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선지자의 고향 아나돗은 동쪽 계곡에서 불어오는 열풍이 지나가는 폭풍의 언덕입니다. 그러나 철따라 부는 폭풍보다 더 커다란 폭풍이 불었으니, 그 마을에서 예언하는 선지자 예레미야의 예언이었습니다. 선지자는 아나돗에서 하나님의 심판의 계획을 먼저 전하였습니다. 아나돗 거민들은 그 말을 듣고 회개하기는커녕 예언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너는 여호와의 이름으로 예언하지 말라 두렵건대 우리 손에 죽을까하노라”(렘 11:21). 하나님은 말씀 전파를 막는 아나돗 사람이 징계를 받으리라 말씀하십니다. “보라 내가 그들을 벌하리니 청년들은 칼에 죽으며 자녀들은 기근에 죽고 남는 자가 없으리라 내가 아나돗 사람에게 재앙을 내리리니 곧 그들을 벌할 해에니라”(렘 11:22-23).
아나돗에는 하나님의 예언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생긴 폭풍, 영적인 토네이도가 불고 있습니다. 무서운 돌개바람이 불어대는 이 폭풍의 언덕에는 두려운 심판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예레미야 선지자를 죽이겠다고 위협하지만, 국제정치의 소용돌이는 유다 위에 넘쳐 들어옵니다. 바벨론의 왕 느브갓네살은 군사를 보내어 예루살렘을 멸망시키려고 합니다. 이미 10년 전에 예루살렘을 함락시켰던 바벨론 왕이 세운 시드기야가 반역한 것을 알고, 이제는 다시 예루살렘을 공격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심판의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버리시는 하나님이 아니라, 이스라엘을 고쳐서 구원하시는 하나님입니다. 이스라엘의 죄를 심판하시는 하나님은 사실은 이스라엘을 사랑하는 하나님이십니다. 사랑의 반대는 증오가 아니라 무관심입니다. 하나님은 범죄한 이스라엘을 증오하십니다. 증오나 질투는 사랑의 이면입니다. 하나님은 이 폭풍의 언덕에 멸망을 예언하신 후, 다시 회복을 예언하십니다. 아나돗에 사는 숙부 살룸의 아들 하나멜이 와서 땅을 사라고 하는데, 예루살렘 함락 1년 전인 기원전 587년에 예레미야는 그 땅을 사고 토지문서를 항아리에 넣어 보관합니다.
이 땅을 매입하는 것을 하나님이 주관하십니다. 이제까지 이스라엘의 멸망을 선포하던 선지자가 돈을 들여 고향의 땅을 사들이는 것은 미련한 짓입니다. 하나님은 그러나 선지자의 매매행위가 곧 이스라엘의 회복을 미리 보여주는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아나돗 그 폭풍의 언덕이 이제 다시 순풍을 맞이하여 사람들이 다시 땅을 매매하고 즐거이 살아갈 날이 이를 것이라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역설의 하나님이십니다. 전쟁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항복과 회개를 명하고, 전쟁 패배로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회복을 명하십니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낮추시고 겸손한 자에게 회복의 소망을 주십니다. 선지자의 예언대로 아나돗은 멸망 이후 다시 회복되어 베냐민 지파의 도성이 됩니다. 이 능력과 자비의 하나님이 우리 기도에 응답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