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기독일보) 훼드럴웨이제일장로교회 이민규 목사
(Photo : 기독일보) 훼드럴웨이제일장로교회 이민규 목사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오늘은 이 인사를 드리는 것이 마땅한 것 같습니다. 며칠 전 강풍으로 인해 인근 많은 지역에 정전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많이 복구된 것으로 알지만, 워싱턴주에서 이렇게 복구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이 매우 드문 일입니다.

자택 근무하시는 분들은 인터넷이 끊겨 긴급히 교회를 방문하시기도 했고, 전기차 충전이 되지 않아 출근을 못 하는 일도 벌어졌고, 히터가 꺼져서 벽난로를 켜고 거실에서 주무시기도 했고, 냉장고가 꺼져 얼음을 잔뜩 사다가 녹지 않도록 저장하고, 전기 의료기를 의지하시는 분 중에 Emergency Room에 긴급히 들어가시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시니어 아파트나 병원들은 정전이 되지 않았습니다만, 자칫 큰 문제가 될 뻔도 했습니다. 전기가 없으니까 너무 많은 불편함을 느낍니다.

과거에 초롱불 하나 켜 놓고 살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 전기가 없으면 삶이 지탱되지를 않습니다. 이런 중에도 어떤 분은 이번 기회에 전기의 소중함을 알게 돼서 감사하다고 하신 분도 계셨고, 가족과 함께 벽난로 앞에서 옹기종기 모여 오랜만에 깊은 대화를 나눠서 감사했다는 분도 계셨고, 뒷마당의 나무가 집 반대쪽으로 쓰러져서 그래도 감사했다고 고백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불만족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우리에게 감사의 제목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한 주였습니다.

오늘은 추수감사주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는 주일입니다. 돌아보면 거둔 것도 있지만 잃은 것도 많이 있을 겁니다. 만족스러운 일도 많지만, 불만족스러운 일도 많으셨을 겁니다. 그러나, 신앙은 이 모든 불만족들 속에서도 감사의 제목을 찾게 하십니다. 없어져 보면 있던 것들이 얼마나 감사한 것들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빼앗겨 보면 그 모든 것들이 내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됩니다.

내가 주인이라고 착각하고 살았던 것들이 없어질 때, 내 인생의 주인이 내가 아니었음을 절감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감사하지 못할까요? 하나님이 내 인생의 주인이 아니라, 내가 주인이라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오늘 추수감사주일을 맞이하여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것들을 천천히 돌아봅시다. 그리고, 나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께서 주신 모든 것에 감사합시다. 우리 맘에 평강이 넘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