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집 앨범 'The Very First(2005)' 발매와 동시에 골든디스크상 신인상(2006)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실력파 여성보컬 그룹 가비(歌妃)엔제이(Gavy NJ). 지난 3월 29일 오후 잠실의 한 카페에서 가비엔제이 출신의 장희영(본명 장다원)과 인터뷰를 가졌다.
장희영은 2005년 가비엔제이 1집 앨범으로 데뷔해, 최근 '복면가왕', '불후의 명곡' 등에 출연하며 화제가 됐다. 드라마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 '백년의 유산', '천명', '왔다 장보리' 등 여러 OST 작업에도 참여했고 지난 3월 30일에는 싱글 앨범 '취하지도 않네요'를 발매했다. 다음은 그녀와의 일문일답.
-가비엔제이 기억하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혹시나 모르실 분들을 위해 어떤 팀이었는지, 최근 근황을 간략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가비엔제이는 2005년에 데뷔했어요. 저는 8년간 가비엔제이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솔로로 활동 중이예요. 장희영이란 예명으로 활동한지는 4년이 됐네요. 지금의 가비엔제이는 새로운 멤버들(제니, 건지, 서린)이 하고 있어요. 원년 멤버들도 워낙 실력이 좋았는데, 새롭게 온 친구들도 실력이 있고 정말 잘하더라고요. 원년 멤버랑 새로운 멤버들이 다 모이면 7명 되요. 원년 멤버들 중에 연기 쪽 준비하는 멤버도 있고, 아프리카 BJ로 활동하는 멤버도 있고, 다른 소속사와 계약하신 분도 계시고, 개인 소속사가 있는 분들도 있고..., 일단 다 꾸준히 음악활동을 하고 있어요."
-MBC '복면가왕'에서는 '진주소녀'로 나오셨고, KBS 2TV '불후의 명곡'에도 출연하셨지요?
"복면가왕 100회 때 출연했는데, 예능은 오랜만이었어요. 감회가 새로웠고 긴장을 많이 했어요. 가면 쓰고 하면 답답하지만, 재밌고 분위기도 좋았어요. 사람들이 맞출 듯 못 맞출 듯한 것이 재미있더라고요. 저도 배우들은 잘 못 맞추겠지만 가수들은 특징이 있으니 맞출 수 있어요.
'불후의 명곡'에 처음 나간 것은 보컬리스트 특집 때예요. 총 3번 나갔었어요. 한 번은 신승훈 선배님 특집에, 그 다음에는 7080 특집에 나갔어요."
-신앙은 언제부터 갖게 되셨나요.
"전 모태신앙이란 말을 교회 목사님이 쓰지 말라고 하셔서 잘 안 쓰지만(웃음), 어릴 때부터 다니던 교회를 계속 출석하고 있어요. 어릴 땐 아이들이랑 노느라 교회를 안 간 적도 있는데, 그때마다 어머니께서 너무 꾸준히 새벽기도회를 가셔서 제가 변하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가수 나얼 선배님 등과 함께하는 성경공부 모임에 오래 참석했어요. 거기 가면 예술하는 분들, 작곡하는 분들, 배우들 등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지요. 전 학교 동기 때문에 가게 됐는데, 2년 반 정도 같이 성경공부를 했어요. 그 모임을 통해 성경을 바로 보게 됐죠.
어릴 때는 아무 이유 없이 교회를 갔었는데..., 사실 부모님은 교회를 다녀야 하는 이유에 대해선 알려주지 않으셨어요. 목사님께 물어보려면 왠지 망설여지고, 물어보면 안 될 것 같고 그랬는데, 모임에 참석하신 분들께는 편하게 물어볼 수 있었고 실제로 많은 대답을 해 주셨어요. 교회를 다녀도 힘들고 문제들이 있잖아요. 지금 전도할 능력은 안 되지만, 왜 교회를 다녀야 하는지 알게 됐어요. 이것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달까요."
-지금도 꾸준히 성경공부를 하고 계신 건가요?
