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102세 할머니가 나치 시절 받지 못한 박사학위를 77년 만에 받는다.
이 할머니는 세계에서 가장 늦은 나이에 박사학위를 받아 기네스북에 오르게 됐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함부르크 대학은 베를린에 사는 전직 신생아학자 잉게보르그 라포포트에게 다음 달 9일 박사 학위를 수여할 예정이다.
올해로 102세인 라포포트는 1938년 함부르크 대학에 제출했던 디프테리아 연구 논문을 최근 손질해 심사를 통과했다.
기네스북 기록에 따르면, 지금까지 박사학위를 받은 최고령자는 97세 독일인으로 라포포트가 5살 더 많다. 라포포트는 25세 때인 지난 1938년 급성 전염병인 디프테리아에 대한 연구로 박사논문을 제출했지만 구술시험을 치를 수 없어 박사학위를 받지 못했다.
그의 어머니가 유대인이어서 나치의 용어로는 '1급 잡종'이었던 탓이다.
이런 라포포트가 박사학위를 다시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은 몇 달 전 그녀의 사정을 전해 들은 우베 코흐-그로무스 함부르크 의대 학장이 구술시험을 다시 치르고 박사학위를 받도록 제의하면서다.
시력이 나빠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었던 라포포트는 가족과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70여년 동안 이뤄진 디프테리아 연구를 샅샅이 뒤지면서 '벼락공부'를 했고, 지난 13일 자택 거실에서 코흐-그로무스 학장과 다른 두 명의 교수의 입회하에 45분 동안 구술시험을 치렀다.
코흐-그로무스 학장은 "훌륭한 시험이었다. 나이를 고려하면 라포포트는 매우 뛰어났다"며 라포포트가 박사학위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