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에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를 모방한 테러를 시도하려던 20대 남성이 지난 2일 경찰의 총격으로 사살된 가운데, 미국에서 IS 모방 테러가 잇따를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테러용의자가 인질들을 참수했던 IS처럼 경찰관과 '무하마드 만평 그리기'를 개최했던 인물 등을 참수하려고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미 연방수사국(FBI) 대테러 당국의 수사망에 있던 우사마 라힘(Usaama Rahim·26)은 지난 2일 오전 7시께 보스턴 시내 드러그스토어 체인인 CVS 앞에서 경찰과 FBI 요원들에게 흉기(군용 칼)를 휘두르다 흉부와 복부에 총을 맞고 숨졌다.
윌리엄 에반스 보스턴 경찰국장은 "라힘이 칼을 내려놓으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요원들에게 다가와 칼을 휘둘러 위협을 느끼고 총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흉기를 갖고 있던 라힘에게 땅에 버리라고 했으나 응하지 않아 총 세 발을 발사했다는 것.
에반스 국장은 또 "라힘은 테러리스트와 관련됐다는 정보에 따라 감시를 받고 지명수배된 인물이었다"며 "그는 위협적인 존재였다. 상당 기간 주시하며 감시해왔다"고 말했다.
보스턴의 FBI 관계자인 빈센트 리시도 라힘이 보스턴과 매사추세츠 주 경찰, 법무부 산하 합동테러대책팀(JTTF)의 24시간 감시를 받고 있었다며 "그가 무장했고 위험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 당국자는 라힘과 다른 친구 2명이 IS와 다른 극단주의자들의 영향으로 급진화한 것으로 보고 감시해 왔다며 최근 소셜미디어에 경찰을 위협하는 글을 올려 이날 심문하려 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라힘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경찰에 대한 공격을 잇달아 시사했고 이에 FBI와 경찰은 2일 조사를 위해 CVS 밖에 있던 그에게 접근했다는 것.
이 당국자는 수사진들이 라힘의 친구 2명과 접촉하며 매사추세츠 주와 인근 로드아일랜드 주 곳곳을 수색해왔다고 덧붙였다. 라힘은 중동계로 이맘(이슬람 성직자)이자 교사인 형 이브라힘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인 메디나의 대학을 졸업했다.
이런 가운데 이 테러 용의자는 경찰관과 텍사스 주에서 '무함마드 만평 그리기 대회'를 개최했던 파멜라 겔러(Pamela Geller)를 참수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참수 계획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최근 아마존을 통해 군사용 칼 3점과 칼을 가는 연삭기 1개를 구입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라힘은 지난 주말 공범으로 알려진 데이비드 라이트(25)와 제3의 인물과 함께 테러 계획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라이트는 FBI에 "첫 번째 계획은 다른 주에서 무작위로 한 명을 참수할 계획이었다"며 "그런데 라힘이 사망 당일 오전 5시께 전화를 걸어와 계획이 바뀌었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라힘이 2일 또는 3일 매사추세츠의 경찰관을 사살할 계획이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경찰이 라힘과 라이트의 통화 내역을 확인한 결과, 라힘은 라이트에게 전화로 "경찰관을 추적해서 (참수할 거야). 가장 쉽고 가장 흔한 타겟이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참수하기) 좋은 도구를 얻었어. 나무나 조각품을 깍기 좋은 것 있잖아"라고 통화하기도 했다.
마지막 통화는 칼을 버리라는 경찰의 명령을 거부해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이뤄졌다.
라힘은 텍사스 주 갈랜드에서 '무함마드 만평 그리기 대회'를 개최했던 겔러도 참수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2명의 테러범이 대회가 열린 주차장으로 차를 타고 돌진하면서 보안요원들에게 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이에 한 보안요원이 다리에 부상을 입었으며 경찰들이 곧바로 총으로 응수해 이들 2명의 용의자를 사살했다.
겔러는 "미국의 이슬람 식민지화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반이슬람단체인 '미국자유수호협회(AFDI·American Freedom Defense Initiative)'를 결성한 이후 현재 이 단체의 대표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겔러는 자신과 다른 반이슬람 인사들이 테러 용의자들의 추적을 받고 살해를 당할 수도 있을 것으로 여기고 있다.
겔러는 "그들은 내가 샤리아 법을 범한 나를 겨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그들은 나와 경찰만이 아니라 자신들을 따르지 않는 모든 사람을 살해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텍사스 '무함마드 만평 그리기 대회' 테러가 발생한 2주 후 폭스 뉴스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0%는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