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연(德延)설교아카데미(원장 길자연 목사)가 5월 2일 오전 11시 경기도 양평 '왕성교회 십자수기도원'에서 1학기 학사 일정을 시작했다. 한국교회 강단을 강화하고 목회자들의 설교를 돕기 위해 강의·연구·자료 제공 등의 사역을 감당하는 이 아카데미는, 오는 6월 27일까지 매주 월요일(6월 6일 제외) 진행된다.
동 아카데미가 올해 3월 설립 후 처음 시작하는 이번 학기는 담임목사 및 부교역자 50명을 대상으로 하며, 매일 총 3교시(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로 구성된다. 덕연은 길자연 목사의 호다.
첫 시간에는 강재식 목사(광현교회 담임)의 사회로 박종구 목사(월간목회 대표)의 기도 후 길자연 목사가 인사, 림인식 목사(예장 통합 증경총회장, 노량진교회 원로)가 강의했다. 길자연 목사는 림 목사를 첫 강사로 섭외한 이유에 대해 "한경직·방지일 목사님 이후 한국교회의 최고 어른으로, 연세는 있으시지만 우리보다 더 현대적 감각을 갖추고 계시다"며 "림 목사님을 통해 한국 초대교회 목회자들의 설교에 대해 들으려 한다"고 소개했다.
"설교 준비의 방향"(행 20:24)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림인식 목사는 "저는 1947년에 전도사가, 1952년에 목사가 됐고, 이후 지금까지 설교에 가장 중점을 두고 목회 인생을 살아 왔다"며 "그런데 아직도 저는 제 설교에 만족하지 못하고, 설교다운 설교를 한번 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그는 "설교자는 설교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며 그 표상으로 사도 바울을 제시했다.
림 목사는 사도 바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설교의 교훈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전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영혼을 살려야 한다 △듣는 이가 원하는 것,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켜서 그에게 유익을 줘야 한다 △믿음을 일으켜 줘야 한다 △설득이나 웅변이 아닌 증언을 해야 한다 △은혜와 감동을 받게 해야 한다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등을 들었다.
그는 특히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전하는 것에 대해 "존 녹스는 '성경 본문을 인용해도 비성경적 메시지를 전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며 "주로 이단들이 이 같은 우를 범하고, 때문에 개인이 병들고 교회에 문제가 생긴다. 본문을 하나님의 말씀과 상관없이 자기를 위해 이용하려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림 목사는 또 "제도적 직업의식에 빠져서 강단에서 전하는 것만 말씀이라고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한 번도 강단에서 말씀하신 적이 없으셨다"며 "저는 한경직 목사님을 수십 년 모셨는데 그분은 사석에서도 한 번도 성경에 어긋나는 말씀을 하신 적이 없으셨다. 우리도 강단에서 뿐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말과 행동으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제 목회를 돌아보면, 너무 비즈니스적인 면에만 치우쳐 앞서 언급한 내용들을 잘 지키지 못했다"며 "여러분은 바른 설교로 많은 영혼들을 살려서 하나님께 칭찬받고 기쁘게 목회하길 바란다"고 진신 어린 조언으로 강의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 아카데미 강사로는 림 목사 외에도 원장인 길자연 목사를 비롯해 김관선 목사(산정현교회 담임), 강재식 목사(광현교회 담임) 등이 나선다.
두 번째로 강의한 길자연 목사는 "많은 교인들이 교회를 선택할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부분이 설교다. 어떤 능력의 설교를 하느냐가 목회자와 교회의 존립을 좌우한다"며 "기독교는 계시의 종교요, 성경은 계시의 기록이며, 성경은 계시를 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길 목사는 "저는 설교를 잘하지는 못해도, 46년간 목회하고 은퇴한 지 3~4년차가 된 지금까지도 설교 때문에 고민하고 감격하고 은혜를 받고 밤을 새면서 씨름하고 있다"며 "여기서 여러분은 설교의 방법이나 학문이 아니라 바로 이 보통 목사의 삶에 대한 고백을 듣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나님의 은혜가 없는 설교에 대해 경계하면서 "설교 속에 불붙는 소리가 있어야, 그 소리가 심령을 뜨겁게 하고 변화시키는 역사가 일어난다. 이런 우리의 모임을 통해 단 한 사람이라도 살아 있는 설교를 하고 영혼을 꿰뚫는 설교를 할 수 있다면 한국교회는 변화될 것"이라고 했다.
동 아카데미 강좌의 특징은 'START 설교'다. START는 Spiritual(영적인 설교), Text-oriented(본문 중심적인 설교), Academic & Applicable(학문적이며 적용 가능한 설교), Restoring(심령을 회복시키는 설교), Touching(마음을 적시는 감성적인 설교)의 약자다.
강의는 설교 실제와 비평, 원장 심층 강의, 3인 3색 설교, 초청 특강, 우수 설교 발표, 평가 및 수료식 등으로 꾸며진다. 1학기 커리큘럼은 가급적 복음서에 집중해, 다양한 각도와 삶의 정황에서 해석한 본문과 설교를 심층 탐구한다. 또 예수님의 비유 본문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적용, 공관복음의 공통점과 각각의 강조점을 집중 연구한다.
원장인 길자연 목사는 "목사는 설교에 살고 죽는 존재이기 때문에 설교에 열정과 정성, 그리고 시간을 할애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며 "한국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영성 쇠퇴와 말씀 약화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기도 훈련을 통한 목회자들의 영성 회복과 올바른 본문 주해를 통한 성경 연구에 있다"고 강조했다.
길 목사는 "저의 46년 목회 사역에서 축적한 경험과 성경적 설교를 위한 연구 결과를 후배 목회자들에게 전수하고자 본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또한 기독교 역사에서 가장 훌륭한 교회 지도자들의 설교 자료를 축적·보급해 한국교회 강단 강화와 부흥에 일조하고자 한다"고 했다.
덕연설교아카데미는 향후 설교 센터 및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설교 D. Min을 위한 과정과 외국 유수 대학들과의 연계 프로그램들을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은 천혜의 환경 속에 있는 십자수기도원의 기존 시설을 활용하되, 장기적으로는 이 기도원 부지에 건물을 신축하고 디지털도서관과 설교 아카이브를 구축할 계획이다. 가장 풍부한 설교 자료를 보유한 설교 센터로서, 목회자들이 머물며 영적 재충전과 설교 준비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현재 길자연 목사의 설교 1,200여 편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편 150편 전체 강해설교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설교 축제의 장과 명설교자들의 데뷔 무대도 마련한다. 백의현 사무처장은 "차후 조직을 정비하고 소장, 학자 및 목회자 연구위원, 직원 등을 보강해 장기적 사역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며 "가능한 많은 목회자들에게 장학금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설교 능력을 키워 주려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