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청년 3-4천 명이 참석하는 '목요 예배모임'을 통해 대표적 문화사역단체가 된 마커스 미니스트리(Markers Ministry)가, 지난 21일 모임에서 다양한 문화사역을 위한 '발전적 해체'를 선언했다.
단, 기존 매주 목요일 서울 해오름교회에서 드리던 예배 모임은 계속할 예정이다. 마커스는 둘로스선교회와 함께 지난 2005년부터 '목요 예배 모임'을 열어 왔다.
마커스는 홈페이지(markers.kr)에 발표한 '마커스 공표문'을 통해 자세한 사정을 설명했다. 처음부터 '문화사역'을 위해 모였기에, 다음의 길을 알지 못하더라도 '하나님의 시기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인도하심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다.
마커스는 "지난 13년 동안 같은 이름으로 함께 모여 사역을 해 왔다면, 이제는 '마커스'라는 이름을 가지고 각자에게 주신 사명대로 부르신 자리에서 사역을 감당할 것"이라며 "문화사역으로 부르신 마커스의 정체성에 맞는 다양한 사역들이 새롭게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커스 사역자들은 지난 2011년 9월부터 3개월간 모든 사역을 내려놓고 이전 사역들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그 시기는 앞으로의 사역에 대해 하나님으로부터 다시 새롭게 마음을 받는 시기였는데, 2012년 마커스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마음은 "28명의 사역자들이 흩어져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역을 감당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는 교회·학교·사회·지역·해외 각 영역에서 예배가 세워지고 그 부르신 자리가 예배의 자리가 되도록 섬기는 사역이다. 이를 위해 멤버들이 각자에게 주신 사명대로 흩어져, 동일한 마음을 가진 이들과 연합하여 하나님나라를 세워가는 비전을 주셨다는 것.
이들은 이후 이 2기 사역을 준비했고, 그 과정에서 2014년 설립자이자 리더였던 김준영 디렉터가 미니스트리 사역을 사임, 확장을 준비하던 사역을 이어나가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그래서 세워진 사역을 중심으로 사역하고, 새로운 사역의 구체적 준비를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마커스는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새 마음을 부으셔서 첫 마음을 회복케 하셨고, 2015년 말부터 이를 위해 멤버들이 함께 회의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 왔다"며 "사실 이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고, 결정과 진행 가운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우리의 연약함과 실력 없음이 여실히 드러난 시간이었음에도, 하나님께서 처음 주셨던 그 마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새로운 믿음의 걸음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각 멤버들은 부르심에 따라 기존의 목요예배 모임을 계속 섬기기도 하고, 새롭게 주시는 마음으로 예배 사역, 음악 예술 콘텐츠, 교육 등 다양한 모습으로 함께하는 연합사역들을 만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주신 이름대로 예수 그리스도의 흔적을 가지고, 각자에게 주신 자리에서 오직 한 분 하나님께만 예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흩어져 각자에게 주신 위치와 역할에 따라 풍성하게 사역들을 세워가기를 원한다"며 "이런 흐름 가운데, 마커스 초창기부터 함께 연합해 온 둘로스선교회와 지도목사 김남국 목사님께서도 기존 목요예배 모임에서만 연합관계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들은 "마커스는 더 이상 대표성을 가진 어떤 단체의 이름이 아니라, '마커스' 이름의 뜻과 같이 예수 그리스도의 흔적을 가진 사람, 그 흔적을 남기는 사람들의 이름"이라며 "그것은 기존의 마커스 멤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가치를 가지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말하고, 우리는 그것을 '위 아 마커스(We're Markers)'라 부른다"고 덧붙였다.
둘로스선교회도 '공표문'을 통해 "감사하게도 지난 11년 동안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 둘로스와 마커스 모두 각자의 사역이 확장돼, 각 단체의 역량과 개개인의 부르심에 더욱 세밀하게 집중할 필요가 생겼고, 그에 맞는 시기가 됐음을 수 개월 전부터 느껴왔다"며 "이제는 둘로스와 마커스의 연합 사역에서, 각자 역량에 맞는 단독 사역과 연합 사역으로 변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커스 설립자인 김준영 디렉터도 22일 자신의 SNS에 이러한 결정을 소개하면서 "마커스 멤버들은 오늘부터 마커스의 태생부터 주어졌고 하나님께서 부르신 그 이름의 정체성대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다"며 "설립자이자 리더인 제게 하나님이 주신 뜻이었고 그것을 가르쳐 왔지만, 실현하는 시기와 방법은 지금의 마커스 멤버들이 해야 할 부분이었는데, 동생들의 용기 있는 결단에 격려를 보낸다"고 말했다.
김 디렉터는 "이것을 위해 그간 참 힘들고 어려운 시기들을 보냈고, 저는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기에 참 미안했다"며 "이제 기존 예배 모임 말고도 마커스의 정체성과 문화사역 방향에 맞는 예배사역을 비롯해 새로운 사역들이 시작되리라 생각된다"고 기대하기도 했다.
그는 "기존 목요예배 모임을 섬기는 몇몇을 제외하고 새로운 사역을 감당하기로 결단한 대다수의 마커스 멤버들이 마커스의 시작 때처럼 맨바닥에서 다시 한 번 주님만을 의지하며 앞으로의 일들을 잘 감당해 나가길 기대하고 중보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