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남북 정상회담을 갖는다는 정부의 8일(한국시간) 공식 발표에 대해 아프간 피랍자 가족들은 당혹감과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피랍자 가족들은 정부가 국민 21명이 생사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사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보다 남북정상회담을 발표해 국민적 관심을 분산시키는 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피랍자 서명화·경석 남매의 아버지 서정배씨(57)는 8일 “오늘 회담 개최를 맨 처음 발표한 사람이 백종천 안보실장이더라. 대통령특사를 보냈을 때 '뭔가 해결되겠구나' 기대했는데 특사로 아프간 갔다 와서 한마디 말도 없고 가서 얻은게 뭐냐”고 말했다. 또 “남북 정상회담도 열려야 하지만 지금은 21명의 생명이 귀중한 때인데…”라며 “너무 너무 서운하다”고 섭섭함을 감추지 못했다.

피랍자 가족들은 지금 협상 과정 속에 있고 여론을 고려해 말을 삼가고 있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남북 정상 회담을 발표한 것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다스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이번 피랍 사태는 9일 열리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평화 지르가 회의에 의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미, 아프간 양국 정상회담에서 탈레반을 맹비난하며 테러범과 인질범에는 협상할 수 없다는 기존 원칙을 확인하며 별다른 성과가 없었기에 이날 열리는 평화 지르가 회의에서 뭔가 돌파구가 나올길 기대하고 있다.

평화 지르가는 지난해 9월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합의한 회의이다.

양국 정부 관계자와 부족장, 성직자 등 7백여 명이 모여 탈레반 테러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고 함께 이번 피랍 사건도 다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