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목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대표회장직을 연임하게 됐다.
한기총은 22일 오전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에서 제27회 정기총회를 열고 제21대 대표회장에 이영훈 목사를 만장일치 기립박수로 추대했다. 이 목사는 함께 출마했던 정학채 목사(해외문화교류협회)가 전날 사퇴하면서 단독 후보가 됐었다.
이영훈 목사는 "저는 원래 목회자로서, 자리에 관심은 없다. 하지만 회원 여러분께서 한국교회를 하나되게 하는 일을 위해 세워 주셨기에 심부름꾼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국교회는 세계가 주목할 정도로 급성장했지만 그 이면에서는 끊임없는 갈등과 대립으로 영적 지도력이 실추되고 비판을 받았기에, 영적 지도력을 회복하고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해 통일 시대를 열어가는 데 중추적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앞서 의장인사를 통해 "한기총은 하나님께서 보수신앙을 지키고 복음을 위해 쓰임받게 하시려고 세우신 연합단체"라며 "먼저 한기총으로 인해 그간 여러 크고 작은 일들로 심려를 끼친 일들에 대해 대표회장으로서 본인의 부덕함으로 알고 사죄드린다"고 했다.
그는 "한기총은 창립 정신을 회복하고 한국교회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모습으로 이끌어 나가는 데 힘을 모아야 하며, 종교개혁의 전통에 따라 오직 말씀과 믿음과 은혜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며 "분열과 갈등과 대립과 구습을 떨치고 회개하며 환골탈태하고 2016년에는 한국교회가 연합하고 일치해 산적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자"고 했다.
그는 특히 주요 현안으로 이슬람, 동성애, 북핵, 저출산·고령화, 이단, 통일, 사회적 약자, 세월호 문제 등을 꼽은 뒤, "한국의 모든 아픔을 끌어안고 치유하며, 약자의 편에 서고, 남북통일을 준비하는 일에 모두가 힘써 달라"고 했다.
이날 총회에는 최근 복귀한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복귀 인사를 전한 유영식 총회장은 "어려움에 직면하면 포기하는 이들도 있고 반대로 소망을 품는 이들도 있다"며 "저는 한국 기독교가 하나로 뭉치길 바라는 마음으로 침례교단을 이끌고 이곳에 왔다"고 했다.
한기총은 이날 정관도 개정했다. 정관개정안은 회원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이들에 대해서는 회원권이 제한되고, 임원회가 회원 교단·단체·개인에 대한 표창 승인과 징계 결의를 할 수 있게 했다. 임원에 총무 1인을 추가했으며, 사무총장 임면권은 대표회장에게 뒀다. 회원 교단이 탈퇴하거나 임원회의 결의에 따른 징계 또는 법정의 유죄 판결을 받게 된 경우 즉시 이사에서 해임되게 했다.
이 밖에 총회에서는 각종 보고를 받고 2016년도 예산을 심의했으며, 민생 살리기에도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이날 총회에는 224명이 참석, 6명이 위임했다.
총회에 앞서 개회예배에서 '바울 사도를 본받읍시다'(행 20:24)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이용규 목사(증경대표회장)은 "바울은 위대한 신학자이자 목회자이자 부흥사이자 전도자이자 교육자였다"며 "한기총 회원들은 각 교단 최고의 지도자들이 모인 만큼, 바울처럼 지성과 영성과 사명감과 순교정신과 인격을 지녀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