석고 행실이 포악한 사람이었습니다. 양들의 털을 깎는 잔칫날에, 부자인 나발에게 그동안 호의를 베푼 우리 군사들에게 음식을 좀 나누어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했는데, 나발이 이를 거절할 뿐 아니라 모욕적인 말까지 하자, 이 말을 전해 들은 다윗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군사력을 가지고 이제 나발에게 속한 모든 남자들을 오늘 밤 안으로 죽이겠다고 맹세합니다. 음식 안 준다고 사람을 죽입니까? 이는 정의가 아니라 교만이었고,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 인간적인 혈기였습니다.
이러한 다윗을 막아서 복수를 하지 못하도록 한 사람은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이었습니다. 그녀는 다윗이 장차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 나라의 왕이 될 사람인데, 지금 공연히 사람을 죽인다든지, 몸소 원수를 갚게 되면, 훗날 왕이 되었을 때에 후회하시거나 마음에 걸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조언합니다. 다윗은 들을 귀가 막힌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녀의 말을 통해 다윗은 하나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고, 살인 대신 용서를 선택합니다. 나발은 이 소식을 듣고 열흘 후에 하나님께서 치시자 죽습니다.
이러한 2차 테스트를 가까스로 통과하면서 다윗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26장에서 3차 테스트로 사울 왕을 죽일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찾아오자 다윗은 한층 성숙해진 태도로 사울왕을 용서합니다. "주님께서 확실히 살아 계심을 두고 말하지만, 주님께서 사울을 치시든지, 죽을 날이 되어서 죽든지, 또는 전쟁에 나갔다가 죽든지 할 것이다. 주님께서 기름부어 세우신 이를 내가 쳐서 죽이는 일은, 주님께서 금하시는 일이다."(삼상2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