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원서 전문서점 라비블에서 소개하는 도서들입니다.
1. Jewish Scholarship on the Resurrection of Jesus
저자: Mishkin, David
출판사: Pickwick Publications
지금까지 유대교에서 기독교에 대한 연구는 주로 유대교와 기독교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신약 본문의 해석이나 예수의 생애에 관한 것들을 수행했다. 그럼에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논의는 공개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저자 데이빗 미슈킨은 현재 이스라엘 느탄야에 있는 이스라엘 성경대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데,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 '부활' 문제에 대한 연구사와 함께 초기교회 시대부터 현재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관련된 제반 학설과 다양한 해석을 역사적이며 신학적인 관점에서 종합하여 정리해 주고 있다.
이 책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유대교 학자들의 견해들을 과거 연구사와 현대 연구사에서 집약하여 그 근거 문헌들과 함께 제시해 주고 있는 최초의 시도라 할 수 있다. 역사적 예수의 역사적 부활 사건을 처음으로 증언한 사람들도 예수의 제자들인 유대인들이었다.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바울 사도는 특히 부활 신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역사적 부활이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면 그리스도인들의 신앙도 헛된 것이고, 그리스도인들도 여전히 죄 가운데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전 15:17).
책은 결론에서, "유대교에서는 예수 부활에 관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가"를 묻고 있으며, 예수의 십자가 처형, 예수의 무덤, 제자들의 신앙, 빈 무덤, 바울의 경험을 중심으로 그 해답을 정리하고 있다. 또 그 반대 방향에서 "예수의 부활은 유대교에 관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를 물으며 끝을 맺는다.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예수 부활에 관한 유대교 연구 문헌들을 제공해 주는 것은 매우 귀중한 정보이다. 21세기에 들어 유대교에서는 신약과 예수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으며, 특히 예수 부활에 대한 연구는 매우 핵심적이고 매력적인 연구 주제로 부상할 것으로 저자는 전망하고 있다. 유대교와 기독교의 관계를 감안하면서, 역사적 예수의 부활에 대한 책을 저술하거나 학위 논문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는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2. On Faith and Science
저자: Larson, Edward J. | Ruse, Michael
출판사: Yale University Press
『신앙과 과학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책이 예일대학교 출판사에서 나왔다. 저자는 역사학 교수이며 퓰리처상을 받은 에드워드 라슨(E. J. Larson)과, 과학사와 과학철학 교수이며 기포드 강연으로 알려진 마이클 루세(M. Ruse) 두 사람이다.
인류 역사상 과학과 종교적 신앙이 충돌한 초기 사례는 12세기 이슬람 세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주후 1195년경 이슬람 철학자요 재판관이요 의사였던 이븐 루시드(Ibn Rushd)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에 대한 저술을 하고 그의 영향을 받았으며, 자연 세계에서 '인과론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다. 여기에 대해 당시 이슬람 신학자였던 가잘리(Ghazali)는 이 주장을 신적 권능에 대한 모독으로 간주하면서, 이슬람교의 신은 자연 세계에서 원인과 결과에 개입하여 신의 뜻에 따라 원인을 무력화할 수도 있고 결과도 바꾸어 놓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종교적 신앙과 자연과학적 신념의 충돌은 서양 세계에서는 지난 17세기 이태리 과학자인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경우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오는 당시 로마가톨릭교회로부터 가택연금을 당했고, 그의 저서는 출판이 금지됐다.
이 신앙과 과학 사이의 소위 '충돌 모델'은 그동안 로마가톨릭교회가 갈릴레오의 경우에 대해 잘못을 사과 했음에도, 오늘날까지 그 형식과 내용과 강도를 달리하며 계속되고 있다. 동방 기독교 세계에서는 세상을 초월한 영성을 강조하는 전통에 따라 과학에 이렇다 할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고, 따라서 신앙과 과학 사이의 대립도 드러나지 않았다.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에 세속주의 학자들은 갈릴레오의 경우를 들어 기독교 신앙을 공격하는데 사용했다. 한편 과학사학자 피터 해리슨(P. Harrison)의 주장에 따르면, 17세기 개신교 신학은 오히려 과학의 경험주의를 고취하고 보편화하는데 기여했다고 한다. 이러한 입장을 따르는 학자들은 현대과학이 특히 기독교적이며, 무엇보다 개신교 신앙에 근거한 발전의 산물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19세기에는 종교와 과학의 관계를 설명하는데 '충돌 모델'과 '협력(또는 보완) 모델'이 공존하게 됐다. '충돌 모델'의 대표적 학자들로는 다윈(Charles Darwin)과 헉슬리(T. H. Huxley) 등이, '협력 모델' 과학자들로는 제임스 맥스웰(J. C. Maxwell)이나 마이클 패러데이(M. Faraday)를 들 수 있다. '협력 모델'을 따르는 학자들은 과학이 결코 종교적 신앙에 '전쟁'을 선포하지 않으며, 오히려 과학과 종교가 서로 보완의 관계임을 주장한다.
