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렬 박사
김충렬 박사

노인상담은 노인에 대한 특성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편이다. 상담은 대상에 따라 기초이해를 기반으로 하여 이루어진다. 그 중에서도 노인상담은 노년기의 특성에 가장 기초되어 이루어지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노인의 심리적 특성이나 사회적 관계특성이 매우 고려 고려되어 상담이 진행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상담자는 노년기의 특성에 대하여 사전 지식을 갖는 것은 상담에 진전을 가져오게 만들 것이다. 특히 노인의 내향성이나 수동성, 경직성이나 조심성, 과거지향심리에 따른 옛것을 고수하려는 경향, 인생에 대한 허탈과 부정적 생각 등을 유념하는 것이 상담진행에 도움이 된다. 노인상담은 다음과 같은 요령으로 진행할 수 있다.

 

1. 성실한 경청의 자세를 유지하라

성실한 경청의 자세는 노인상담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방법이다. 노인들에게는 무엇보다도 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은 상담에서 경청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점이기도 하지만, 특히 노인상담에서 경청이 더 많이 작용한다는 점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상담자는 노인에게 성실하게 경험하여 줌으로써 노인이 마음을 열게 하는 특성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1) 성실한 경청의 특징

경청은 상담에서 대단히 중요한 요건으로 누차 강조되었다. 상담에서의 경청이란 단순히 듣는 것만이 아닌 내담자의 존재를 수용한다는 암묵적인 의미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상담에서도 경청이 강조되는 측면이 있다.

유대인의 지혜를 모은 《탈무드》에서 신은 어째서 인간에게 두 개의 귀를 갖게 하시고, 입은 하나 밖에 만들어 주지 않으셨을까. 그것은 말하는 것보다 두 배를 들으라는 것을 신께서 가르치시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말이 자신의 입안에 있는 한은, 자신은 말의 주인이지만, 말이 입 밖으로 나간 버린 후에는 그 말의 노예가 될는지도 모른다. 인간은 입 때문에 망하는 수가 종종 있지만 귀 때문에 망하는 일은 없다는 말도 있다. 이것은 모두 경청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는 때로 상대방으로부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그것은 들어준다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지어 이런 경청의 문제는 살인 피의자들에게서 나타난다고 한다. 10대의 살인 피의자가 성장과정에서의 상처를 털어놓고 나서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간 살아오면서 누군가가 자기 얘기에 귀 기울여주며 지지해준 적이 없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것은 범행의 원인을 캐며 잔인한 범죄자로 낙인찍기에 몰두하기보다 심리적 치유에 관심을 쏟는다면, 이들의 남은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것은 물론 모든 것이 끝난 상황에서 자포자기 상태로 한 말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고, 혹은 범죄심리 전문가에게 완전히 넘어간 후의 체념 섞인 말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적어도 마음 한 구석에 오랫동안 갈구했던 욕구의 표출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는 것으로 즉, 귀를 기울이면 마음을 얻는다는 뜻이다.

이런 경청의 원리는 상담에서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내담자는 할 말이 많은데 비해 자신의 말을 누구도 진지하게 들어주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인상담에서는 이 경청을 상담의 최우선에 두어야 한다. 그것은 노인심리와 관계되는 것으로 성실하고도 진지한 경청을 통해 내담자인 노인의 존재를 수용하고 마음의 문을 여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을 단적으로 표현하면, 노인에게는 자신의 말을 들어줄 사람마나 필요할 뿐이라고 말할 정도이다.

2) 성실한 경청의 방법

노인은 심리적으로 대화 상대자에게 자신에의 경청을 요구하는 특성이 있다. 이때 상담자는 노인의 별 중요하지 않는 말, 상담문제와 거리가 있는 말로 생각된다고 해도 일단 성실하게 경청함으로써 노인으로 하여금 상담에 긍정적인 자세로 임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상담자는 경청의 방법에서 경청의 긍정적인 측면을 활용해야 한다. 그것은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닌 노인의 말에 긍정을 표시하고 맞장구를 치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포함한다. 이때 대화에 상담자는 대화에 어울리는 간단한 질문을 하는 것은 상담의 원활한 진행에 도움이 될 것이다. 노인상담에서는 원활한 진행이 중요하다. 여타의 상담에서는 대개 상담자의 재량을 발휘하여 진행하면 어려움이 없는 편이지만, 노인상담의 경우에는 노인이 갖는 특이성 때문에 그런 일반성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고집이 센 노인의 경우에는 자신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동조하지 않는 분위기가 체감되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기 일쑤이다.

