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교협 제46차 정기총회
(Photo : 기독일보) 남가주교협 제46차 정기총회가 11월 23일 중앙루터교회에서 열렸다. 남가주교협은 이미 11월 2일에 총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회장 후보를 내지 못해 연기한 바 있다.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가 결국 정기총회에서 회장을 뽑지 못한 채 폐회했다. 최혁 회장의 임기는 자동으로 연장됐으며 현 부회장들 가운데 회장 후보를 추천하고 임시총회를 열어 인준하기로 결정됐다. 회장에 출마했던 강신권 수석부회장은 결국 공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지 못해 회장에 오르지 못했다.

11월 23일 중앙루터교회에서 80명 회원이 등록한 가운데 열린 제46차 총회의 다른 순서들은 큰 무리 없이 진행되었으나 회장, 수석부회장 선출 문제로 인해, 오전 10시 30분 개회한 총회는 정회와 속회를 반복하다 오후 4시 10분이 넘어서야 끝났다.

후보들에게 발생한 자격 논란 “우린 안 궁금해”

남가주교협 제46차 정기총회
(Photo : 기독일보) 공천위원회 서기인 백종윤 목사가 공천과 관련된 내용을 보고하고 있다.

공천위가 수석부회장 후보로 김재율 목사를 추천하고 회장 후보는 추천하지 못했다고 보고하자 회원들은 크게 술렁였다. 박세헌 목사를 비롯한 일부 회원들이 공천위 보고에 관해 “회장 후보 강신권 목사에게 어떤 문제가 있었기에 후보로 추천될 수 없었는지 알려 달라”고 요구했다. 또 수석부회장 후보 김재율 목사에 대해서도 그의 자격에 대해 검증소위원회가 구성되었던 보고서 상 기록을 들어 “어떤 문제로 인해 검증위가 열렸는지 알려 달라”고 했다. 그러나 “후보들의 사생활을 보호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이 나왔다.

결국 검증 내용 공개에 관한 건은 찬성이 10여 명, 반대가 40여 명이 나와서 부결됐다. 그러나 이 결과에 관해 “다수 회원들이 후보들의 검증에 관한 내용을 알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은 큰 무리다. 오히려 회원들이 이미 언론이나 각종 소문을 통해 두 후보에게 발생한 논란을 알고 있었으며 그것이 총회석상에서 공개되는 것을 꺼렸다고 볼 수는 있다. 어찌 되었거나 이로써 회원들은 공천위가 어떤 이유로 인해 회장 후보 추천을 거부했는지도 모른 채, 혹은 애써 감춘 채 회장 공석 사태에 직면하게 됐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한편, 김재율 목사의 수석부회장 당선 여부는 무기명 투표를 하자는 회원이 12명, 박수로 인준하자는 회원이 42명이었다. 이에 따라 박수로 김 목사는 수석부회장 직을 확정지었다.

이후부터는 차기 회장이 없는 사상초유의 사태에 대해 고성이 오고 갔다. 공개하지 않기로 결의된 이 문제는 결국 진행발언을 하던 정해진 목사에 의해 공개됐다. 정 목사는 “종북 논란, 학교 논란, 범죄 논란 때문이 아니냐? 소문 때문에 후보의 발목을 잡지 말자”고 했다. 한 회원은 “검증되지 않은 투서를 놓고 몇몇 사람들이 말로 흔드는 교협이 됐다”고 강력히 비난하기도 했다.

최혁 회장은 “이미 공개하지 않기로 가결된 사안이므로 강신권 목사와 김재율 목사에게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는 밝힐 수 없다. 그러나 강 목사의 경우는 이미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가 있고 이미 명예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 부분을 소명할 수 있도록 발언 기회를 드리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회원들은 이것조차 반대했다.

최혁 회장 임기 연장, 부회장 중 회장 선출키로

차기 회장에 대한 논의는 계속됐다. 결국 인선위원회를 구성해 회장 후보를 내기로 했다. 최 회장에게 7명 인선위원 선정의 전권이 부여됐다. 정회 후에 점심식사 시간 동안 최 회장은 인선위원을 선정했으며 속회되자 그 명단을 발표했다. 한기형, 류당열, 최학량, 정해진, 박종대, 박효우, 서정이 목사 등 증경회장 7명이었다.

또 다시 정회됐으며 약 20분 뒤 인선위원들이 입장하고 속회됐다. 이제 이 인선위원들이 누군가를 선정해 발표하면 그를 놓고 회장 인준 투표가 이뤄지는 것이다. 그러나 인선위는 의외로 최혁 회장의 연임을 요청했다. 최학량 목사는 “이 문제에 대해 현 회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해결하라는 뜻”이라고 했다. 그러나 최 회장은 “그럴 마음이 없으며 개인적으로 그리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거절했고 연임이 아닌 차기 회장 선출 시까지 임기 연장으로 결론이 났다.

남가주교협 제46차 정기총회
(Photo : 기독일보) 최학량 목사는 “인선위원회가 최혁 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다”고 발표했지만 최혁 목사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회장을 뽑지 못했기 때문에 임시총회를 개최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이 임시총회 20일 전에 최 회장은 총회 소집 공고를 해야 하며 임시총회에서 차기 회장이 당선될 때까지 회장직이 연장된다.

