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에서 2025년 발생한 종교 자유 침해 사례는 전년도 222건에서 309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 본부를 둔 세계기독연대(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 이하 CSW)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니카라과에서 자의적 구금, 종교시설 내부 활동 감시, 공개 종교 활동 금지, 그리고 종교기관을 포함한 수백 개 시민사회단체의 법적 지위 박탈 등 다양한 인권 침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CSW의 옹호 담당 이사이자 미주 팀 리더인 안나 리 스탱글(Anna Lee Stangl)은 "니카라과 정권이 일부 전략을 바꾸긴 했지만, 본질적인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며 "이는 자신들의 권위와 생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모든 이를 통제하고, 회유하며, 제거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카라소주 히노테페 소재 '라 로카 데 니카라과 교회 협회' 설립자인 루디 팔라시오스 바르가스(Rudy Palacios Vargas) 목사의 체포를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그는 2018년 평화 시위대에 대한 정부의 폭력 행위를 비판하고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을 위해 기도한 이후 당국의 표적이 돼 왔다.

보고서 「쉬는 시간도 없다: 니카라과에서 더욱 심화되는 탄압의 또 다른 한 해」에 따르면, 바르가스 목사는 지난해 7월 17일 다른 인사들과 함께 자의적으로 구금됐다. 당시 복면을 쓰고 무장한 경찰과 '자원봉사자'들이 영장 없이 그의 자택과 가족, 지인들의 집에 강제로 진입해 체포를 진행했으며,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도 압수했다. 

구금된 이들의 가족은 약 6개월 동안 그들의 행방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제공받지 못했다. 보고서는 "이는 사실상 '강제 실종'에 해당된다"고 평가했다. 

함께 구금된 정치 활동가 마우리시오 알론소 페트리(Mauricio Alonso Petri)는 8월 구금 중 사망했으나, 당국은 사망 원인을 밝히지 않았고 부검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후 1월, 바르가스 목사와 일부 가족은 가택 연금 상태로 석방됐지만, 여전히 감시를 받으며 이동이 제한된 상태다. 일부 인원은 정기적으로 경찰서에 출석해 보고해야 하는 '예방 조치' 대상이 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종교 또는 신념의 자유 침해 사례 309건 가운데 개신교 신자가 108건, 로마가톨릭 신자가 200건의 피해를 입었다. 나머지 1건은 종교 문제를 취재한 비종교 언론인이 표적이 된 사례였다.

다니엘 오르테가(Daniel Ortega) 대통령과 그의 부인이자 공동 대통령인 로사리오 무릴로(Rosario Murillo) 정권은 종교 활동 전반에 대한 공개·비공개 감시를 강화해 왔다. 보고서는 "종교 지도자들이 어떤 주제에 대해 설교하거나 기도해서는 안 되는지를 이미 알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단결, 정의, 수감된 종교 지도자를 위한 기도, 국내외 정세에 대한 언급조차 정부 비판으로 간주돼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종교 지도자들에게 매주 경찰서 출석, 활동 사전 보고, 이동 시 허가 의무 등을 포함한 '예방 조치'를 점점 더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2024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36건으로 집계됐다.

또한 전통적인 가톨릭 행렬을 비롯해 성서의 날 관련 행사 등 주요 공개 종교 활동은 여전히 금지된 상태다. 과거 공공장소에서 진행되던 종교 활동은 교회 내부로 제한됐으며, 이마저도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정부와 연계된 일부 종교단체에는 대규모 행사 개최가 허용되면서, 종교 자유가 보장되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선별적 허용' 전략이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당국은 종교 기관을 포함한 독립시민사회단체(iCSO)에 대한 폐쇄 조치를 지속해 왔으며, 법적 지위를 박탈당한 단체는 5,600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현재의 공포 분위기 속에서, 상당수의 인권 침해 사례가 보고되지 않고 있을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히노테가주에서는 한 평신도 지도자가 "니카라과의 자유를 위해 기도했다"는 신고를 이유로 자택에서 체포돼 비인도적인 처우를 받았으며, 개신교 목사 부부 역시 설교 내용이 문제가 돼 체포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들 목회자는 석방됐으나 "교회 내부에 감시자가 있으며,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교회가 몰수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