이런 점에서 상담자는 노인상담에서 자신이 현실적으로 노인의 문제에 대하여 아무리 좋은 묘안과 방법, 대안과 대책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상담이 진행되지 않을 때는 별도리가 없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원활치 못한 상담진행의 결과는 효과적이지 못할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노인상담에서는 경청이 중요성을 갖고 있으며, 또한 성실한 경청으로 첫 출발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2. 공감적 이해를 표시하라

공감은 상대방의 말에 동의를 해주는 태도이다. 상대방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하고, 또 그런 상대방의 말이 옳다고 수긍하는 것이다. 그것은 상대방의 말에 대해서 그 진위여부를 가리려는 태도를 지양하고, 그것을 옳다고 수용하려는 태도이다. 이런 이유로 노인상담에서는 공감적 이해가 중요하게 작용하게 된다. 상담자가 공감하는 태도를 가질 때 노인과의 대화에서 진정으로 마음이 교류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1) 공감적 이해의 특징

공감적 이해란 노인상담의 두 번째로 중요한 요건이다. 경청이 들어 주는 태도에 관련된다면 공감은 노인의 깊은 존재이해와 관련된다. 특히 노인은 그 특성상 타인의 설득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상담자는 노인의 말에 해석을 삼가하고 공감적인 이해를 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감이란 경청을 바탕으로 하는 특성이 있다. 공감이란 귀를 열어서 듣는 것이 일단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순히 귀를 연다는 것만이 아니라 마음을 열어서 듣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 마음을 연다는 오픈 마인드(Open mind)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이 표현의 의미는 공감의 실천 방안을 제시하기에 어렵다는 점이 내포되어 있다. 이런 점에서 경청 의 방법은 귀를 열어서 마음으로 듣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들어도 말하는 이가 마침표 찍을 때까지 끝까지 들어주어야 하는 것이 진정한 경청이기 때문이다.

목소리가 커지고 언쟁이 벌어지는 경우를 보면 십중팔구 상대방 말을 끝까지 듣는 경우는 없다. 반드시 중간에 상대방 말을 끊고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천편일률적으로 이렇게 말 끊기 시합이 벌어진다.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탁구공처럼 또 다른 내말이 오간다. 그것은 진정한 경청이 아닐 뿐 아니라 진정한 공감도 아니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진정한 공감이란 상담자의 기준을 뒤로 한 채 내담자의 말에 동의해 주는 것이다. 내담자는 상담자로부터 이해받고 있다고 느낄 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프로이트는 상담자는 공감을 통해서만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고, 또 상대방의 마음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을 것이다.

2) 공감적 이해의 방법

노인상담에서 공감은 두 번째로 중요하다고 했다. 노인은 어떤 말이든 상담자가 일단 수용해 주기를 원하고 자신의 말에 공감해 주기를 바란다. 이러한 공감을 통하여 노인은 일단 자신이 충분히 이해되고 있으며, 수용 및 포용되고 있다는 좋은 느낌을 갖게 된다. 그런 감정의 결과로 상담자에 대한 신뢰가 증대되어 더욱 기탄없는 대화가 가능해진다. 이때 상담자는 피상적인 공감의 태도가 아니라 내담자인 노인에 대하여 그가 처한 외적인 환경, 심리적 상황 등을 고려하여 진정으로 공감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그 공감의 표현은 노인이 수긍할 수 있도록 마음에서 시작하여 외적인 표정이나 동작의 상태로 나타내는 것이 좋다.

