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10일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를 파면하는 결정을 내린 가운데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와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정서영 목사)이 각각 성명을 발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고 이제는 국민 통합을 위해 힘써야 할 때임을 강조하면서 오는 5월에 실시될 것으로 유력한 대선을 차분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교연은 "이제는 분노와 울분과 격정을 내려놓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라며 "탄핵심판 이후 거대한 혼란과 파멸을 선택할 것인가,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민주주의를 한 단계 도약시킬 것인가는 광장에서 대결한 탄핵 찬반 지지자들의 손에 달려있지 않다. 우리 대한민국 공동체 모두에게 달려있다. 오늘의 결과는 그 누구의 승리도 패배도 아니"라고 밝혔다.
한기총은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 앞에는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면서 "특별히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상황을 놓고 다함께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법을 엄격히 준수하고 국민을 행복의 미래로 이끌어갈 지도자를 선정하기를 요청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 성명 전문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인 만장일치로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지만, 국민 모두는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며 그 결과를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또한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 앞에는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
이제 대통령 궐위에 따라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 헌재가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면서 인정한 '국민주권 위반과 법치주의 위반' 부분에서 알 수 있듯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며, 대통령 역시 국민을 섬김의 자세로 대해야 할 뿐 아니라 그 공무는 투명하게 공개돼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앞으로 선출될 지도자는 겸손히 국민을 섬기며, 국민을 위해 일하는 지도자가 되기를 기대한다. 대통령은 국민 위에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이 양도한 권한으로 국민의 뜻을 대행하는 자리이다. 섬김의 마음과 자세를 잃어버린다면 다시금 소수에 의해 다수의 국민이 희생을 당하는 일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는 정치, 이념, 지역, 세대 등의 모든 갈등을 봉합하고 국민대통합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특별히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상황을 놓고 다함께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법을 엄격히 준수하고 국민을 행복의 미래로 이끌어갈 지도자를 선정하기를 요청한다. 위기를 기회로 삼고, 희망의 대한민국을 열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2017년 3월 10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대립과 반목을 끝내고 화합과 통합을 시작하자
헌법재판소가 오늘 11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을 가결했다. 이로써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야기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법적 심판이 종결됐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파면 결정은 우리나라 헌정사상 최초이자 매우 불행한 역사로 기록되게 됐다.
이제는 국민 각자의 손에 들려졌던 촛불을 끄고 태극기를 내려야 할 시점이다. 92일간의 탄핵정국의 마침표는 반목과 대결을 접고 화합과 통합으로 나아가는 노력에서 방점을 찍어야 한다. 촛불도, 태극기도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같은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이 땅에 보수도 진보도 다 오늘의 민주주의를 꽃피운 주인공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이제는 분노와 울분과 격정을 내려놓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이다. 탄핵심판 이후 거대한 혼란과 파멸을 선택할 것인가,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민주주의를 한 단계 도약시킬 것인가는 광장에서 대결한 탄핵 찬반 지지자들의 손에 달려있지 않다. 우리 대한민국 공동체 모두에게 달려있다. 오늘의 결과는 그 누구의 승리도 패배도 아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국민이 흘린 피의 대가로 이룩되었다. 지금 뜻을 달리하는 사람들도 민주주의를 이룩하는 과정에서는 한목소리를 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렇게 뜻을 합쳤던 결과가 오늘날의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동안 여야 정치인들은 탄핵정국 와중에 국민을 내 편 네 편으로 가르고 갈등을 부추기는 데 앞장서 왔다. 그러나 오늘부터는 달라져야 한다. 이제 여야 정치인들은 국민통합을 위해 서로 손을 맞잡고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길 바란다.
주말마다 광장에 집결했던 시민사회도 대결과 반목을 접고 화합의 손을 맞잡음으로 그 누구도 패배하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길 바란다. 종교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음을 깊이 자성하고 우리 사회의 깊은 갈라진 골을 메우고 상처를 보듬어 치유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우리 모두는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며, 오늘 이 시간부터 달라져야 한다. 오늘은 역사적으로 끝이자 시작의 날이기 때문이다. 국민 모두의 분열과 대립, 혼돈을 끝나고 화합과 통합의 밝은 미래를 시작하는 첫날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2017. 3. 10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