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등부 회장으로 섬길 때, 기억에 남는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임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예배시간 1시간 전에 교회에 나와서 조용히 청소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교회를 다닌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게 된 기쁨을 얻은 듯 했습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청소였다면 그 얼굴이 그렇게 밝고 기쁠 수가 없었겠지요. 자신을 임원으로 뽑아주지 않았다고 투덜대는 학생도 있는데, 이름도 없이 남몰래 기쁜 마음으로 봉사하는 사람을 볼 때, 하나님의 마음은 어떠실까 생각해봅니다.
연말이 되면 목회자들의 공통된 고민이 있습니다. 내년에 일할 봉사자들과 일꾼들을 세우는 일입니다. 저는 모든 성도들이 '구경꾼'같은 교인이 아니라, 팔을 걷어 부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내는 '주인'같은 교인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 세상과 우주, 모든 생명체의 진정한 주인이신 하나님은 우리 눈에 나타나지 않으십니다. 왜일까요? 저는 그 이유를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우리에게 '자유함'과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배려하시는 것이지요. 만약 하나님이 우리 눈에 보인다면, 우리가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겠습니까? 경찰이 눈에 띄면 운전자는 조심할 수 밖에 없지요. 우리는 주인은 아니지만, 주인으로부터 '모든 권한을 부여 받은 청지기'로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은 의무감에서 마지 못해 십자가를 지신 것이 아니었음을 성경에서 발견합니다. "아무도 내게서 내 목숨을 빼앗아 가지 못한다. 나는 스스로 원해서 내 목숨을 버린다."(요10:18. 표준새번역) 예수님은 일을 하실 때 언제나 자발적으로 하셨고, 또한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신다는 임마누엘 의식이 분명하셨습니다. "나를 보내신 분이 나와 함께 하신다. 그분은 나를 혼자 버려 두지 않으셨다. 그것은, 내가 언제나 아버지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요8:29) 우리가 교회 봉사를 하다가 문득 섭섭병에 걸리는 까닭이 무엇일까요? 누군가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칭찬과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다고 느끼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지금 나와 함께 있다는사실을 현실에서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믿음(면역력)이 식어지면 병이 발생하는 것이지요.
우리가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치료보다 나은 방법이 예방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조금씩 운동을 하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듯이, 날마다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여 늘 은혜가운데 사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 아니겠습니까? 은혜 가운데 사는 성도는 마음에 <평안>과 <기쁨>이 있습니다. 무슨 일을 해도 평안하고 기쁜 것이지요. 모차르트는 "일은 나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빌 게이츠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을 갖고 있고 출근하는 길은 언제나 즐겁다. 항상 새로운 도전과 기회, 배울만한 것이 기다리고 있다. 만약 자신의 일을 이 정도로 즐긴다면 체력이 소진될 일은 없을 것이다."
"구하여라. 그러면 받을 것이다. 그래서 너희의 기쁨이 넘치게 될 것이다."(요16:24) 이것은 우리에게 하시는 예수님의 보증수표 같은 약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