상담에서 공감이 성공적으로 되기 위해서는 상담자가 자기의 틀을 벗을 수 있어야 한다. 타인의 경험을 주관적으로 경험하기 위해서는 자기의 '틀', 즉 자기의 기준에서 자유로워져서 그 사람의 눈으로 보고, 그의 귀로 들으며, 그의 심장으로 느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별히 노인의 경우, 그 시기에 독특하게 갖게 되는 마음의 세계를 갖고 있다. 참다운 공감을 하기 위해서는 상담자는 자기를 비우고, 노인의 틀로 그의 경험을 다시 경험할 수 있는 능력이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이런 점에서 참다운 공감은 상당한 임상적인 경험과 상담자 자신의 자기분석 및 내적 성찰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공감의 방법에서 상담자는 노인의 견해나 감정표현에 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상담자는 노인으로 하여금 다시 그 문제의 핵심을 경험할 수 있도록 협조 및 유도하는 방법이 사용되는 것이 효과적이다. 상담자는 더 나아가서는 노인의 말에 대해 인정하고 긍정할 뿐 아니라 칭찬하는 것은 더 적극적인 공감의 표현이 된다. 실제로 상담이 기여한 것 중에서 공감의 중요성을 밝힌 것이라고 말하는 정도이다. 그것은 공감이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웅변적으로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경험이 많은 상담자는 노인상담에서 칭찬이 갖는 효력이 어떤 것인지를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칭찬은 노인의 어떤 유형의 성격이라도 대단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대개의 노인은 칭찬을 받음으로써 자존감이 높아져 상담자를 더욱 신뢰하게 되며, 또한 상담자에 의해 일종의 보상적으로 중요감이 충족되는 효과가 있게 된다는 점에서다.

3. 관계 형성을 중요시하라

노인상담에서 관계형성은 상담의 조건을 충족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노인상담에서는 관계현성이 매우 중요성을 갖기 때문이다. 이런 관계형성을 위해서는 상담자의 자질로서 순수성, 온정미, 정확한 공감형성, 존중, 허용적인 분위기 조성능력, 그리고 전달능력 등을 매우 중요하게 작용함은 물론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상담자는 노인과의 관계를 현성하여 상담을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1) 관계형성의 특징

노인은 심리적으로 경직성과 수동성인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이 경직성과 수동성은 노인이 심리적으로 방어적 태도를 갖게 하는 원인이 된다. 즉 심리적으로 폐쇄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노인과의 원만한 관계형성은 그만큼 상담에 중요성을 갖게 된다.

관계형성이란 내담자를 편안하게 해주고 라포(rapport)를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다른 말이기도 하다. 라포란 두 사람 또는 그 이상의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상호 신뢰의 편안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라포형성, 즉 관계형성에 있어서 상담자의 행동이 상담을 위한 분위기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상담과정에서 상담자가 다른 일에 신경을 기울이는 것은 관계형성에 집중하는 태도가 아니다. 예를 들어 상담자가 상담에서 서류를 넘기기에 바쁘다든가, 낙서를 하고 있다든가, 의자에서 고개를 숙인자세를 취할 때, 내담자는 상담자가 자신의 문제에 별로 관심이 없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상담자는 관계형성을 위해 가급적이면, 노인의 말이나 태도에 집중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상담자는 노인에게 많이 도와주기를 원한다는 생각을 전달해 주어야 하며, 적어도 "지금 이 시간에는" 내담자의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다는 인상을 전달해 주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노인의 얼굴 표정, 말하는 어조, 자세 그리고 제스추어, 이 모든 것이 노인의 진실한 감정을 전달해준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믹트와 베르넷(J. E. Meeks & W. Bernet)는 관계형성에 대한 저항을 다루기 위한 방법으로, 상담자는 신뢰가 가는 특별한 성인 친구가 되어주는 것을 중요시했다. 상담초기에 갖는 정서와 저항들을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해석해 줄 것을 제안한 것이다. 상담자가 노인의 신뢰가 가는 특별한 친구가 되어 그들의 상담에 대한 무의식적 저항과 정서들을 그들이 수용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상담관계의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와 상담관계 형성의 원리와 기법에 대한 심층적 이해와 습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 관계형성의 방법

