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디아스포라포럼(국제대표 오상철 박사)·국민일보·CBS기독교방송·CTS기독교TV·CGNTV가 제1회 '한국교회 희망토크쇼'를 16일 오전 서울 종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공동개최했다. 오상철 박사가 사회자로, 정성진(거룩한빛광성교회)·이윤재(분당 한신교회)·김병삼(만나교회) 목사가 패널로 각각 참석했다. 다음은 이들의 주요 발언들.
김병삼 목사(이하 김): 암흑, 절망...,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괜찮다고 생각한다. 2천년 기독교 역사를 보면 늘 상승과 하강이 있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종교개혁 시대가 아닐까 한다. 여기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교회가 끝까지 떨어졌을 때 하나님께서 다시 일으키신다는 점이다. 그리고 교회의 힘은 핍박을 받을 때 나왔다. 지금 교회가 처한 상황을 절망과 어두움으로만 보지 말고, 오히려 하나님께서 다시 쓰실 수 있는 기회로 삼으면 어떨까.
정성진 목사(이하 정): 예수님께서는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셨다. 때문에 그 동안 교회가 했던 일들을 알리지 않은 면이 있다. 물론 개개인들은 그와 같은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는 게 맞다. 하지만 교회는 주님의 주님의 몸이다. 그렇기에 교회가 하는 좋은 일들을 세상이 알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이제는 좀 알렸으면 한다.
이윤재 목사(이하 이): 따지고 보면 절망이라는 것도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있어 희망의 근거는 십자가다. 십자가를 통해 희망이 온다. 그러므로 우리가 절망한다면, 그것은 믿음이 없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김: 만나교회 목회를 시작하면서, 과연 '믿지 않는 이들이 믿는 이들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두고 지역조사를 한 적이 있다. 1위가 선행이었다. 그래서 가능한 한 지역주민들을 도왔다.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교회의 이미지를 바꾸어 보자'는 생각으로 목회해 왔다. 그들의 생각을 바꾸어 마음의 문을 열게 하기 위해서다. 이제는 교회가 하는 일들을 드러내는 것이 자랑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정: 기독교를 빼고 근대사를 기록할 수 없을 정도다. 의료와 교육, 인권 등에서 기독교가 많은 공헌을 했다. 우리가 이런 자부심을 갖고, 사회에도 이를 알렸으면 한다.
김: 교회사를 공부하다가, 한국교회의 부흥기가 지난 70~80년대였고, 당시 주역들이 50~60년대 교회학교 출신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 때 기독교는 굉장히 작았다. 하지만 교회가 가진 이미지 만큼은 매우 좋았다. 어릴 적 친구들의 어머니들께서 "병삼이와 친하게 지내라"고 친구들에게 말하곤 하셨다는데, 이유는 내가 교회를 다녔기 때문이었단다. 지금 한국교회를 향해 "절망적"이라고 하는 것은, 알고 보면 교회 자체가 절망적이라기보다 그 이미지가 그렇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어떻게 하면 교회의 이미지를 희망적인 것으로 바꿀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할 질문이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김병삼·이윤재·정성진 목사, 오상철 박사(사회). ⓒ김진영 기자 |
이: 이럴 때 할아버지를 통해 교회와 민족이 하나되는 걸 보았고, 그것이 내가 목회자가 되는 데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 시대의 교회는 민족과 사회에서 존경을 받았었다. 그 때의 교회를 어떻게 회복하느냐, 이게 희망을 찾아가는 길이 아닐까.
정: 기독교의 정신이 지금 사회에 얼마나 깊숙이 들어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사회봉사나 복지 부문에 대한 기독교의 공헌은 여전히 크다. 그럼에도 기독교 자체도 그것을 모르고 있다는 게 문제다.
김: 개인적으로, 사회봉사는 선교의 도구가 아니라 신앙의 모습이자 기독교인들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교인들에게 "전도하지 말고 전도로 부흥해 보자"고 말했었다. 즉,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자는 것이었고, 사람들로 하여금 듣지 않고 보게 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교회 카페에서 찬송을 틀지 않는 등 여러 시도를 했다. 일종의 역발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교회의 기존 이미지가 오늘날 선교에 있어서 하나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선교를 위해, 오히려 교회라는 벽을 허물어 보고 싶었다 .
정: 우리 교회 역시 지난 2010년부터 전도 행사를 하지 않는다. 이유는 주변의 작은 교회들을 위해 전도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현재 70개 '형제 교회'에 4명으로 구성된 전도팀을 파송하고, 전도 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
김: 건물적 교회의 관점이 아니라 '하늘나라'라는 관점에서 전도를 생각했으면 좋겠다. 교회들이 저마다 자신들을 선전할 수는 있지만, 그게 과연 하늘나라의 관점에서 세상에 어떻게 비칠 것인가도 고민했으면 한다. 우리의 전도가 과연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인지를 말이다.
이: 교회의 사회적 책임과 봉사를 언급하기에 앞서, 보다 근원적인 것을 강조했으면 좋겠다. 바로 십자가 정신이다. 우리는 십자가에서, 가장 강했지만 약해졌고 가장 지혜로웠지만 어리석어진 예수님의 모습을 본받아야 한다. 그러나 교회가 성장하면서 그런 모습을 잃었다. 사회적 책임을 망각하게 된 것도 바로 그것 때문이다. 뿌리가 되는 신앙과 복음, 영성을 회보하지 않는 한, 단순 프로그램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
정: 과거 모든 교회는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안될 만큼 작았다. 그런데 부흥의 시대를 지나면서 목회의 형태가 점점 '관리형'으로 바뀌었다. 스스로 울타리를 쌓아 세상을 잃은 것이다. 신학교도 야성을 가진 목회자가 아니라 관리형 목회자를 양성하고 있다. 이제는 담을 허물고 세상을 향해 다시 나아가야 한다.
김: 교회가 희망을 잃기 시작한 것은 힘을 자랑하면서부터다. 그렇기에 힘을 잃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하나님은 큰 힘으로 큰 일을 하기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을 요구하신다. 이제 교회가 권력과 힘, 정치 등에서 자유했으면 한다. 그 때 비로소 하나님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쓰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