"지금은 바빠서 쉬고 있어요. 성경공부를 할 때, 전도서면 전도서, 계시록이면 계시록, 챕터별로 공부를 하니까, 빠졌다가 가면 갑자기 6장을 하고 그러니까 뒤쳐졌어요. 그래서 집에서 혼자 성경공부를 했는데, 못 따라 가겠더라고요. 바빠서 못하는 것도 맞고요. 지금 나사렛대 실용음악과에서 아이들도 가르치고, 홍익대에서 공연예술 공부도 시작했고, 회사도 다니고 있지요. 회사 가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학교를 가요. 주일은 되도록 스케줄을 안 잡아요."
-그렇군요. 교회에서 초청도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저희 교회 목사님이 저를 정말 잘 아세요. 목사님이 권사님인 어머니께 특송을 계속 부탁하시지만, 직접적으로 제게 말하진 않으세요. 왜냐하면 제가 무대는 괜찮은데, 단상에만 올라가면 긴장을 하거든요. 무대와는 확실히 달라요. 어릴 때 교회 단상에서 합창단을 했는데, 너무 많이 떨고 울면서 중간에 뛰어 내려갔다가 혼난 적이 있었거든요. 그 트라우마 때문인지, 어려워요.
딱 한 번 교회에서 단상에 서서 노래한 적이 있어요. 건대 쪽에 살고 있었는데, 신림동에 있는 저희 교회까지 못 가게 됐어요. 그래서 잠깐 온누리교회를 다니면서 유치부 교사를 했는데, 선생님과 전도사님이 부탁을 하셔서 어쩔 수 없이 단상에 섰죠. 그때 부른 찬양도 혼자한 건 아니고, 뒤에 코러스가 있었어요. 크리스마스 칸타타로 불렀어요."
-재즈피아니스트 곽윤찬이 찬송가를 편곡한 '아이엠멜로디(I am melody)' 음반에 김범수, 다이나믹듀오, 조승우, 나얼 등 세계적 뮤지션들과 함께 녹음을 하셨던데요.
"저는 '아이엠멜로디' 3집에 한 번만 참여했어요. 유명한 많은 분들과 함께 했지요. 회사에서도 흔쾌히 허락해 주셨어요. 진짜 하나님이 하신 거였어요. 영광이었지요. 그때 '샘물과 같은 보혈로(There Is A Fountain Filled With Blood)'를 불렀어요. 속죄에 대한 찬송입니다.
아이엠멜로디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친구가 동갑의 여성이었는데, 전혀 모르는 유명한 해외 뮤지션들에게 일일이 이메일을 보내 연락하고 섭외해서 음반이 나왔어요. 아는 사이도 아니었는데, 진짜 대단했지요. '아이엠멜로디'란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정말 진심을 담아 이메일을 보내서 크리스천이 아닌 분들도 다 마음에 감동을 받으셨대요. 코러스도 정말 유명한 분이 해 주셨죠. 절대 인맥이 아니었어요. 정말 놀랐어요. 그 친구가 뮤직 비즈니스 전공을 해서 그런지 달란트가 넘치더라고요.
기회가 있으면 또 하고 싶어요. 사실 저뿐 아니라 많은 가수들이 기대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 때가 마지막이라고 하셔서... 한 번 더 하실 생각이 없는지 곽윤찬 선생님께 여쭤봐 주세요(웃음). 참여한다는 자체가 제게 너무 감사한 기회였어요."
-CCM 앨범 발매도 생각이 있으신지요?
"개인적으로 CCM과 찬송가가 다르단 생각이 있어서... CCM은 생각이 없어요. '아이엠멜로디' 때도 고심을 하고 녹음을 했어요. 그때는 뭔가 다짐이 있었는데, 찬송가는 좀 생각이 있어요."
-드라마 OST를 무척 많이 부르셨더라고요.
"OST를 부를 기회조차 없는 경우가 많은데, 기회가 있단 것이 정말 감사해요. 최근에는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 드라마 OST를 했어요. 그 전에는 '왔다 장보리', '천년의 유산' 등을 했죠. 월화·수목 미니시리즈 드라마보다는, 어머님들이 주로 시청하시는 시간대의 OST를 많이 부른 것 같아요. 그래서 어른들이 제 곡을 더 많이 아세요. OST는 보통 1주일 전에 멜로디를 주시고, 녹음 당일날 가사를 주세요. 가사가 바뀌면 다시 주기도 하시고요. 그렇다 보니 OST는 베테랑이 아니면 부르기가 힘든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이걸 갑자기 하다 보면 '내 직업이 가수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담배가게 아가씨> 등 뮤지컬에도 도전하셨는데, 연기를 배우셨나요? 앞으로도 하실 예정이신지.
