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로댐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이 12일 드디어 대선 출마를 발표했다.
전 퍼스트 레이디였던 그는 거창한 출정식 대신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2분18초 짜리의 짧은 성명을 올림으로써 수개월 전부터 예상됐던 대선 출마의 첫걸음에 절제를 보였다.
그는 자신의 출마를 발표한 비디오가 끝날 때까지 카메라에 나타나거나 연설을 하지 않았다.
힐러리는 "따라서 나는 여러분의 표를 얻는 길을 걸을 것이다. 왜냐 하면 이제는 여러분의 시간이어서다. 그리고 나는 여러분이 나의 행보에 동참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끝맺었다.
두번째로 대선에 출마한 힐러리는 길고 긴 공직의 경력을 갖고 있으며 그것은 그의 출마에 이로울 수도 있고 해로울 수도 있다.
공화당은 이미 그의 남편 빌 클린턴이 1990년대에 두 차례 대통령직을 거치는 과정에서 생긴 스캔들을 그에게 엮으려 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공화당과 민주당을 망라해 가장 잠재력 있는 후보로 자리매김돼 있다.
여기에다 그는 자신을 갈수록 우경화하는 공화당의 공세를 막는 결연한 투사로 각인시키려 하고 있다. 공화당은 현재 양원을 점거한 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번번히 견제하고 있다.
오바마는 11일 자신은 클린턴이 "탁월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표했다.
힐러리는 이제 자신이 신뢰성이 없다는 분위기를 일소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그는 국무장관 재직 당시 정부 이메일이 아닌 자신의 개인 이메일을 사용했다고 발표함으로써 그런 신뢰성에 타격을 입었다.
공화당은 또한 2012년 리비아 벵가지의 미국 영사관이 피습당해 대사와 3명의 미국 외교관들이 피살된 사건으로 공세를 취해 왔다.
그를 비평하는 사람들은 힐러리가 벵가지 주재 미국 외교관들의 안전 대책을 소홀히 했다고 비난해 왔다.
이에 공화당은 12일 힐러리의 대선 출마가 발표되자 재빨리 공격에 나섰다.
레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은 그의 이메일 사용과 관련된 스캔들과 클린턴 재단에 대한 외국 정부들의 헌금 등을 들어 유권자들은 그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클린턴의 대선 발표는 국무부 기록들의 삭제와 수상쩍은 외국 헌금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시점에 이루어졌다"면서 "그는 여러 주일 동안 미국 국민들에게 이런 문제에 대해 함구했으나 이제 공식 후보가 됐으니 미국 국민들에게 이를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