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12일은 콜럼버스 데이입니다. 붉은 글씨로 달력에 찍혀 있으니 휴일이자 기념일입니다. 관공서, 도서관, 금융기관과 학교가 쉬지만, 대부분의 회사나 증권거래소는 쉬지 않습니다. 이 날은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것을 기념하여 생겼습니다. 그러나 중남미에서는 이 날을 기념하지 말고 오히려 “원주민 저항의 날”로 지켜야 한다는 베네수엘라 대통령 우고 차베스의 주장도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1492년 8월 3일 항해를 시작하여 동년 10월 12일에 현재의 바하마 제도(諸島)에 있는 산살바도르 섬에 도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신대륙을 발견하였다고 하여 매년 10월 12일을 콜럼버스의 날로 정해 기념하지만, 500년을 기념하는 1992년에는 이 기념일을 무색하게 하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미국의 원주민들이 “1492년 낙원의 정복”이라는 영화를 상영하면서,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반박하였습니다. 그 날은 영광스러운 날이 아니라, 잔인한 날이며, 거짓된 날이자, 억압적인 날이요, 아울러 낙원에 대한 강탈이라고 보았습니다.
서구, 백인의 세계관에서 보면 신대륙의 발견일지 모르나, 아메리카 원주민의 관점에서 보면, 이 날은 재난의 날입니다. 신천지를 처음 발견하였다는 주장은 원주민을 인간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것이요, 이미 존재하던 중남미의 피라밋과 거대한 문명의 흔적을 철저히 무시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1492년부터 350년 동안 남북미의 원주민들은 살해되고, 손상당하였으며, 정복되었습니다.
관점의 차이는 이처럼 다른 생각을 낳게 됩니다. 오랜 동안, 발전이라는 것은 서양과 유럽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생각하였고, 서구의 문물의 수입이라 생각하였습니다. 선교란 기독교를 전파하여 구원에 이르게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서양을 가르치는 것은 필연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요즈음은 시각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모든 나라와 민족을 줄 세우지 말자는 것입니다. 세상은 다시 묻기 시작했습니다. 서양이 진정 개화된 나라인가? 1, 2차 세계대전의 진원지가 어디인가? 고도의 개화된 문명을 가졌다고 하는 사람들에 의하여 저질러진 유태인 홀로코스트와 제국주의의 비인간적 행태는 무엇인가?
선교하는 나라와 선교하는 교회가 겸손하여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제는 세상이 국그릇을 점점 덮어가고 있습니다. 맛을 내는 소금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상처 난 제 3세계 국가들이 서구 사회와 교회를 우려스러운 모습으로 보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선교사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나라들은 대체로 서구 사회에 대하여 상처가 있는 나라입니다. 성경은 약한 자의 부르짖음과 그들의 생각을 중요하게 봅니다. 하나님은 약자가 되셔서 우리 약한 사람에게 자유와 해방을 주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