상담에서 상담자가 노인과 관계형성을 하는 것은 어떤 문제나 사건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과 상담자와의 관계를 중요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상담자는 노인과 대화를 나눌 때에 이전에 좋은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면, 상담진행에서 매우 유리한 조건을 획득한 것이 된다. 그 반면에 상담자와 노인이 상담에서 처음 대하는 경우라면, 노인과의 관계형성을 위해서는 다음의 사항을 유념해야만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상담자는 노인과의 관계형성에서 일단은 인정하고 들어가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노인이 가진 장점을 칭찬하는 것은 가장 적극적인 방법이 된다. 이런 과정은 다음의 몇 가지로 구분하여 볼 수 있다.

먼저 상담자는 노인에게 무엇보다도 친절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상담자가 노인에게 친절하게 대함으로서 짧은 시간에 노인에게 좋은 인상을 갖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 노인에게 친절한 태도를 갖는 것은 단순히 말에 동의하는 수준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칭찬하기를 반드시 곁들여야 한다. 이런 경우에 노인은 대개 자식자랑이나 가족, 그리고 가문(家門)자랑이나 사회적인 업적을 표현하는 수가 있다. 이런 경우에도 상담자는 '대단하시다'는 식으로 놀라는 표정으로 대응해야 한다.

다음 노인의 대화속도에 맞추어야 한다. 그것은 경청과 관련되는 것으로 열심히 듣고 적절한 반응을 보일 때에 가능해진다. 그리고 노인의 영역에 대하여 상당한 이해와 경험이 있음을 표시하여 불안감을 제거하는 것이다. 노인은 대화하면서도 상담자가 노인에 대하여 이해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현상은 성장과 환경의 차이에 따라 세대차이가 있고, 인생경험이 다르다는 것에 기인한다. 더욱이 노인이 사회적으로 상당한 지위를 가졌고 경제력이 유지되거나 특별한 종교를 가지고 있다면, 그런 의구심은 높아질 경향이 있다. 따라서 상담자가 그에 대한 불안을 제거하는 방법은 그것을 긍정하면서 칭찬하는 방향으로 일관하여 나갈 때 일차적으로 좋은 관계형성의 길로 가는 방법인 것이다.

4. 감정이입적 태도를 취하라

노인상담에서 감정이입은 내담자의 감정반영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감정이입은 내담자의 감정반영을 기초로 한다는 점에서다. 내담자인 노인은 상담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 감정을 표출하게 될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상담자는 내담자의 말과 감정에 동일시하면서 상담을 진행해야 한다. 이런 현상은 상담이 내담자의 감정이입을 통하여 진정으로 정서가 교류되는 효과를 산출하기 때문이다.

1) 감정이입의 특징

내담자인 노인은 자신의 감정에 대한 반응에 예민하다. 인간은 감정적 존재이기에 감정적인, 정서적인 특징을 나타내기 마련이다. 그러나 노인은 그 감정의 정도에 있어서 대개 어두운 색으로 채색된 경향이 많은 것으로서 밝은 정서보다는 어두운 정서를 표출하는 부정적인 경향이 강하다. 그것은 노인이 슬픔, 혐오, 서운함, 억울함, 피곤함, 분노, 우울, 불쾌 등의 부정적 정서를 나타낸다는 점에서다. 이러한 감정은 대개 간접적 및 소극적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상담자는 이를 잘 인식하여야 한다. 이때 상담자는 노인에게 감정이입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면, 가장 바람직한 태도가 될 것이다.

