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사물인터넷(IoT) 기기 개발 플랫폼 '아틱'(ARTIK)을 공개하고 IoT 생태계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아틱(ARTIK)'은 'Articulate(연계되다)'에서 따온 말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무인비행기(드론)와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홈 뿐만 아니라 교통시스템 등 사회기반시설까지 적용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특히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TV, 자동차 등 IoT 기기간 호환을 가능하게 해주는 하드웨어인 IoT 모듈 3종까지 내놨다. 이에 삼성전자는 IoT 하드웨어에 있어서 가장 앞서 나가게 됐다.
삼성전자는 IoT용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내놓으며 앞으로 IoT 생태계는 삼성전자가 주도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 손영권 사장은 12일 샌프란시스코의 컨퍼런스홀 모스코니 웨스트에서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제2회 연례 '사물인터넷 월드' 회의의 첫날 개막 기조연설에서 '아틱을 공개했다.
아틱은 소프트웨어, 드라이버, 저장공간, 보안 솔루션, 개발 보드, 클라우드 등이 종합적으로 지원되는 개방형 플랫폼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손 사장은 아틱 플랫폼을 소개하면서 IoT를 통해 물 부족, 교통 체증, 고령화, 환경오염 등 사회가 직면한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IT 전문매체 씨넷은 아틱이 타사 제품을 삼성전자의 솔루션과 연결하는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아틱은 지난달 삼성전자가 미국 특허청에 '삼성 아틱'이라는 상표를 출원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는데, 출원 내용에 따르면 아틱은 'IoT 기기를 위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망라하는 IoT 플랫폼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아틱 플랫폼용 모듈 3종도 함께 공개했다.
IoT 플랫폼이 제대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등의 웨어러블 기기는 물론 TV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 조명, 자동차까지 모두 하나의 플랫폼에서 연동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기 간 호환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장치가 필요하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모듈이 바로 그 역할을 위한 장치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IoT용 모듈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메모리 반도체, 통신칩, 각종 센서 등이 하나로 묶인 형태로, 누구나 손쉽게 사물인터넷 기기를 만들고 생활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 모듈들은 모두 초소형 규격과 최고 수준의 저전력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틱 1'은 9축 센서가 포함된 가로·세로 12㎜ 크기의 초소형 IoT 모듈로 현존하는 가장 작은 IoT 모듈이다. 블루투스 기능을 제공하고 소비 전력이 적어 웨어러블 기기 등에 탑재할 수 있다. 가격은 10달러(약 1만900원) 미만이다.
29×25㎜ 크기의 '아틱 5'는 드론, 홈 허브, 하이엔드(고사양) 웨어러블 제품을 위한 모듈이다.
우표 두 장 크기의 '아틱 10'은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홈서버, 미디어 애플리케이션 등과 연동하는 모듈로, 비디오 인코딩과 디코딩, 오디오 기능 등이 포함돼 있다. 다양한 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지금까지 주요 IT 기업들이 IoT 소프트웨어 플랫폼개발에 집중해 온 가운데 삼성전자는 하드웨어를 내놓아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IoT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나, 실제 이 시장이 커지기 위해서는 핵심 모듈의 가격이 내려가야한다"며 "최저 10달러에 판매하는 아틱 모듈이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IoT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개발도구인 '알파 디벨로퍼 키트'는 오는 31일 공개할 예정이다.
손 사장은 또 '아틱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상금 10만 달러를 내걸고 IoT와 아틱을 활용해 수자원 절약이라는 과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하는 팀을 찾는다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아틱을 폭넓게 개방해 삼성전자 제품은 물론 다른 브랜드 제품까지 아틱에 연동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스마트홈 분야, 헬스케어 분야, 자동차 분야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며 구글과 애플처럼 IoT 생태계 주도권 선점에 나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