이러한 두 가지 충돌과 협력모델이 20세기와 21세기까지 계속되고 있다. 21세기에 미국 뿐 아니라 중국, 인도, 유럽과 여타 국가들에서는 대학교육에서 과학, 기술, 공학, 수학이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인문학과 차별화 되는 이러한 네 과목에 젊은 영재들이 몰리고, 이들은 일반인들이 신앙과 종교 생활을 떠나지 않고 있는 반면, 급속히 신앙과 종교생활을 저버리고 있다.
이 첨단 과학을 공부하는 젊은 세대들은 과학과 종교적 신앙 간의 충돌이 있다는 것을 대체로 시인하면서도, 양자 사이에는 '어떤 상호작용'이 있고 때로는 이러한 충돌이 엄격히 배제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어쨌든 지난 20세기에 개신교 주류 신학은 '과학과 종교' 간 대화에서 이탈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바르트, 틸리히, 니버 등의 신학에서 현대 과학과의 대화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복음주의와 근본주의, 그리고 오순절 은사 중심의 교회와 신학에서는 과학주의에 맞서서, 특히 다윈의 진화론이나 뇌 신경과학, 심리학에 대한 신학적 대안을 꾸준히 모색해 왔다. 침례교인이며 공학 교수인 헨리 모리스(H. Morris)는 창세기 창조 이야기의 문자적 해석에 일조했다. 그 결과 지구는 1만년 내에 창조됐다는 '창조과학' 운동을 이끌어 내었다. 현대 과학이 사용하는 방법론과 그 도구들은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고, 다윈의 진화론은 과학적 사실이 아니라고 반론을 제기한다.
여기에 다시 소위 '신무신론자' 그룹이 등장하여 '종교는 모든 악의 뿌리다'라는 표어를 내걸고 해묵은 '충돌 모델'을 다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 대표적 인물들이 도킨스(R. Dawkins), 대니얼 데닛(D. Dennett), 샘 해리스(Sam Harris)등이다. 이들은 철저하게 과학적 방식과 지식으로 종교를 추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로널드 넘버스(R. Numbers)나 존 브루크(J. Brooke) 같은 역사학자들은 과학과 종교 간의 관계를 역사적으로 성찰하면서, 기존의 충돌이나 보완(협력) 모델보다는 중립지대에서 새로운 '복잡성 이론'(Complexity Theory)을 제안하고 있다.
책의 두 저자들도 오늘날 과학과 종교의 상관관계를 충돌이나 협력 모델로 보는 것은 너무 단순화한 것으로 보고, 그 관계성은 보다 복잡한 것으로서 충돌과 보완을 다 포함하는 경우, 또는 충돌과 보완의 어느 한 쪽의 경우, 또는 그도 저도 아닌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여러 정황들을 상정 할 수 있다고 본다. 결국 21세기 현재도 과학과 종교(신앙)는 여전히 공존하면서 각자의 영역에서 영향력과 권위를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시 한 번 이러한 양자의 공존 가능성을 보여주는 학자가 프랜시스 콜린스(F. Collins)이며, 콜린스는 복음주의 개신교 신자이면서 동시에 유신론적 진화론자임을 밝히고 있다. 또 2005년 템플턴상 수상자이며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찰스 타운스(Charles Townes)는 "만약 우주가 목적과 의미를 갖는다면, 이것은 그 구조와 작동 속에서, 즉 과학 안에서 성찰되어야 한다"고 했다(15쪽).
두 저자는 21세기 오늘날 과학자, 신학자, 철학자, 역사학자, 그리고 일반 대중에게 '과학과 종교'가 서로 대화해야 할 것을 권하고 있으며, 과학과 종교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님을 역설하고 있다.
글: 김중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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