한편, 수석부회장만이 회장에 오를 수 있도록 한 정관에 대해 회원들은 규칙 일시 정지를 시키고 현 부회장들 가운데 회장 후보를 선정하도록 했다. 이미 강신권 수석부회장은 회장이 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부회장들이 회장에 오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임시방편인 것. 이 결의에 따라 현 부회장인 고재원, 김동술, 김선국, 김영배, 박병구, 이정현, 이춘준, 정삼회 목사 등이 회장 후보군에 오르게 됐다.

강신권 목사의 3가지 논란에 대해

기타토의 시간에 최 회장은 다시 “강신권 목사의 소명을 듣고 공천 과정에 관해 설명하겠다”며 회원들의 동의를 구했다. 공천위 서기였던 백종윤 목사는 강신권 목사에게 있었던 3가지 논란에 관해 설명했다. 이 가운데 먼저 학교 논란은 인천고등법원에서 나온 판결문, 그 다음 범죄 논란은 한국 경찰청의 증명서를 제시했다. 백 목사는 “이 서류들은 11월 16일 마지막 제6차 공천위를 마친 후 교협 사무실에 도착했기 때문에 공천위 당시에는 검토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학교 논란은 강신권 목사가 설립한 코헨대학교가 불법 박사 학위를 남발했다고 한국에서 고발된 소송에 대한 것인데 이 소송에 있어서 강신권 목사의 이름은 실제 거론되지 않았고 그는 피고나 증인 등 어떤 형태로도 참여하지도 않았다. 소송 결과도 무혐의로 났다. 즉, 불법 학위 장사에 관한 내용은 근거 없는 루머였던 셈.

범죄 논란은 강 목사가 평소 자신이 과거 한국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며 감옥에 수 차례 수감된 적이 있다고 말한 부분이었다. 그러나 한국 경찰청에 신원을 조회한 결과, 강 목사는 범죄 사실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왔다. 강 목사는 과거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그 당시는 민주화 데모를 하거나 무슨 일이 생기면 그저 며칠씩 끌려가서 조사받곤 했다”고 말한 바 있다.

백종윤 목사의 이런 보고를 듣고 일부 회원들이 “공천위 종료 후에 새롭게 나온 자료에 의거해 강 목사를 다시 회장 후보로 추천하자”고 제안하자 공천위원 중 한 명이 “강 목사가 스스로 감옥에 갔다고 말해 놓고 경찰청 조회 결과 사실이 아니라면 그는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지적한 부분은 교협 정관 12조 5항의 “임원은 민형사상 금고 이상의 형을 받지 아니한 자로 한다”는 부분이다. 그러나 강 목사는 경찰 조회 결과 금고 이상의 형을 받지 않았으며 다만 민주화 운동 당시 구치소에서 조사받던 일을 ‘감옥에 갔다’고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고(禁錮)는 확정된 죄에 대해 교도소에 수감되는 형벌을 의미하는데 강 목사의 경우 재판을 거쳐 형벌이 확정된 경우가 아니었다.

이 두 가지 의혹이 해소된 상황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종북 논란이었다. 강신권 목사가 작성해 북한 측에 보낸 “의향서”가 발단이었다. 그러나 백종윤 목사는 “이 서류가 가짜 문서라는 실명의 확인서와 당시 대북 지원 활동에 대한 해명 서류가 3일 전 교협 사무실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 설명 후 회원들은 강 목사에게 발언을 허락했다. 그러나 총회 장소에 있던 강 목사의 아내가 격한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오열을 터뜨리다 결국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져 911이 출동해 응급실로 이송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정회됐으나 속회 후에도 강 목사는 어떤 해명도 하지 않고 “모두에게 죄송합니다”라고 인사한 후 구급대원들과 함께 총회장을 떠났다.

강 목사가 떠난 뒤, 최혁 회장은 “강신권 목사에 대한 루머들이 사실이 아니라면 우리는 너무나도 큰 죄를 하나님 앞에 짓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 후, 강 목사의 회장 인준에 대한 의견은 계속 제기됐지만 일부에서는 “이미 공천위에서 추천을 받지 못했기에 불가하다”고 했다. 일부 공천위원들은 “우리가 큰 불법을 저지른 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적법하게 처리했다”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김영구 목사는 “수석부회장만이 회장이 될 수 있다는 정관을 무시하고 부회장 중에서 회장을 뽑겠다는 것도 불법이다. 이 불법은 괜찮다고 하고 회장 후보에 대해 ‘공천위의 추천’이란 구절은 절대 지키겠다고 한다”며 불만을 표했다.

남가주교협이 이번에 회장을 선출하지 못하면서 남가주 교계의 위신은 크게 추락했을 뿐 아니라 현실적인 사역에도 어려움을 맞이하게 됐다. 최 회장이 부회장 가운데 회장 후보를 선정한 후, 총회를 소집해도 최소 20일 이상 걸리는 상황에서 임시총회가 당장 12월 중에 열린다 해도 사랑의 쌀 운동과 타 기관과의 연합이나 연대 등에는 차질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23일 교계를 대표해 故 김영삼 전 대통령 추모예배에 참석하는 일과 LA 총영사관, LA 한인회와 함께 범동포사회 차원의 재외 유권자 등록 캠페인을 벌이는 일에도, 회장이 없는 남가주교협이 아닌, 엄규서 회장 중심의 남가주한인목사회가 주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엄 회장은 “이런 일들은 사실 교협이 해 주어야 하는데…”라고 말 끝을 흐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