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게임업체가 브라질의 유명한 예수상(Christ the Redeemer statue)을 본따, 151피트(약 46m)의 2014년 월드컵 홍보 풍선을 제작, 논란이 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한 관영 TV채널 역시 자국 축구 대표팀을 응원하는 비슷한 광고를 내보냈다.
이 예수 풍선은 '#KeepTheFaith'라는 문구를 새긴 호주의 축구대표팀 옷을 입고 있으며, '스포츠벳(Sportsbet)'이라는 게임업체가 지난 13일 월드컵 개막식에 맞춰 멜버른 상공에 띄웠다.
호주교회도박대책전담팀(Australian Churches Gambling Taskforce)을 맡고 있는 코스텔로(Costello) 목사는 호주 야후와의 인터뷰에서 "이 예수상은 리우데자네이루의 뛰어난 조각상 중 하나다. 가톨릭 국가인 브라질은 신앙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축구에 대해서도 열광적이다. 사람들이 신성히 여기는 신앙적 상징물을 단순히 상업적 광고를 위해 이용해서는 안 된다. 또한 전 세계적인 경기로서 축구는 이 점에 대해 신중해야 하고, 특별히 이 같은 형식의 광고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는 더욱 그러해야 한다"고 이를 비난했다.
이에 대해 스포츠벳 측은 "이번 광고는 호주의 축구대표팀 사커루(Socceroos)에 지지를 보내기 위한 것이다. #Socceroos을 지지하는 것이 교만한 일인가? 우리가 교만했다면 '#KeepTheFaith'라는 문구 대신 예수의 손에 월드컵 우승트로피를 안겼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스포츠벳 홍보 담당자인 샤운 앤더슨(Shaun Anderson)은 "우리는 정직해지자. 호주 축구팀이 상대방보다 앞서기 위해서는 거룩한 중재(도움)가 필요하다. 우리 회사는 모든 호주인들에게 사커루에 대한 믿음을 계속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했다.
그러나 피터 라이언(Peter Ryan) 부수상은 "이 광고는 무례하다. 예수 풍선은 반드시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윌리엄(William)이라는 이름의 지역 주민은 가디언리버티보이스(Guardian Liberty Voice)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홍보 캠페인은 전체 기독교 인구에 대해 의도적이고, 완전히 공격적"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의 가톨릭교회 역시 이탈리아 TV 채널인 라이 이탈리아(Rai Italia)가 제작한 예수상 광고를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이 예수상은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의 의상을 입고 있다. 텔레그래프(Telegraph)는 가톨릭 리오 교구에서 TV 채널을 상대로 1010만 달러의 소송(저작권 위반 혐의)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1926~1931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코르코바도 산 위에 세워진 예수상은, 가톨릭 국가인 브라질의 상징적인 조각상으로 인식돼 왔다. 브라질 건축공학자 Heitor da Silva Costa와 프랑스 조각가 Paul Landowski가 기부금으로 완성한 이 예수상은, 관광객들에게도 유명하다. 예수상 아래에는 소예배실이 설계되어 있고, 양손 손가락 끝에서 끝까지의 폭은 무려 92피트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