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최혁 회장이 12월 2일 사임을 발표했다. 최 회장은 언론사들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차기 회장을 선출하지 못한 일에 책임을 지고 12월 2일부로 사임한다고 밝혔다. 이메일로 배포된 이 보도자료는 최 회장이 시무하는 주안에교회 공식 이메일로 발송됐다.

최 회장은 “먼저 지난 1년 동안 부족한 저를 제45대 회장의 직임을 감당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 그리고 임기 동안 귀한 조언과 협력으로 도와주신 증경회장님들, 함께 뛰고 달려주신 임원분들과 묵묵히 기도와 후원으로 섬겨주신 이사님들, 그리고 교계의 선후배 목사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제 저는 이 감사한 마음들을 가지고 또한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회장의 임기를 마치려 한다”고 했다.

이어 최 회장은 “공천위원회에서 차기 회장을 공천하지 못하고 정기총회에서도 차기 회장을 선출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다. 앞으로도 남가주교협을 위한 지속적인 기도와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짧게 밝혔다.

남가주교협 제46차 정기총회
(Photo : 기독일보) 제46차 정기총회 자료 사진. 이 총회에서 회장을 뽑지 못한 책임을 지고 12월 2일 최혁 회장(뒤)이 사임을 선언했다.

최 회장의 사임으로 인해 남가주교협 사태는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됐다. 지난 11월 23일 열린 제46차 총회에서 회장을 선출하지 못하면서 최 회장의 임기는 자동으로 연장된 바 있다. 총회 당일 전직 회장들로 구성된 인선위원회는 최 회장의 연임을 요청했지만 최 회장은 거절했으며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임시총회까지만 회장 임기를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최 회장은 현 부회장들 가운데 회장 후보를 내고 임시총회를 소집하도록 돼 있었지만 돌연 사임한 것이다.

남가주교협 정관 13조 임원의 직무 중 2항 수석부회장 항목은 “회장을 보좌하며 회장 유고시 이를 대행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총회의 가결대로라면 김재율 수석부회장이 최 회장을 대신해 임시총회를 소집하고 회장을 선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물론 김 수석부회장이 즉시 회장 대행이 되어 2016년 1년 간 대행 체재로 가다가 제47차 총회에서 회장에 취임할 수도 있지만 이미 지난 정기총회에서 회장 선출에 대해 “부회장 중 후보 추천, 임시총회에서 가결”이란 전제를 달았기 때문에 회장 대행이 된 김 수석부회장이 임시총회 절차 없이 한 회기 내내 회장 대행을 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만약 임시총회가 소집된 상태에서 회원들이 신임 회장을 뽑지 말고 김 수석부회장이 1년 간 대행하라고 요청할 경우에는 또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