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전용재)는 '아펜젤러·스크랜턴 선교 130주년'을 기념해 16일 오후 서울 정동제일교회 벧엘예배당에서 '한국 감리교회 개척선교사의 영향과 교훈'을 주제로 1차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조경열 목사(아현교회)의 사회, 여우훈 감독(서울연회)의 인사, 김상현 감독(중부연회)의 기도, 이덕주(감신대)·김칠성(목원대)·하희정(감신대)·서영석(협성대) 교수의 발표, 김흥규 목사(내리교회)·황영배(협성대)·조은하(목원대) 교수의 논찬, 종합토의 순서로 진행됐다.

특히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칠성 교수는 '한국 감리교회의 주춧돌을 놓은 아펜젤러 선교사'를 제목으로 한 발표에서 "아펜젤러가 17년 동안 한국에 살면서 보여준 삶의 흔적과 여정은 개화기 조선의 파란만장했던 역사, 그리고 한국 개신교의 초기선교 역사와 맞닿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의 삶을 영적·사회적·정신적 측면에서 정리한 김 교수는 "영적으로 그는 진정한 회심을 경험하고 구령의 열정을 가진 진정한 그리스도인이었다"며 "웨슬리부터 시작된 뜨거운 종교적 체험을 공유한 감리교인으로서, 그가 만난 한국인들을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그는 또 "사회적으로 아펜젤러는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마음 따뜻하고 착한 사람이었다"며 "그는 비록 27세의 젊은 나이에 한국에 왔지만, 당시 외국인들과 서양선교사들 사회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감당했다. 더욱이 복음에 대해 문을 닫고 있었던 당시 조선정부와 한국인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죽는 날까지 사랑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정신적으로 그는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순응과 저항의 때를 분별할 줄 아는 지혜로운 인물이었다"면서 "아펜젤러는 조선에 처음 도착하면서부터 줄곧 미국공사관의 지도를 따랐고, 금교령에 대한 조선정부의 입장도 함부로 무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봉건군주국가에서 근대민주국가로의 체제 변화를 거부하는 조선정부가 무력을 동원해 아펜젤러의 계몽운동을 반대했을 때, 그는 결코 타협하지 않고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저항했다"고 했다.

그는 "아펜젤러는 하나님나라의 관점을 가지고 기다려야 할 때와 나아가야 할 때, 그리고 싸워야 할 때를 분별할 줄 알았던, 참으로 지혜롭게 용맹한 사람이었다"며 "아펜젤러의 뜨거운 영성과 따뜻한 사회성, 그리고 냉철한 시대정신이 2015년 그의 한국선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한국 감리교회 안에 다시 한 번 살아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하희정 교수는 '그녀를 기억하며: 감리교의 '오래된 미래', 메리 스크랜턴'을 제목으로 발표했다. 하 교수는 "'가라, 아픔과 고통이 있는 곳이 곧 교회가 있어야 할 곳'이라는 스크랜턴의 말없는 가르침은 '세계는 나의 교구'라고 선언하며 거리의 민중들을 찾아 나섰던 존 웨슬리의 가르침과 다르지 않았다"며 "'사람이 미래'라는 믿음 하나로 젊은 여성 선교사들에게 활동 공간을 만들어 주고, 가난과 무지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던 한국의 여성들을 민족을 위해 헌신할 줄 아는 책임 있는 미래 지도자들로 키워낸 것 또한 그의 감리교 정신이었다"고 평가했다.

하 교수는 "이에 힘입어 오늘 한국(감리)교회는 세계에서 유사한 예를 찾기 어려울 만큼 단기간에 교회의 성장을 이루고 물적 토대를 갖추는 데 성공했다"며 "하지만 메리 스크랜턴이 그의 동료들과 혼신의 힘을 다해 일궈낸 사회적 신뢰와 존경을 유지하지 못했고, 사람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 한 세기를 훌쩍 넘긴 한국 감리교회의 역사를 단순한 과거의 감동이 아닌 오늘을 새로 시작하게 만드는 도전으로 다시 읽어야 할 것"이라며 "역사 속에서 숨은 진실을 찾고 앞서 산 이들의 수고와 헌신을 찾아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역사를 미래의 자산으로 삼기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도 더 없이 소중하다"고 했다.

하 교수는 "하지만 역사 속에서 그 어떤 교훈도 읽어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단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이라며 "과거의 자랑스러운 역사에 감동하고 안주하기보다는, 감리교회의 정체성과 정신을 새롭게 회복하고 가다듬어 이를 미래의 새로운 도전으로 삼는 실천적 사고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이 밖에, 이덕주 교수는 '매클레이의 선교사역'을, 서영석 교수는 '사랑의 실천을 통해 한국선교의 문을 연 윌리엄 B. 스크랜턴'을 제목으로 각각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