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들다"라는 말은 사전적인 의미로 "사리를 분별하여 판단하는 힘이 생기다"라는 뜻입니다. 자기만 생각하던 아이가 성장하여 옳고 그름을 객관적으로 구별할 수 있게 되었을 때에 철이 들었다고 말합니다. 어렵고 힘들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끝까지 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철이 들었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홀로 서는 모습을 보면서 철이 들었다는 표현을 합니다. 흔히 사용하는 관용어 "철들자 망령이라"는 말은 평생 철들지 못한 사람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원래 "철이 들었다"는 말은 농사와 관계가 있습니다. "철"은 계절을 의미하고, "들었다"는 그 계절에 나오는 과일이나 농산물이 거둘 때가 되었다는 말입니다. 이 말을 사람에게 사용할 때에는 "그 사람이 자기 나이에 걸맞는 생각과 행동을 한다"는 뜻이 됩니다. 철들면 나타나는 현상들이 있습니다.
철이 들면 감사하게 됩니다. 자식이 철이 들면 부모님께 대한 고마움을 느끼고, 제자가 철이 들면 스승에 대한 감사의 정에 사로잡히며, 성도들이 철이 들면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격이 밀려옵니다. 누군가에게 자주 감사의 표현을 하는 사람은 철이 들어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사소한 일에도 감사하는 사람은 무르익었다는 증거입니다.
철이 들면 너그러워집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언성을 높이던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하며 부드러워집니다. 이해한다는 말은 동의(同意)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그 사람의 행동양식을 좀 더 폭넓게 받아들인다는 뜻입니다. 그 결과 다툼의 여지가 많이 사라지고 다른 사람의 허물을 덮어줄 수 있게 됩니다.
철이 들면 축하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다른 사람의 넘어지는 모습을 볼 때면 돌아서서 웃었고, 다른 사람이 잘 되는 소문을 들을 때에는 소화제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남의 자식이 잘 되었다는 말을 들을 때에 진심으로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셨군요"하며 함께 기뻐해줍니다. 누군가 잘 되었다는 말을 듣는 것이 점점 즐거운 일이 되어 갑니다. 철들었다는 증거입니다.
철이 들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쫓기지도 않고 조급하지도 않습니다. 할 만큼 일을 한 후에는 연장을 놓고 즐거운 마음으로 저녁식탁을 대하게 됩니다. 한숨을 쉬면서 잠 못 이루는 날이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내일 일을 주님의 손에 맡기고 행복한 숙면을 취하게 됩니다.
철이 들면 겸손해집니다. 자신의 한계는 점점 더 잘 알게 되고 하나님의 은혜는 점점 더 헤아릴 수 없게 됩니다. 다른 사람보다 낮은 자리에 자신을 두는 일이 조금도 불편하지 않습니다. 나보다 더 나은 사람들이 내 곁에 많이 있다는 사실에 고맙고 감사하게 됩니다. 철이 들면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하나님까지도 기쁘시게 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