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한인장로회(KPCA)가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1976년 서노회, 시카고노회, 동노회 등 세 노회를 중심으로 시카고에서 출범한 교단은 반세기를 지나며 전 세계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를 아우르는 공동체로 성장했다. 이번 희년 총회 준비위원장을 맡은 김종훈 목사는 교단의 지난 역사를 정리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는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김 목사는 이번 희년을 단순한 기념이 아니라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새로운 사명을 확인하는 계기로 설명했다. 그는 교단의 신학적 정체성과 신학교육, 그리고 다음 세대 신앙 전수 문제를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다음은 김종훈 목사와의 일문일답이다.

-올해 해외한인장로회가 창립 50주년을 맞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성경에서 희년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회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교회들이 힘을 잃어가는 흐름 속에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 우리 교단이 희년을 맞는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교회를 세우신 본질을 다시 회복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회복에서 끝나서는 안 됩니다. 회복된 본질을 가지고 다시 사명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 총회 주제도 회복을 넘어 사명으로 정했습니다.

또 희년은 단순히 지난 50년을 기념하는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교단을 어떻게 인도해 오셨는지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50년을 준비하는 출발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난 역사를 정리하는 과정 속에서 교단이 무엇을 지켜 왔는지 확인하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희년 준비위원장으로서 어떤 준비가 진행되고 있습니까.

이번 총회는 단순한 총회가 아니라 몇 가지 큰 축으로 준비되고 있습니다. 먼저 교단 50년의 역사를 정리한 50주년사가 발간됩니다. 또 신학과 교회의 미래를 다루는 50주년 기념 논문집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희년 집회와 기념 예배도 진행됩니다.

이번 준비는 단순한 행사 준비가 아니라 교단 차원의 역사 정리와 신학적 성찰을 함께 담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교단의 지난 50년을 정리하는 역사 편찬 작업과 함께 교단의 신학적 정체성과 미래 과제를 다루는 논문집을 준비했고 희년 집회 역시 교단의 역사를 돌아보는 영상과 예배, 기념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했습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위원회로 나뉘어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50주년사는 역사신학을 전공한 박태겸 목사가 맡았고 기념 논문집은 이상명 교수 등이 중심이 되어 준비했습니다. 저는 전체적인 방향을 세우고 진행 상황을 점검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방대한 작업이 이루어졌는데 많은 분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교단의 신학적 정체성에 대해 어떤 점을 강조하십니까.

해외한인장로회의 신학적 뿌리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 기반한 개혁주의 신앙입니다. 초기 선교사들을 통해 전해진 이 신학 전통은 성경의 권위와 하나님의 주권 그리고 성령의 역사 속에서 변화되는 삶을 강조합니다.
특히 신앙은 단순한 교리 지식이 아니라 삶의 변화로 나타나야 합니다. 성경의 권위 아래에서 하나님과의 관계가 변화되고 성도의 삶이 변화되며 교회가 세상을 향해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 개혁주의 신앙의 핵심입니다.

이번 희년을 맞아 작성한 논문에서도 교단의 정체성과 신학교육의 미래를 함께 다뤘습니다. 교단의 신학적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일이 곧 다음 세대 목회자를 세우는 신학교육의 방향과도 연결됩니다. 신학교는 단순히 목회자를 배출하는 기관이 아니라 교단 신학을 정립하고 다음 세대 지도자를 세우는 중심 역할을 담당합니다.

또한 신학교는 교회와 분리된 기관이 아니라 교회와 긴밀하게 연결된 공동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교회와 신학교가 함께 다음 세대를 세우는 구조가 형성될 때 교단의 신학적 정체성도 건강하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국 교회의 신학적 갈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한국 교회 역사 속에는 다양한 신학적 흐름이 있었습니다. 근본주의 신학, 삼중축복 신학, 민중신학 등 서로 다른 신학적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때 균형을 잃기 쉽다는 점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중요한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편협한 시각에 머물지 않는 균형 잡힌 신학이 필요합니다. 교회는 특정 이론이나 사상을 절대화하기보다 성경을 통해 계속 갱신되어야 합니다.

-해외한인장로회 교단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우리 교단은 디아스포라 교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 흩어진 한인들이 모여 형성된 교회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선교적 성격을 갖게 됩니다. 디아스포라 교회는 서로 다른 문화와 사회 속에서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디아스포라 시대의 선교는 과거처럼 선교사를 보내는 방식만이 아니라 각 지역 교회 성도들이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복음을 전하는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저는 이것을 선교의 제4물결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목회자뿐 아니라 평신도들도 자신의 직업과 전문성을 통해 선교에 참여하는 시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디아스포라 교회는 여러 문화와 사회 속에서 복음을 증언하는 공동체라는 점에서 세계 선교와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이런 점에서 해외한인교회는 단순한 이민교회가 아니라 선교적 교회로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이민교회에서 다음 세대 문제는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많은 교회가 1세와 2세를 언어와 문화 차이로 나누어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차이는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 차이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그리스도의 한 몸이라는 교회론적 의식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교회는 한 가족과 같다고 봅니다. 할아버지와 손자가 언어와 문화가 다르더라도 한 집안의 전통과 정신을 이어가듯 교회도 신앙의 흐름을 함께 이어가야 합니다.

언어와 문화의 접근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성경적인 교회관입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1세와 2세가 함께 연결되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다음 세대 신앙 전수는 교회 프로그램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가정과 교회가 함께 책임을 나누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부모 세대의 신앙과 교회의 신앙 교육이 함께 이어질 때 다음 세대 신앙도 건강하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희년을 맞는 교단에 전하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역사를 정리하는 일은 단순히 과거를 기록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역사하셨는지를 돌아보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해외한인장로회가 지난 50년 동안 하나님 은혜 가운데 성장해 왔다면 이제는 그 본질을 회복하고 새로운 사명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 교단을 세우신 뜻을 다시 붙든다면 앞으로의 50년도 하나님께서 인도하실 것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