"연기 연습은 따로 하지 않고, 배운 적도 없었어요. '담배가게 아가씨'는 작년 2월 대학로에서 소극장에서 했어요. 지금은 공부도 하고 있고, 앞으로 더 하고 싶어요. 드라마와 음악이 합쳐졌다는 점에서, 뮤지컬의 매력이 너무 많아요. 뮤지컬은 2시간이 주어지는데, 음악을 하다 보면 3-4분 동안 가사에 내포된 것을 다 표현해야 하잖아요. 뮤지컬이 더 쉽단 얘긴 아니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가요가 더 어렵다고 생각해요."
-팀으로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신앙과 부딪히거나 힘든 일들이 없었나요?
"그렇게 힘든 일은 없었고요. 그냥 협찬이고 패션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해골(?) 같은 무늬의 옷을 받을 때가 있어요. 하지만 저는 연예인이고 공인이니까, 그걸 입는 순간 사람들이 따라할 수 있는 위치에 있잖아요. 그 점에 있어 조심스러웠고, 스스로도 조심했어요. 안 입겠다고 한 적도 있었지요. 제가 조금 고지식해요(웃음).
그리고 리더를 맡았을 때, 멤버들 중 힘들 때만 교회 가는 사람도 있고, 안 다니는 사람도 있었어요. 하지만 멤버들과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항상 손을 잡고 기도했었어요. 그렇게 무대 전에 같이 기도하면 힘이 났어요.
연예인을 하다 보면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기도 하는데, 그런 제가 '하나님이 든든한 빽이다'라고 생각하기까지 어머니의 도움이 컸어요. 하나님을 잘 믿을 뿐 아니라, 제게 소홀히 하시지도 않으셨거든요. 제가 사람 때문에 힘들고, 음악을 하다가 지치고 포기하고 싶었을 때, '그래도 이걸 주신 것이 얼마나 감사한가' 그런 마음을 갖게 도와주셨어요. 그리고 전 사실, 미술을 하고 싶었거든요(웃음). 그래서 노래를 잘 한다고 하면 오히려 작아지는 느낌도 들어요. 아직도 만드는 것이 좋고, 가르치는 걸 좋아해요."
-마지막으로 비전(?)에 대해서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비전은 좀 광범위한데요(웃음). '건강한 음악'을 하고 싶어요. 병들지 않은 음악이요. 제가 인간의 '희로애락' 중 '슬픈 감정'을 끌어내고 극대화하는 노래들을 많이 불렀어요. 제게 주신 달란트라 열심히 불렀고, 싫은 것도 아니었지만, 노래를 따라 감정이 같이 가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런 장르를 너무 많이 부르다 보니, 한때는 우울했어요. 처음엔 그렇게 슬픈 음악을 하다가, 가비엔제이 활동을 하면서 기쁜 음악을 많이 불렀었죠. 슬픈 감정을 끌어낼 때도 있겠지만, 기쁘고 즐겁게, 좋은 감정으로 할 수 있는 그런 음악을 하고 싶어요.
또 언젠가 결혼을 하고 나면, 음악이 하고 싶지만 사정 때문에 하지 못하는 친구들에게 음악을 가르쳐 주고 싶어요. 처음엔 미술을 가르쳐 주고 싶었어요(웃음). 정말 어렵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재능기부를하고 싶어요. 특별히 소망의집처럼 한국에 있는 불우한 아이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어요. 매년 신림동에서 연탄배달을 하고 고등학교 때도 봉사활동도 많이 갔거든요.
그리고 지금은 단독콘서트를 통해, 소통할 자리를 준비하고 있어요. 작년부터 많으면 100명 정도의 공연장에서 소규모 공연을 해 왔어요. 관객과 소통하며 1시간 반 정도 되는 공연을 꾸준히 하려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