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가이자 찬양사역자인 박종호가 간암 수술 후 약 9개월 만인 지난 13일, 다시 무대에 올랐다. 서울 여의도침례교회에서 드린 감사예배 '초심'(初心)을 통해. "이렇게 살아나서 찬양할 수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는 그의 말이 참석한 모든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이날 감사예배에는 박종호 뿐만 아니라 그의 친구이자 동역자인 고형원, 최덕신, 송정미, 좋은 씨앗, 메리제인 등 내로라하는 찬양사역자들이 참석해, 기적처럼 다시 돌아온 그를 축하했다. 박종호는 첫 곡으로 '여호와 우리 주여'를 열창했다. 

최덕신은 지난해 5월 박종호와 함께 공연했던 때를 떠올리며 "함께 기도하면서 같이 집회를 했는데, 불과 1년이 되기 전에 다시 같이 서서 찬양할 수 있게 됐다"며 "이건 기적이다. 이미 기적이다"라고 했다.

박종호는 암을 치료하던 때를 회상하기도 했다. "중환자실에서 면회도 안 되는 무균실로 이동하게 됐다"는 박종호는 "두려움에 무균실에 들어가기 전 낱낱이 기도제목을 전했고, 기도와 사랑을 많이 받았다"며 "무균실 안에서 나를 위한 기도가 마치 내 몸을 만지는 것 같았다"고 했다.

그리고 이어진 16시간의 대수술. 여기에는 박종호만 있었던 게 아니었다. 그의 막내 딸 박지윤이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 일부를 잘라냈다. 박종호는 "아버지가 돼서, 부모가 돼서 자식을 위해 죽을 수 있다는 건 알았다. 그런데 자식이 아버지를 위해 대신 죽었다"고 딸을 향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박종호는 "병실에서 그토록 울부짖으며 묵상한 찬양"이라며 '얼마나 아프실까'라는 찬양을 불렀다. 아래는 이 곡의 가사.

얼마나 아프실까 하나님은 마음은
인간들을 위하여 아들을 제물로 삼으실 때
얼마나 아프실까 주님의 몸과 마음
사람들을 위하여 십자가에 달려 제물되실 때
얼마나 아프실까 하나님 가슴은
독생자 주셨건만 인간들 부족하다 원망할 때
얼마나 아프실까 주님의 심령은
자신을 주셨건만 사람들 부인하며 욕할 때

여의도침례교회에서 2월13일 감사예배 ‘初心’. ⓒ박종호 페이스북
여의도침례교회에서 2월13일 감사예배 ‘初心’. ⓒ박종호 페이스북

 

박종호 는 또 며칠 전 '이렇게 은혜로 살려주셨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 거예요'라는 질문을 받았다며, 수술 후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수술 후 평소 알고 지내던 천안의 한 교회 목사에게 전화를 했다는 박종호. 그의 목소리를 알아들은 이 목사가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렸고, 천안 호두과자 20박스를 들고 자신을 찾아왔다는 것. 그리고 교회를 찾았더니, 교인들이 모두 울었다고 했다. 이 교인들이 그를 위해 매주 기도했던 것이다.

박종호는 "내게 사랑을 베풀어주시고 기도해주신 분들 앞에 이 사랑을 돌려드리자. 그것 밖에 없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 어떻게 살지를 고민했는데, 이 경험을 통해 하나님이 제게 응답을 주신 것 같다"고 했다.

"종호야, 너무 울지 말고, 쳐져있지마. 그 동안 잘했어. 30년 동안 잘했어!"

이에 박종호는 "선교사들 돕고 싶었다. 특히 암에 걸린 선교사들의 치료를 돕고 싶다"며 "하나님이 하실 수 있도록, 하나님과 같이 의논하며 하고싶다"고 했다.

또 그는 "이 음악을 통해 10년, 20년 후에도 (자신처럼) 누군가 살아날 수 있도록, 그 은혜가 임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날 감사예배에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자신의 최신 음반을 선물했다.

박종호는 "이 노래밖에 드릴 고백이 아무것도 없다. 나의 나 된 것은 다 하나님의 은혜"라며 마지막 곡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불렀다. 아래는 이 곡의 가사.

나를 지으신이가 하나님
나를 부르신이가 하나님
나를 보내신이도 하나님
나의 나된것은 다 하나님 은혜라
나의 달려갈길 다가도록
나의 마지막 호흡 다하도록
나로 그 십자가 품게 하시니
나의 나된것은 다 하나님 은혜라
한량없는 은혜 갚을 길 없는 은혜
내 삶을 에워싸는 하나님의 은혜
나 주저함없이 그 땅을 밟음도
나를 붙드시는 하나님의 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