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기독교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를 낮추기 위해 최근 교회 십자가와 건물을 잇따라 철거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 보도했다.

특히 중국 당국은 도시 곳곳에 교회가 자리잡아 '중국의 예루살렘'으로 불리고 있으며 교회와 국가 간 관계 완화를 상징하는 도시로 평가받는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시를 집중적으로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이후 적어도 12개의 저장성 주변 교회에 십자가를 제거하거나 건물을 철거하라고 명령했다.

특히 지난달 28일에는 굴착기와 불도저를 동원해 원저우시 융자(永嘉)현 싼장(三江)교회의 벽을 무너뜨리고 지역을 상징하던 첨탑을 땅으로 떨어뜨렸다.

신문은 싼장교회는 정부 허가를 받지 않은 독립적인 교회가 아니라 공식적으로 인정된 교회임에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가까운 인사들이 교회 철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과 가까운 샤바오룽(夏寶龍) 저장성 서기는 지난해 10월 순시 때 외국 신앙을 대표하는 듯한 십자가가 스카이라인을 가리고 있는 것을 비롯해 종교 건물들에 여러 차례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명한 신학자들과 정부 통제를 받는 종교계에서까지 정부의 싼장교회 처리에 대해 비판하고 나서자 중국 정부는 교회가 구역 제한을 위반한 데 따른 조처라고 설명했지만, NYT는 정부 내부 문서를 검토한 결과 교회 철거가 기독교의 대중적 인지도를 축소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9쪽으로 된 '불법 종교 건물 처리의 현실에 관한 작업 문서'라는 제목의 지방정부의 정책 문서에 따르면, 정부 목표가 '지나치게 종교적인 장소'와 '과도하게 대중적인 종교 활동'을 규제하는 것이라면서도 종교는 기독교 하나, 상징물은 십자가 하나만을 명시했기 때문이다. 또 문서에는 우선순위가 고속도로, 국도, 지방도로 양쪽의 종교 공간에서 십자가를 제거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면서도 이같은 정부 정책이 국제 조사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건축법규 위반을 가장해 (십자가 제거) 노력을 은폐하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돼 있다.