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을 1회 남겨둔 드라마 <구해줘>가 마지막까지 '고구마' 전개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가운데, '한국형 이단'의 적나라한 민낯을 보여주는 이 드라마를 통해 한국교회가 성찰해야 할 바를 진단한 칼럼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본지 '브리콜라주 인 더 무비' 코너에서 영화평론을 하고 있는 박욱주 박사는 세 차례에 걸쳐 드라마 <구해줘>를 분석했다. 박 박사는 마지막 편에서 "정통을 기반으로 이단들을 분별하고 경계하기 위해서는, 한국교회의 올바른 실천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욱주 박사는 "오늘날 한국의 기독교 계열 이단들은 드라마 <구해줘>가 묘사하는 것처럼 전형적인 사교(邪敎)집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기독교인들과 교회 밖 일반 대중의 관점으로 볼 때 기독교의 이단판정이 갈수록 설득력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한국 정통 기독교회의 여러 불의한 모습들이 혹세무민을 자행하는 이단들의 부도덕한 행태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던 것이 하나의 큰 원인이다. 여기에 더해 이단판정 기준에 일관성이 없었던 것도 주된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박사는 "이단의 문제는 오직 친구의 위험을 돌아보는 '촌놈 4인방'의 의협심에 의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 <구해줘>가 전하는 메시지"라며 "극적 요소의 측면으로만 본다면 통쾌함이 느껴지는 결론이지만, 기독교인 입장에서 볼 때는 다소 씁쓸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어느덧 우리 사회가 이단 문제 대처에 있어 정통 교회에 문의하기보다, 세속적인 자구책 마련에 힘쓰는 것을 더 적절한 방안으로 여긴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라며 "이단 문제 파악에 있어 정통교회의 분석보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보도를 더 신뢰하는 모습이 이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그만큼 교회들이 이단 대처에 있어 무능하다고 인식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구선원이 베푼 잔치에서 사람들과 즐거움을 나누는 이단 사역자 강은실. 사회가 병들수록 이단과 변종 종교가 주는 위로에 빠져드는 영혼의 수는 늘어난다. |
박욱주 박사는 "결국 한국 기독교 정통 교단들의 이단 대책 정상화는 질적 성장을 위한 교회개혁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며 "단순히 머리로만, 즉 교의의 지적 정통성 여부를 분별하는 방식으로만 이단에 대응하려는 시도는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통 교단들이 각각 수호하고 있는 믿음의 내용을 진정한 정통으로 입증하려면, 중심(heart)과 삶(life) 전체가 그 믿음의 내용에 합치되어야 한다"며 "내세보다 현세를 수긍하는 것이 지배적 시대정신이 된 오늘날에는, 올바른 실천의 필요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더 강조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구해줘>의 사악한 교주 백정기를 통해, 도덕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개신교 정통 교단 측 목회자들의 모습을 떠올려 보지 않은 시청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라며 "올바른 실천의 회복과 갱신 없는 바른 교리 수호 노력은, 결국 겉도는 방안으로만 남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