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이 2017년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사흘간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동성애자 커플에게 합법적으로 결혼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 즉 동성결혼 법적 허용에 대해 물은 결과, 34%가 '찬성'했고 58%는 '반대'했으며, 8%는 의견을 유보했다.
지난 2001년 같은 조사에서는 찬성 17%, 반대 67%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는 2년 6개월 전인 2014년 12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동성결혼은 2013년 4월 뉴질랜드와 프랑스를 비롯해 미국 여러 주에서 합법화가 이뤄져, 2014년 화제가 된 바 있다. 우리나라도 그 영향을 받아, 동성결혼 법적 허용 찬성 의견이 2013년 4월 25%에서 2014년 12월 35%로 늘었다.
동성결혼 허용은 결혼을 앞둔 세대인 20대에서 찬성(66%)이 반대(29%)를 앞질러 우려를 사고 있다. 다행히 30·40대, 50대 이상에서는 반대가 각각 50%, 70%를 넘었다.
◈동성애, 후천적 > 선천적
동성애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인지, 아니면 후천적으로 그렇게 되는 것인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도 질문했다. 그 결과 '선천적'이라는 응답은 28%에 불과했고, '양육이나 사회적 환경에 의해 길러진다(후천적)'는 대답이 절반에 가까운 49%였다, '양쪽 모두에 영향 받는다'가 13%, 10%는 의견 유보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동성애를 '선천적'이나 '양쪽 모두'라고 보는 사람들이 좀 더 동성애 전반에 개방적 태도를 보였다.
지난 2001년 조사에서는 '선천적' 18%, '후천적' 47%, '양쪽 모두'가 24%였던 것과 비교하면, 응답자 중 '선천적 영향' 이 10% 늘고 '양쪽 모두'가 11% 감소했다.
남성 또는 여성끼리의 동성애도 사랑이라고 보는지도 물었다. 이에 56%는 '사랑의 한 형태', 35%는 '그렇지 않다'고 각각 답했으며, 9%는 의견을 유보했다.
'동성애=사랑' 응답은 연령대가 낮을수록(20대 81%, 60대 이상 27%), 동성애를 선천적으로 보거나(281명) 양쪽 모두 영향을 받는다고 볼수록(131명) 높았다. 동성애를 '후천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493명)은 그렇다(45%)와 그렇지 않다(47%)로 팽팽하게 갈렸다.
동성결혼 법적 허용 찬성자(339명) 중에서는 90%, 반대자(583명) 중에서도 35%는 '동성애=사랑의 한 형태'라고 답했다.
◈취업 기회, '일반인과 동일' 90%... 차별에는 대부분 '반대'
동성애자의 취업 기회에 대해 물은 결과 '일반인과 동일한 취업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응답이 90%를 차지했다. '그래선 안 된다'는 7%였으며, 3%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러한 의견은 2001년 69%→2014년 85%→2017년 90%로 늘었으며, 반대는 21%→11%→7%로 줄었다.
동성결혼 법적 허용을 반대하는 사람들(583명)도 86%가 이에 동의했다. 동성애에 대한 개인적 호오(好惡)나 이해 여부와 타인에 대한 인권 존중 문제는 별개라는 것으로, 기독교계의 동성애 반대 이유가 '혐오나 차별'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직장 동료가 동성애자임이 밝혀져 해고된다면 이것이 타당한 조치인지 여부에도 12%만이 '타당하다', 81%가 '타당하지 않다'고 답했다. 7%는 의견을 유보했다.
한국갤럽은 이번 조사 실시 이유에 대해 "5월 24일 대만이 아시아 최초로 동성결혼을 허용한 나라가 됐고, 같은 날 우리 군사법원은 전역을 앞둔 한 장교에게 동성애를 이유로 징역형을 선고했다"며 "이를 계기로 현 시점 한국인은 동성결혼 합법화와 동성애자 취업, 동성애 영향 요인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