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 실시된 선거에서 45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었다. 다들 이번 선거처럼 후보를 선택하기가 어려웠던 적은 처음이었다고 한다. 선거일이었던 8일에 주유소에 갔을 때였다. 개스를 넣고 있는 직원에게 별 생각없이 두 후보 중에 누가 더 좋냐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난 둘 모두가 싫다. 이제 정말 캐나다로 이민 가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는 것이었다. 정말 이번 선거는 의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를 찍어야 하는 선거가 아니라 누구를 찍지 말아야 하는 어려운 선거였다. 이런 혼동은 특히 그리스도인 한인 유권자들에게 더 심했을 것 같다.
신앙의 양심으로는 왠지 트럼프가 소속된 공화당이 나아 보이지만 소수민족이라는 자체가 힐러리를 찍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조사에 따르면 두 입장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면서도 한인들의 대다수는 후자를 선택했다. 미주 중앙일보의 10월 5일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를 찍겠다고 응답한 한인은 10%에 불과한 반면 힐러리를 찍겠다는 한인은 63%나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트럼프가 당선된 이번 개표 결과는 한인 동포사회에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가능한 빨리 이 충격에서 헤쳐 나와야 한다. 결코 하나님께서 실수하셨기 때문에 트럼프가 당선된 것이 아니라 이 상황도 그 분의 섭리 속에 있기 때문이다. 비록 우리 한인 동포들과 조국 경제에 타격이 예상되더라도 이 결과를 주신 분은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이신 것을 인정해야 한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것은 동전의 양면처럼 위기와 기회라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이번 대선결과는 영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분명 새롭고 긍정적인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난 8년에 가까운 재임기간 동안 미국의 기독교는 기본 가치를 위협받아 왔다. 물론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저소득층의 의료 혜택, 인종차별방지를 위한 공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동성결혼의 합법화로 성경적인 결혼관이 깨지고, 종교다원주의의 명분하에 사회가 급속히 이슬람화 되었다. 그래서 성경대로 살기 위해 메이플라워 호를 타고 온 청교도들의 신앙 위에 세워진 국가에서 이슬람교도들은 알라의 이름으로 마음껏 기도하지만 오히려 그리스도인들은 공공장소에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것조차 불법으로 간주되는 역차별을 받게 되었다. 낙태에 대한 관용적인 정책으로 이미 6천만 명의 아기들이 엄마의 자궁 속에서 살해당했다. 더욱이 보수와 진보, 양쪽의 정치적 입장을 존중해야 될 국민의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이 한 표 차이로 동성결혼을 통과한 날 백악관을 무지개색 조명으로 밝힌 것은 지나친 편파적 행동이었다고 본다.
한 지난 2월에 사망한 스칼리아 연방대법관의 후임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진보 진영에서 세우려 했던 것은 기울어져 가는 미국의 기독교적 가치를 이제는 완전 회귀불가능의 상태로 몰아가는 무서운 시도였다. 하지만 이번 트럼프의 공약 안에는 낙태를 반대하는 생명윤리와 성경적인 결혼관 존중, 그리스도인들의 역차별 금지에 대한 조항 등 그동안 위협받던 기독교의 기본 정신과 가치를 회복하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다행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는 아직은 성숙한 크리스천이 아닌 것 같다. 영향력 있는 방송 진행자인 제임스 돕슨 목사님은 트럼프를 "베이비 크리스천"이라고 말한다. 믿음은 있지만 아직 어떻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지가 미숙하기 때문에 "아기 신앙"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그의 이런 말과 행동의 실수를 자주 목격했다.
따라서 우리 크리스천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세워진 뒤에는 더욱 하나님을 경외하는 성숙한 리더로 변화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 또한 요셉과 다니엘이 각각 애굽과 바벨론의 총리 대신으로 세워져 바로 왕과 느부갓네살 왕에게 지혜로운 조언을 준 것처럼 트럼프의 내각에 하나님 앞에 신실한 리더들이 참모진으로 세워져 바른 조언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간절히 중보해야 한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