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어렸을 때, 읽어주던 그림책으로 “Brown Bear, Brown Bear, what do you see?”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참 싱거운 동화책도 다 있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글들이 잊히지 않고, 20년을 훨씬 넘긴 지금도 그 내용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뭘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첫 대답은 “I see a red bird looking at me. 나를 보고 있는 빨간 새를 봅니다.” 다시 빨간 새에게 묻습니다. “빨간 새야, 빨간 새야, 너는 무엇을 보고 있니?” 이렇게 계속 질문하여 가다가, “선생님, 선생님, 무엇을 보고 계시나요?” “나를 보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있습니다.” 드디어 마지막 질문 “아이들아, 아이들아, 무엇을 보고 있니?” “우리는 모든 것을 보고 있습니다.”로 그림책이 끝납니다.
별거 아닌 내용이라 생각했는데, 지금 저에게는 이 질문을 성도님들에게 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충만해 있습니다. “성도님, 성도님, 무엇을 보고 계시나요?” 새해를 시작하며 우리의 관심과 꿈이 오늘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느냐로 추측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 시선에 잡히는 것들은 우리의 관심에 따라 달라집니다. 같은 그림, 같은 환경 속에서도 가지고 있는 관심에 따라 보이는 것이 다릅니다. 때로는 자기의 은사가 무엇인지 모를 때,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면 안다고 합니다. 교회 오셔서 무엇이 눈에 보이십니까? 지저분한 바닥이 보이시면, 청소에 은사가 있는 분이십니다. 카페가 더 분위기 있으면 좋겠다고 여기시면, 실내장식에 은사가 있는 분이실 것입니다. 부엌이 눈에 들어오고 쌓여있는 접시들이 눈에 밟히시면, 부엌에서 봉사하실 분입니다. 불결해 보이는 교실환경이 눈에 거슬리시는 분들은 어쩌면 자녀교육에 특별한 사명이 있는 분이실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눈에 먼저 들어오는 순서대로 움직일 때가 많습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너는 새해에 무엇을 보고 있느냐?” 진지하게 묻고 계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관심을 예수님께 집중하며, 우리의 해결책도 예수님을 바라봄으로 그 답을 찾으라는 말씀을 주시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예수님을 바라보지 못한다면, 우리는 진짜 보아야 할 것을 놓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보는 것이 전부라고 착각하여, 내가 보는 것을 남이 못 본다고 쉽게 남을 폄하하는 죄를 짓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예수님께 시선을 고정하십시다.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오기 전에 예수님만 바라보는 새해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