감정이입이란 상대를 평가하지 않고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이해하는 태도이다. 상담에서 감정이입은 내담자가 들려주는 경험, 감정적인 체험내용에 주의를 기울여 상대가 보는 방식에 따라 이해하려는 태도이다. 이런 점에서 진정으로 감정이입이 된 상담자는 내담자가 표현하는 감정과 경험을 어떤 방식으로든지 간에 평가하지 않으며, 그에 따른 설명도 요구하지 않는다. 그것은 상담자가 내담자의 눈으로 파악하고, 이해하며, 그렇게 이해한 내용을 자신의 언어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감정이입을 통하여 상담자는 내담자의 내적 체험세계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때 물론 내담자의 심리적 세계를 자신의 것으로 수요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상담자가 내담자와 함께 느끼는 것이지, 함께 고통을 겪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감정이입에서는 내담자를 이해하고자 하는 상담자의 의지가 더 중요한 것은 물론이다. 다르게 말하면 직장에서 일하는 부하직원에게는 직장의 상사가 자신을 이해하고자 한다는 느낌이 상사가 자신을 이해했다는 확신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나 같다. 이것은 상담자가 감정이입에서 상담이 기술이나 해결책을 성급하게 제시하려고 하면, 내담자에게 감정이입에 실패하는 이유이다.

2) 감정이입의 방법

감정이입의 태도란 자기의 의식을 다른 사람의 의중에 상징적으로 투영하는 것이며, 자기를 다른 사람의 입장에 두어 그의 감정, 편견 및 가치 등을 경험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그것은 상대방의 말에 진심으로 공감하여 그와 동일하게 느끼면서 경험한다는 일체적 자세이다. 노인은 이러한 자세를 상담자에게 바란다. 그것은 문제가 어느 정도이든, 사건이 어떻든 간에 노인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으며, 다만 자신을 감정적으로 깊이 공감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상담자가 감정이입을 하기 위해서는 노인의 말에 그대로 함께 해주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 그것은 내담자의 말에 동일시하라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말 뿐 아니라 감정에 동일시도 포함된다. 이런 점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 다음의 예를 들 수 있다. 톨스토이의 소설《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은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제각기 다르다."로 시작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가정에서도 건강한 가정은 대개 비슷하지만, 문제를 겪고 있는 가정은 원인이나 그 모습이 매우 천차만별이다. 이때 건강한 가정의 특징은 공감능력, 대화능력, 심리적 안정감, 문제해결 능력, 변화에의 적응능력과 융통성 등이 작용한다.

반면 악순환을 만들어내는 가족의 특징은 많은 규칙과 비밀, 거짓이 존재하고 방어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 그로 인해 경직되고 친밀감을 느끼지 못하고, 각 개인의 경계선이 없는 것이다. 또 열망이나 욕구충족에서 보면, 불충족과 무책임성, 회유적이면서 냉소적이고, 그리고 억압적 혼란이나 비하가 많다. 이로 인해서 불만, 불평, 무표정, 움츠림, 심각, 무기력, 한 사람으로 인해 분위기가 좌우되는 일도 잦다.

이런 현상은 물론 의사소통을 위해 감정이입, 역지사지와 신뢰성, 진실성, 수용성, 온정, 즉시성 등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기는 하다. 그 반면에 근거 없이 안심시키기, 거절, 지나친 동의나 반대, 불필요한 승인이나 불찬성, 방어, 충고나 기계적이거나 상투적인 대답, 거짓, 시험하거나 심문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담자는 이러한 감정이입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앞의 부정적인 사항과는 반대로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상담자는 노인상담에서 감정이입을 위해서 다음을 유념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노인의 이야기가 중단되지 않도록 시간적 여유를 갖는 것, 사실에 관한 직접적인 반문이나 논쟁을 피하고, 노인의 견해에 대하여 솔직하게 답변하고, 노인의 지적인 내용과 감정을 이해하며, 상담자 자신이 감정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5. 정리: 노인의 특수한 문제에 맞춘 상담방법 필요

지금까지 우리는 노인상담의 방법에 대해서 다루었다. 노인의 상담은 여러 문제가 있지만, 노인이 갖는 문제란 사실상 특정한 문제로 제한되는 편이었다. 노인의 특수한 문제란 대개, 건강, 심리적 소외와 고독감, 가족관계의 위상변화, 유산 문제, 여가 등에 관계되는 경향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노인상담이 더욱 연구 및 개발되어야 함을 시사하는 것으로 노인상담의 특수한 측면에 따라 상담자의 경험을 토대로 지속적인 연구를 함으로써 자신만이 갖는 방법의 개발가능성을 중심으로 다루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